설립 13주년 사회언론과 한국교회의 소통에 힘써와
한국교회의 ‘부정적 프레임’ 벗기기 위한 정보 제공
소금과 빛의 사명 다하는 기독언론인 지원 및 후원
뉴미디어 시대, 창간 37주년을 맞아 본지는 기독언론의 사명과 역할을 점검하고 새로운 도약의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 언론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독언론은 어떻게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며 본연의 사명을 감당해나갈 수 있을까. 공의로운 언론문화 창달을 위해 기독언론인을 후원하고, 사회언론과 한국교회의 가교역할을 해온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사장:지형은 목사·공동대표:안기석 변상욱, 이하 한기언)’을 지난 23일 방문했다. 한기언은 지난 2012년 3월 6일 창립총회를 갖고 초대 이사장에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를 위촉했으며, 김지철 목사(소망교회 원로)를 2대 이사장으로 지난 13년간 사회언론과 교회를 잇는 건강한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해왔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와 관련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한국교회의 사회적 기여와 헌신적 노력을 알리는 일에 주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기상도는 여전히 암울하다. 교회의 신뢰도는 계속 추락하고 있으며, 목회자의 윤리·도덕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신앙공동체가 정치적 논쟁의 장이 되고 있으며 사회 안팎으로는 가짜뉴스가 시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의 파고 속에서,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는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한기언은 기독언론의 발전적 방향을 제시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언론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기독언론의 든든한 조력자로 함께 해온 한기언의 활동을 조명함으로써, 향후 기독 언론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
‘한국교회의 부정적 프레임 고착화’ 우려
한기언의 태동 배경에 대해 공동대표 변상욱 대기자는 “한기언이 창립 이후 첫 번째로 주목한 것은 주요 일간지와 방송매체에 한국교회와 관련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한국교회의 사회적 기여와 헌신적 노력을 알리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매년 한국교회에 관한 애뉴얼 리포트를 발간하고 기념 발표회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발족한 2010년대 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적 시선은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기독교 신뢰도는 21.3%로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천주교 29.2%, 불교 28.0%로 3대 종교 중에서도 최하위 점수였다. 이 시기 한국교회 주요 사건의 언론보도를 분석해보면, 정치 지도자를 둘러싼 종교 편향 논란이 거세게 일었으며, 샘물교회 아프칸 피랍사태, 종교인 과세 논란, 대형교회 세습 문제가 주요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교회 성장 곡선 역시 1990년대를 기점으로 정점으로 올라갔다가 이후 하강하기 시작했다. 1990~2000년대까지 누적된 한국교회의 문제들이 2010년대 초반 사회언론을 통해 노출되면서 교회의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미디어를 통해 양산된 한국 개신교 담론은 사회적 비판의 증가를 불러왔으며, 결과적으로 교회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을 고착화했다는 것. 한기언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회언론과 소통하며 객관적 지표를 제공함으로 한국교회를 향한 부정적 여론몰이를 막는 방패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무엇보다 교회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공의로운 언론문화 창달을 이루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다. 이사장 지형은 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한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되 반지성과 거짓에 대해서는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었다. 한국교회와 사회의 가교역할에 힘쓰고, 언론 현장에서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하는 기독 언론인들을 후원하기 위해 한기언이 설립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매체 시대가 본격화되고 한국교회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기독교 사회운동 단체와 연구출판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한국교회 위기 극복의 기반 마련을 위해서도 주력했다. 이를 위해 2012년 창립총회를 가진 후 한국교회 긴급 좌담회를 열고 일반언론과 한국교회의 소통을 위한 열린 포럼을 개최했다. 이어 <전 국민 여론조사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15개 언론사(일간지 12개, 공중파 TV 3사)의 교회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종교인 과세 △교회 세습 △김영란법 △교회의 정치참여 △가짜뉴스 △AI 활용 등과 같은 교회와 관련된 민감한 사회이슈를 주제로 정기포럼을 열었다. 매년 『언론이 바라본 한국교회 리포트』를 발간해 한국교회에 자정의 목소리를 내왔다.
