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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예배하는 교회 건물 즉 예배 처소에 대한 명칭을 ‘예배당’ 이라고 현판을 붙인 교회는 드문 것 같다. 교회가 예배하는 장소(건물)의 명칭과 예배하는 공동체인 교회 명칭을 구분하여 사용하지 않는 현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부터라도 시정해야 한다. 우리의 교회 용어를 바로 잡아 기독교 언어문화 창달을 도모하고 말의 뜻과 질서를 바로 세워 오늘을 사는 우리 세대 이후의 신앙 후예들에게 바른 언어 유산을 물려 줘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와 교회당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교회’는 신·구약 성경의 원어적인 뜻으로 보면 ‘회중의 모임’ 또는 ‘함께 불러내어 만남’ 즉 죄악 중 멸망의 자리에서 선택하여 구원의 자리로 인도함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의 신분을 가진 자들의 모임을 말한다.
그러니 교회는 교회 건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그 교회(하나님의 백성)가 하나님께 예배하는 장소인 건물을 ‘예배당’이라고 하며, 교회 건물의 주된 기능이 예배를 위해 회집 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예배의 처소는 당연히 예배당이 되는 것이다. 한국교회 선교 초기부터 어느 시기까지는 교회건물을 ‘예배당’이라고 하였다.
그것이 극소수를 예외로 하고는 점차 교회라는 말에 흡수되고 오늘날은 ‘예배당’이라는 교회 간판을 거의 볼 수 없다. 원리적으로 말하면 ‘교회’는 천국 시민적 공동체인 구원의 조직적 실체이고 ‘예배당’은 그 교회가 예배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적인 공간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현재 ‘예배당’과 같은 기능적인 개념으로 지칭하는 ‘성전’이라는 종교적인 공간이 있는데 성경에서 보면 이 성전은 하나님과 예수님, 그리고 성도가 성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계21:22, 엡2:21-22, 고전3:16, 고후6:16).
이 성전은 히브리어적으로나 헬라어 표현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신성이 거주하는 장소’의 의미를 가진 것으로서 광야 시대의 성전은 곧 ‘성막’이였고 가나안 입성 후는 ‘산당’(이방 종교의 관습과 연관지어 표현하기도 함)이나 ‘성소’로 표현되어 있으며 그 외의 제단, 회막 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모두 하나님께 제사와 예배하는 곳으로서의 공통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신약에 와서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를 ‘그리스도의 몸’(엡4;12, 15), ‘이스라엘 나라’(엡2:12), ‘하나님의 집’, ‘하나님의 성전’(엡2:21-22) 등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주로 영적인 의미를 가진 명칭들로서 하나님의 동재(同在)와 임재적 좌소(座所)를 나타내는, 주로 인간의 인격성과 관련되어 있다.
그 외의 제단, 성소, 회막 등은 구약적 명칭이고 오늘 날은 예배당으로 지칭한다. 문제는 교회가 마치 장소적인 건물인 양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그의 지체된 하나님의 백성들로 조직된 영적 기구의 한 단위가 개 교회이고, 그 교회공동체가 예배하고 교제하는 건물의 공간은 ‘예배당’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교회건물에‘OO교회’라는 기구적 기관(조직)명칭의 현판을 걸되 장소로 표현할 때는‘OO교회 예배당’이라고 해야한다. 이 예배당은 지상 교회가 영적 삶을 사는 삶의 중심 공간이요, 신적 체험을 이 가시적 공간에서 확인하는 현장이라는 점과 언약 공동체를 결집하고 예배가 상존하는 지명된 곳이니 모든 교회들은 교회건물을 ‘예배당’이라고 표지 해야 하며 또한 일상언어 생활에서도 교회와 예배당은 같은 것이 아님을 인식하여 “예배당에 모였다”, “예배당에 간다”, “우리교회 예배당 등으로 표현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 건전문화를 회복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김석한(기독신학 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