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을 행하시겠노라고 땅을 향해 외치신 하나님께서 이제 그의 백성에게 성령을 주신다고 선언하십니다.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그 때에 내가 또 내 영을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 줄 것이며… 누구든지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니 이는 나 여호와의 말대로 시온 산과 예루살렘에서 피할 자가 있을 것임이요 남은 자 중에 나 여호와의 부름을 받을 자가 있을 것임이니라(2:28~29, 32).” 세상을 심판하시는 두려운 날로만 알았던 그 날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성령의 부으심을 받는 이들이 있으리라는 희망의 약속이 주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의 큰 일을 이루는 것은 거대한 군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으로 채워진 사람들입니다.
거듭되는 재난의 선언들 사이에 다소곳이 있던 요엘의 이 예언은, 8백여 년 후 오순절 성령 강림의 현장에서 그 놀라운 의미를 드러내게 됩니다. 오늘날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망라하는 지역에서 오순절을 지키기 위해 몰려왔던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복음을 듣게 되자 모두 놀라고 혹은 사도들이 낮술에 취했다고 조롱하기도 했습니다(행 2:5~13). 웅성거리는 무리 앞에 일어선 베드로는 이 ‘방언의 역사’가 무엇을 뜻하는지 밝히 설명해 줍니다. “이는 곧 선지자 요엘을 통하여 말씀하신 것이니…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하였느니라(행 2:16, 21).” 요엘의 예언은 예루살렘에 모여든 군중을의 귀를 열고 마음을 움직여 예수 이름을 힘입어 죄사함과 구원을 얻는 영광의 자리로 이끌었습니다.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이 약속은 너희와 너희 자녀와 모든 먼 데 사람 곧 주 우리 하나님이 얼마든지 부르시는 자들에게 하신 것이라 하고 또 여러 말로 확증하며 권하여 이르되 너희가 이 패역한 세대에서 구원을 받으라 하니 그 말을 받은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 이 날에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행 2:38~41).”
일찍이 요엘을 통해 말씀하시고 기록하신 성령께서 이제 그를 기다리며 기도하던 주의 제자들에게 임하시고, 제자들을 통해 온 세상에 당신의 뜻을 드러내십니다.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바로 8백년 전 요엘의 예언의 성취라는 것을 깨닫게 하신 것도 성령 하나님의 역사였습니다. 성경의 저자이신 성령님은 또한 그 말씀의 참된 해석자가 되십니다. 승천하시는 주님의 당부대로 기도하며 기다렸던 주의 백성들은 이 위대한 사역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요엘의 예언은 초대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큰 일’을 보게 해 주었습니다. 성령으로 새롭게 태어난, 국적과 종족을 넘어서는 신인류.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예수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우리는 성령님을 모신 존재입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고전 3:16).” 성령은 사람의 능력을 증강시키는 신비한 ‘힘’ 같은 것이 아닙니다. 성령 하나님은 인격체로서 우리와 교제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배터리를 충전하듯 성령을 끌어다 채울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바다에 몸을 맡기는 자세로 성령님께 우리를 내어드려 그분으로 충만하게 되어야 합니다. 성령충만은 성령께 우리 인생을 맡겨드리는 순복의 결과입니다. 성령께 자신을 맡겨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을 때에야 우리는 참으로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게 됩니다.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롬 8:9,14).” 성령님을 마음에 모셔들인 우리는 이렇게 요엘 예언의 진정한 수신자요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46) -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욜 2:28)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