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법률상 피해입는 사람 없도록 기독 법조인들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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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법률상 피해입는 사람 없도록 기독 법조인들이 나섰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5.02.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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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법률상담으로 피해자 돕는 ‘한국교회연합 법률구제선교회’

2011년 법률구제상담센터로 시작, 최근 법무법인 설립인가 받아 
선교의 마음으로 법률상 어려운 이웃 돕고 ‘생활법률’ 지원 나서
상담소 협력할 지역 교계 지도자 찾아…기독사업체 법률 자문도

살면서 법적 문제에 얽히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억울한 일을 겪게 되면 막막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하자니 비용이 발생하고, 혼자 해결하려니 법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연말 설립된 법인이 있다. 바로 ‘법무법인 한교연’이다. 법무법인 한교연은 지난 2011년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산하로 설립된 ‘법률구제선교센터’가 모태다. 교계 연합기관인 사단법인 한교연과는 관련 없는 별개의 법무단체다. 다만 한국교회가 법 안에서 연합하자는 취지에서 한국교회연합의 뜻을 담아 한교연이라 이름 지었다. 

기독교 정신으로 무료법률상담과 법률 피해자 구제에 나선 법무법인 한교연 가족들. 왼쪽부터 법률상담관 남궁 기 장로, 이승훈 변호사, 강희락 대표변호사, 최창회 변호사.
기독교 정신으로 무료법률상담과 법률 피해자 구제에 나선 법무법인 한교연 가족들. 왼쪽부터 법률상담관 남궁 기 장로, 이승훈 변호사, 강희락 대표변호사, 최창회 변호사.

이후 서울에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법률구제상담소로 기능을 했다. 그러다 보니 전국 교회들에서 상담 전화가 오고 그를 수용하는 데 지역적 한계를 느꼈다. 그렇게 설립한 법인이 바로 ‘법무법인 한교연’이다. 지난해 법무부 인가를 받아 전국단위 로펌으로 발돋움하면서 정부가 운영하는 법률구조공단의 사업을 법률구제선교회가 전국 교회와 함께 추진키로 하면서, ‘무료법률구제상담소’를 전국 단위 네트워크로 확대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법 앞에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돕겠다는 취지에 사단법인 경찰선교회 대표 김병철 목사와 동 선교회 이사장 남궁 기 장로의 간곡한 부탁으로 경찰청장 출신 강희락 변호사를 대표변호사로 영입하고 이승훈, 최창회 변호사가 기독교 신앙에 뜻을 모아 함께 동역하며 법률구제선교회가 추구하는 선교구제 사역의 문을 열게 됐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중심에는 지난 2011년부터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며 기독교 무료법률상담소를 이끌어온 대표 법률상담관 남궁 기 장로가 있다. 

취약계층 권익증진을 목적으로 설립

사실 법무법인은 변호사법에 따른 소송 관련 업무만 진행하면 된다. 대부분의 로펌이 하는 일이다. 하지만 법무법인 한교연은 정관에 특별한 목적사업을 명시해놓았다. 정부차원의 법률구조공단의 차원을 넘어 기독교 차원에서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제7조 제1회, 제4호, 제15조 규정에서 정한 사회적 취약계층의 권익증진을 위한 공익사업 수행의 상설 무료 법률구제상담소 운영 및 피해구제 자원봉사 활동업무”를 진행하겠다는 것. 무료 법률구제상담과 피해구제 자원봉사로 선교하려는 것이 법무법인 한교연의 정체성이자 설립 이유다. 

남궁 기 장로는 기독교 발전에 크게 공을 남기신 남궁 억 선생의 후손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또는 법률 지식이 부족해서 정당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권리를 침해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는 사람들을 도와 선조의 가르침을 이어가겠다”며 “지난 13여년 간 무보수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법률상담을 해왔고, 이제 그 사역을 전국단위로 확대하기 위해서 법무부로부터 법률구제 목적사업 인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법률구제상담소에서는 모든 법률 상담을 무보수로 진행했다. 변호사 수임이 목적이 아니라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이 주된 임무이기 때문이다. 한교연 대표 강희락 변호사도 은퇴 후에 봉사와 선교의 목적으로 함께했다. 사법고시 통과 후 현직 경찰로 수사과를 거쳐 경찰청장, 해양경찰청장까지 지낸 강 변호사의 화려한 이력은 어지간한 사건의 시비를 굳이 법정까지 가지 않아도 가릴 정도의 실력을 자부한다. 특히 한 쪽 말만 듣고 판단하는 편향을 경계한다. 하지만 억울한 사람이 있다면 아낌없는 법률지원을 해줄 참이다. 

