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연합과 에큐메니칼 운동 주력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지난달 24~26일 제109회 정기총회를 전북 부안군 소노벨 변산에서 개최했다. 신임 총회장에는 단독 후보로 나섰던 박상규 목사(광주 성광교회·사진)가 무난히 선출됐다.
박상규 목사는 한국사회에 정의와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장총회의 전통을 이어 나가면서 우리 시대에 당면한 문제인 기후 위기, 갈등과 분쟁 해결을 위해서도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박 목사는 “지난 1년 동안 전임 총회장님을 따라 총회 사역을 배웠지만 막상 바통을 이어받자니 저 스스로의 부족함과 무거운 책임이 느껴진다”며 “역사의 파도 가운데 기장의 전통을 세우신 선배들의 신앙을 잘 계승해나가겠다. 이 땅에 정의와 평화, 생명의 복음을 올곧게 전해온 총회가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총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잘 섬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올해 기장총회는 총회 슬로건을 ‘교회여, 다시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노래하자’로 선정했다. 생명과 평화를 강조하는 문구에 앞서 ‘다시’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이 눈에 띈다. 과거 민주화 항쟁의 역사에서 기장총회는 기수 역할을 담당했지만 지금은 적잖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박상규 목사 본인 역시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목포시민민주화투쟁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아 항거를 이끌다 계엄군에 체포되어 고문을 당하고 옥고를 치른 경험이 있다.
박 목사는 “교회는 세상으로 보내심을 받았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생명과 평화다. 우리 기장총회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서 다시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노래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총회 주제를 선정했다”고 다짐했다.
기장교단과 박 목사의 각오는 이번 정기총회에서 채택된 선언서에서도 잘 확인할 수 있다. 선언서는 “피조물의 탄식에 귀를 기울이면서 존엄이 짓밟히고 희망을 빼앗겨 울부짖는 이들, 불의한 권력과 제도 아래에서 탄원하는 이들이 창조된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도록 기도하겠다”며 “소외받고 상처 입은 모든 영혼들과 함께 평화를 노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박 목사는 정의와 평화를 위한 발걸음 가운데서도 영성 회복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최근 한국교회의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때 복음의 능력으로 회개와 성령의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교단 간의 연합과 신앙고백일치를 이뤄가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박상규 목사는 목포고등학교와 광주대학교를 졸업하고 한신대 신학대학원 석사(M.Div), San Francisco Theological Seminary 석사(MATS), 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박사(Doctor of Ministry) 학위를 받았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광주전남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 광주경제정의실천연합 공동대표, 민주평화통일포럼 이사, 한신학원 제30대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광주 성광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