또 언론 현장에서 소금과 빛의 사명을 다하는 기독언론인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우수사례를 표창하며 기독언론인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매주 발행되는 ‘뉴스리뷰(www.kcmf.net)’ 코너에서는 주간 기독교 이슈와 인물, 핵심키워드를 선정하고, 네이버 뉴스 서비스 검색을 토대로 교회 관련 긍정·부정 보도를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기독언론 내 매체들의 연합과 교류를 위해서도 힘써왔다. 지형은 목사는 “선임 기자들과 젊은 세대의 기독 언론인들이 공동체적 연대의식을 갖고 서로의 의견을 나눌 때 식견이 더욱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기언은 기독 언론인들이 기독교 복음을 이 시대에 변증하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기독언론인, ‘기독교 저널리즘’ 실현할 때
한기언 설립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회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뉴미디어의 부상으로 급격한 생태계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그에 따라 미디어 환경이 다변화되고, 대중의 정보 소비 방식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사회언론과 기독교의 브릿지 역할을 해온 한기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윤실이 지난 2023년 발표한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한국교회 신뢰도는 21.0%로 10년 전의 조사 결과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교회가 세상 속에서 영향력을 잃고 다음세대가 떠나는 분위기 속에 다시 기독언론의 시대적 사명을 되새겨야 할 때다.
사무총장 옥성삼 박사는 “한국교회 현실상 교단 언론은 과도하게 교회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처치 저널리즘’에 매몰되기 쉬운 환경에 있다. 그렇기에 더욱 치열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의 소금과 빛으로서 한국교회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기독교 저널리즘’ 실현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게토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기독언론이 소속 교단의 입장을 대변하는 교단 매체의 성격을 넘어 실행에 더딘 교단과 신학계에 대해서도 비판적 고언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지형은 이사장은 “사회적 갈등과 이슈에 관해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해석하고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미디어시대, AI 적극 활용해야
언론보도에 있어 AI의 활용 가치는 자명하지만, AI가 기존 언론의 역할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오히려 SNS를 통해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악의적인 짜깁기 뉴스가 퍼지는 상황에서 공신력 있는 ‘기독저널리즘’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예측이다. 기독 언론인도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뉴미디어시대, 기독언론의 역할로 공동대표 변상욱 대기자는 “기독언론이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대해 더욱 전향적인 자세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부작용 위주의 보도로 피해를 회피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미 디지털과 AI가 하나의 생태계 현상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의 전환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AI를 교회에서 젊은 세대와 접촉하기 위한 도구로 삼거나, 노인세대의 편리를 위한 활용, 목회 및 선교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나 현장경험 사례를 보도해야 한다는 것.
탄핵 정국 아래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슈에 따른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팩트체크 센터’를 만들 것도 제안됐다. 옥성삼 사무총장은 “특히 한기언은 각종 사회이슈에 대해 성경적 가치에 따른 판단과 대안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기 원한다. 개인적으로는 ‘한국교회 팩트체크 센터’를 만들어 정확한 정보와 통계, 객관적 근거를 제시한다면, 단순히 ‘퍼나르기식’ 가짜뉴스를 막는 정화 장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기언은 향후 한국교회와 사회언론 사이에서 건강한 담론을 형성하는 플랫폼으로 새롭게 발돋움할 방침이다. 4050 세대 현장 언론인 전문가와 젊은 목회자, 학자 크리스천 사업가들과의 연합을 토대로 실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예정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언론의 역할은 유동적이지만, 기독언론이 사회와 교계의 의제를 성서적으로 해석하고 보도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을 피력했다.
“기독언론인이 광장이 아니라 광야를 향해 갈 수 있는 믿음과 용기를 갖춰야 합니다. 한기언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좁은 길을 걸어가는 기독 언론인들에게 든든한 후견인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