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 한국교회도 활발한 시니어 사역으로 ‘고령친화적교회’로 거듭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실제로 고령 교인 10명 중 7명은 주중 프로그램이 이뤄지길 원하지만 정작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의 고령친화성을 묻는 항목에선 다소 저조한 반응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노인 목회의 실질적인 대안을 살피는 자리가 마련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아드폰테스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고령 교인의 신앙과 시니어 목회에 대한 조사 결과 및 대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목데연 김진양 부대표와 배재대 손의성 교수, 덕수교회 김만준 목사가 참석해 노인 목회의 실태와 사역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배재대 손의성 교수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의료·과학 기술의 발달과 생활 여건이 개선돼 평균수명·건강수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2024년 7월 기준 통계청이 집계한 한국 주민등록인구 등록자료에 따르면 노인 인구는 1,000만명 시대를 맞이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025년이면 고령화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를 맞이하게 된다”며 “고령화율이 매월 0.1%씩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가 지나가기 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수도 있다. 이대로라면 약 48년 후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가량이 노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인생의 노년기는 하나님께 새롭게 헌신할 기회다. 모세는 80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고, 아브라함은 75세에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약속의 땅으로 향했다”며 “한국교회는 액티브 시니어를 임파워링하는 ‘고령친화교회’ 모델로 거듭나 사회에도 기여해야 한다. 고령화가 교회의 존립과 성장, 그리고 사회적 책임의 핵심 열쇠임을 주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데연은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교회의 노인목회 방향을 제시하기 앞서 ‘고령교인의 신앙과 시니어 목회’를 주제로 한 설문 결과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6월 전국 45개 교회의 65세 이상 성도 1,500명 및 담임목사 500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목데연에 따르면, 먼저 노년기는 법적으로 만 65세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노년기 시작 연령’을 조사한 결과 49.0% 즉 절반가량의 시니어들이 ‘70세가 넘어야 노년기가 시작된다’고 인식했다.
사역 가능 연령을 물었더니 시니어 교인 10명 중 4명(38.2%)은 ‘80세 이상까지 사역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70~74세(32.3%), 75~79세(16.5%)가 뒤를 이었다. 목데연 김진양 부대표는 “직분을 내려놔도 계속 사역할 수 있고, 또 사역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노인 세대의 특성과 욕구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실제로 시니어 교인들은 ‘고령교인을 위한 주중 프로그램’(72.7%)을 비롯해 ‘교회 내 고령교인 소그룹’(67.8%), ‘기존과 차별화된 경로대학 프로그램’(65.6%) 등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에 고령 교인들을 위한 ‘전문 사역자’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57.%였다.
그러나 출석교회의 고령친화성을 평가하는 항목에서 응답자들은 난색을 표했다. ‘우리 교회는 고령자에 대해 진정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65.2%였고, ‘고령자들을 대변하거나 대표하는 조직이 있다’는 45.9%에 그쳤다.
이 밖에 ‘공식 예배가 고령자들의 정서나 선호를 고려하고 있다’(47.8%), ‘고령자들의 영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있다’(45.2%), ‘노년기를 의미 있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38.6%), ‘질병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위해 방문 혹은 비대면으로 신앙적 돌봄을 하고 있다’(37%) 등에서 낮은 동의율을 보였다.
그렇다면, 목회자 의식의 현주소는 어떨까. 목회자의 경우 ‘고령 교인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있다’는 응답이 67.1%였다. 아울러 ‘고령자 중심의 조직이 구성돼 있다’(73.0%), ‘고령자들을 위한 예산이 배정돼 있다’(65.1%), ‘고령자를 대표하거나 대변할 조직이 있다’(61.8%), ‘고령자 사역을 위한 인력이 배정돼 있다’(41.5%) 등으로 답했다.
이들은 ‘고령친화적 교회로 나아가기 어려운 이유’로 ‘인력 부족’(25.6%) ‘경험 및 전문성 부족’(24.6%) 등을 꼽았다.
손의성 교수는 “교회의 체질 자체가 고령친화적으로 변화돼야 할 시점”이라며 “물론 ‘인력’과 ‘예산’의 부족은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개교회 차원에서 환경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쉽진 않다”면서도 “고령친화도시와 대학 등 지역사회 내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이 이뤄지는 것처럼, 한국교회도 ‘연대’와 ‘협력’ 사업을 전개하면 좋겠다. 교회들이 경험과 자원을 공유하면, 효과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성공적인 고령친화교회 모델도 소개됐다. 그 일환으로 자리한 덕수교회 김만수 목사는 △교회학교 내에 70세 이상 교인을 대상으로 한 ‘노년부’ 편성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 지역사회 노년층을 아우르는 ‘만나학교’ 운영 △고소득·고학력 은퇴자를 위해 전·현직 교수 및 전문가가 강의하는 ‘문화대학’ 운영 △노인 맞춤형 교육 방식을 개발·적용하는 ‘교사교육 법인’ 운영 △중증 질환 노인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케어센터’ 운영 등의 실질적인 방안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김만수 목사는 “우리 덕수교회는 노인 목회를 단순한 복음 전도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 뜻을 실현하는 본질적인 ‘디아코니아 사역’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단순한 영적 돌봄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노인들을 케어하고 결핍을 해소하고자 노력한 점이 큰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고백했다.
목데연 ‘고령 교인의 신앙과 노인 목회’ 주제로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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