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푸스는 또한 유대인 동족들로부터 큰 미움을 받았습니다.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요세푸스는 배신자였습니다. 베스파시아누스 장군에게 체포되었을 때 그에게 목숨을 걸고 대항하는 대신 오히려 그가 장차 로마 황제가 될 것이라고 축복을 해주었습니다. 이것은 유대인들의 입장에서는 구역질 나는 아부였습니다. 그리고 베스파시아누스 장군이 정말로 로마의 황제가 되자 요세푸스는 그에게 빌붙어서 로마에서 혼자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요세푸스는 로마인들에게는 유대인들을 변호하고 유대인들에게는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네 가지 책을 저술했습니다.
① 유대고대사(Jewish Antiquities)
이 책은 유대인들이 얼마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가진 민족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당시 최고의 역사와 문화를 가졌다고 주장하던 로마와 그리스인들에게 유대인들의 역사가 그들의 것보다 훨씬 더 오래 되었으며 유대인들이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 찬란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주장하고 있습니다.
② 유대전쟁사(Jewish War)
유대전쟁사는 유대인들이 과거에 겪었던 전쟁들을 기술한 책입니다. 그 중에서도 마카비 전쟁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요세푸스는 비록 유대인들이 로마와의 전쟁에서는 어이 없이 패하고 말았지만 유대인들이 원래 그렇게 약하고 어리석은 민족이 아니라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③ 자서전
이 책은 유대인들에게 요세푸스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하여 쓴 책입니다. 이 책에서 요세푸스는 자신이 전쟁을 통해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설명합니다. 이를 통해 요세푸스는 자신이 유대인들이 흔히 생각하듯이 국가와 민족을 배신한 것이 아님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④ 아피온 반박문(Against Apion)
아피온은 이집트 출신의 로마인입니다. 다른 로마인들이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인 이유로 유대인들을 미워한 반면 아피온은 나름대로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해 가며 유대인들의 열등성을 주장했습니다. 그의 글은 로마인들 사이에서 널리 읽히고 있었습니다. 이 글에 대해 위기감을 느낀 요세푸스는 아피온의 주장 하나하나에 대해 논리적인 반박을 제시하는 글을 썼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피온 반박문’입니다.
요세푸스는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배반자로 낙인이 찍혀 있었기 때문에 그의 책들이 별로 환영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초기부터 요세푸스의 책들을 환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책을 통해 예수님 당시의 유대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초대교회의 학식 있는 기독교인들은 성경과 더불어 요세푸스의 책들을 필독서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백석대·신약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