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시작한 지 4개월째인 김상국(43세. 남. 가명) 씨. 자신을 전도한 정 모 집사와 함께 매주 일요일이면 교회로 향한다. 예배 중 설교가 끝나고 헌금시간. 옆에 앉은 정 집사가 성경책에서 봉투를 꺼내 헌금 바구니에 넣는다.

벌써 4개월이 지났지만 헌금 시간이 아직 낯설다. 황급히 지갑에서 5천원 권 한 장을 꺼내 집어 넣어보지만 역시 낯설고 어색하다. 정 집사의 봉투를 보니 꽤 두툼해 보인다. ‘아깝지 않을까?’ ‘왜 매주 저렇게 헌금을 하는 걸까?’ 많은 궁금증이 쌓이면서도 사회단체에 기부는 하지만 정 집사처럼 선뜻 헌금하지 못하는 자신이 못내 부끄럽기도 하다.

‘헌금’이 교회를 출석하는 성도의 의무 중 하나라는 것을 아는 성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헌금이 의무라니 선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엄연한 교인의 의무다.

예장 통합측 헌법 제2편 정치 제3장 교인 제15조 교인의 의무에 보면 ‘교인의 의무는 공동예배 출석과 헌금과 교회 치리에 복종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교파가 다른 감리교는 어떨까. 감리교도 의무라고 규정한다. 교리와 장정 제3편 조직과 행정법 제2장 제2절 [107] 제6조 교인의 의무를 보면 ‘교회에 헌금과 교회사업에 대한 의무금을 낸다’로 못박았다.

어느 교단을 막론하고 헌금은 교인의 의무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헌금 안 하는 교인 참 많다. 헌금이 교인의 의무사항이긴 하지만, 개 교회 목회자들이 헌금을 하지 않는 교인들에게 헌금을 강요하기는 힘든 것이 현실.

“교인이라면 마땅히 헌금을 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강제하기는 힘들다”고 목회자들은 말한다. “교회에 처음 나오는 초신자들에게는 이런 사실을 교육시키는 것이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자연스럽게 알게 그냥 둔다”는 말을 덧붙인다.

비 기독교인들이 지적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헌금은 여러 종류로 나뉜다. 대표적인 것이 십일조. 개인의 수입 중 1/10을 헌금하는 것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그 액수로 인한 부담감과 이에 대한 시시비비도 많다. ‘아브라함이 그 소출의 십분의 일을 멜기세덱에게 준 것’(창 14:20)이 십일조의 시작이다.

이 외에도 선교헌금, 건축헌금 등 특정한 목적을 위해 드리는 헌금과 교회가 지키는 각종 절기헌금을 비롯해 많은 종류의 헌금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모든 헌금들은 교회의 운영과 지역의 어려운 이웃, 그리고 선교와 교육, 장학사업 등을 위해 사용된다. 우리가 낸 세금이 사회복지와 공익을 위해 사용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헌금에 대한 부담감은 교인과 교회 모두가 안고 있는 부담. 일부 교회에서는 교인들의 헌금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헌금함을 별도로 마련해 예배당 뒤편에 비치하기도 한다. 별도의 헌금 순서를 갖지 않고, 예배를 드리러 들어갈 때 헌금함에 넣게 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의 도입으로 상대적으로 교인들은 부담감을 덜었지만 일부 교회의 경우 헌금 액수가 상당수 줄어들기도 했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한다.

헌금에 대한 부담감과 생각은 교인과 교회 모두가 안고 있고, 비중 또한 다르지만, 교인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의무가 바로 ‘헌금’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8조에 ‘모든 국민은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명기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