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스와 가야바> 예수님께서는 유월절 전날인 아빕월 14일 밤에 예루살렘 동쪽에 있는 감람산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다가 붙잡히십니다. 처음에는 안나스의 집에 끌려가셔서 심문을 받으셨고(요 18:13), 그 다음에 대제사장 가야바에게로 끌려가셨습니다(마 26:57; 요 18:24). 가야바가 당시의 대제사장이었고 재판의 책임자였습니다. 안나스는 이전에 대제사장이었던 적이 있던 자로서 가야바의 장인이었습니다.
<먼저 안나스의 집으로 간 이유> 곧장 현직 대제사장인 가야바의 집으로 가지 않고 먼저 안나스의 집으로 간 이유는 일종의 재판 예행연습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가야바의 집에서의 재판은 정식 재판입니다. 즉 산헤드린이라는 공의회가 소집된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예수님의 유죄를 입증하지 못하면 곤란한 상황이 생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우선 안나스의 집에서 충분히 심문을 하여 유죄 결정을 내리고 가야바의 집에서는 그것을 반복하는 절차를 밟은 것입니다.
<산헤드린의 인원수> 참고로 산헤드린은 유대인들의 대표 70명과 의장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대제사장이 자동적으로 의장이 되었습니다. 원래 대제사장은 종신직이었지만 로마 식민지 시대에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대제사장이 자주 바뀌었습니다. 매년 대제사장이 바뀌었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재판을 받으시던 그 해에 마침 그가 대제사장이었다는 뜻입니다.
✽ 예수님의 재판의 위법성
그런데 이 재판은 위법한 것이었습니다.
첫째, 산헤드린은 밤에 열릴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재판을 밤에 열었습니다. 위법이었습니다.
둘째, 산헤드린은 모여서 의논할 의제를 반드시 최소한 며칠 전에 공고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산헤드린은 14일 밤에 예수님을 체포한 후 갑자기 회의를 열었습니다. 위법이었습니다.
✽ 예수님의 죽음
예수님께서는 14일 밤에 체포되셨습니다. 안나스와 가야바의 집에서 밤새 심문을 받으신 후 새벽에 빌라도에게 끌려오셨습니다(요 18:28). 그리고 빌라도와 헤롯 안디바(눅 23:7)에게 심문을 받으신 후 빌라도를 통해 십자가형이 확정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유대시로는 제3시(막 15:25), 우리 시간으로는 오전 9시에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그리고 유대시로는 제6시(막 15:33), 우리 시간으로는 낮 12시에 온 땅에 어둠이 임했습니다. 그리고 유대시로는 제9시(막 15:34), 우리 시간으로는 오후 3시에 숨을 거두셨습니다(막 15:37).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십자가에 여섯 시간 동안 달려 계시다가 돌아가신 것입니다.
백석대·신약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