강 대표변호사는 “살면서 진짜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분이 있으면 성심성의껏 상담을 해드리고 법률적으로 구제가 필요한 분들은 우리 변호사들이 직접 도와드리겠다는 마음”이라며 “경찰로 평생을 범죄자만 잡고 살았는데 이제는 억울한 사람이 없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남은 여생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변호사의 마음가짐이 이렇다 보니 함께하는 변호사들도 신앙을 바탕으로 이 일에 참여했다.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전도사로 사역 중이던 이승훈 변호사는 목회자이자 법조인으로 살고자 사법고시에 도전했다. 사시에 통과해 변호사가 되었는데 일이 너무 바빠 목회를 겸할 수 없었다. 그때 남궁 기 장로를 통해 법률구제선교회 운영 취지를 듣게 됐고 변호사라는 직업 속에서 기독교 정신을 구현할 수 있겠다는 사명이 들어 흔쾌히 동참했다. 이 변호사는 “비록 목회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을 통해 하나님께서 상한 영혼을 돌보는 일을 하게 문을 열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예수님의 사랑으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법무법인 한교연의 설립목적에 감동해 올해부터 함께한 최창회 변호사는 선교사의 꿈을 변호사라는 직업 안에서 펼쳐 나가는 중이다. 최 변호사는 “기독교인이라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본격적으로 소외된 이웃을 돕는 곳에서 일하게 되어 감사하다”며 “선교사가 되고 싶었는데 하나님께서 법조인으로 부르셨다. 내 생각보다 크신 하나님께서 항상 나의 인생을 선한 길로 인도해주셨다. 나의 사역 가운데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또 역사해 나가실지 멋진 일들을 기대하며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무료법률상담소 2막의 시작

지난 13년 간 법률구제선교회를 통해 도움을 받은 이들도 많다. 오랜 시간 무료법률상담을 전담해온 남궁 기 장로는 부동산 투자에 손을 댔다가 수억원의 빚을 진 목회자 한 사람을 떠올렸다. 법률상담소를 찾아와 사정을 이야기할 때 법적으로 얽힌 문제를 풀고 채무변제를 종결해 신용불량을 면하게 해 주었다.

문제는 사건 종결 후 집도 없이 거리로 나앉게 된 상황이었다. 남궁 장로는 법률구제선교회를 통해 보증금 2천만 원을 후원해 월세방을 얻어주고 3년째 월세를 지원하고 있다. 남궁 장로는 “목사님들과 우리 성도들은 법을 잘 모르고, 사람을 의심없이 믿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일 이런 어려움이 있다면 우리 법률구제상담소의 문을 두드리면 된다”고 말했다. 

1차 상담은 모두 남궁 장로를 거쳐 간다. 그가 웬만한 법은 모두 꿰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감리교와 장로교, 침례교의 각 시무장로로 교회 행정을 두루 경험한 신앙 이력이 각 교단들의 교회법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남궁 장로는 “13년간 무료 법률상담을 해보니 크리스천들이 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더라”며 “법을 알아야 위반을 하지 않고 교회도 정관이 정확해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법률구제선교회 중심으로 교단 헌법 분석, 교회 정관 점검, 생활법률 강의 등의 법률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시대의 변화와 법과 판례의 변동에 따른 정확한 법 인식도 필요하다. 이제는 ‘기도’로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 

대표법률상담관 남궁 기 장로가 법무법인 사무실을 찾아온 성도들을 대상으로 법률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법률상담관 남궁 기 장로가 법무법인 사무실을 찾아온 성도들을 대상으로 법률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모든 일들이 ‘법률구제선교회’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법무법인 운영도 선교회가 지원한다. 그동안도 법률구제선교회 중심으로 무료법률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법률적인 도움을 주는 일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무료법률상담으로 사건을 빼앗긴다는 인식이 많아서 주변 변호사들의 항의도 받곤 했다. 결국 무료법률상담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국을 무대로 하는 합법적인 법인이 필요했다. 그래서 지난 연말 설립한 것이 법무법인 한교연이다. 앞으로 법무법인 한교연을 통해 전국에 무료법률상담소 분소를 설립하고 취약계층 법률 지원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현재 법률구제선교회 산하에 회원교회는 1,500곳이 있다. 법률구제선교회는 회원교회의 법률고문을 맡는다. 법무법인 한교연 변호사들과 법률상담관들이 법률고문이 되어 인증서를 교부하며 24시간 전화상담도 진행한다. 서초구에 위치한 상설 상담소에 방문할 경우 더욱 정밀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는데, 상담료나 입회비 등은 일체 무료다. 

교회와 목사님은 물론 소속 성도와 주변의 억울한 이웃까지 모든 법률상 문제를 무료로 상담해 주며, 상담 이후 변호사 없이 진행할 수 없는 사안은 선교회 소속 변호사들이 실비로 사건을 처리해 준다. 회원교회 목사님들이 추천하거나 의뢰한 사건은 선교회 구제 사건으로 분류 심사해 무료 변론 또는 비용 선지원 조건으로도 사건을 돕기도 한다. 특히 기독 실업인들이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거래상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법률구제선교회 회원 사업체는 법무법인 한교연 변호사들의 법률고문으로 지원하게 된다. 

법무법인 한교연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설립 취지에 공감하고 동역을 원하는 변호사를 계속 영입해 전국 각 지역 상담소에 배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역 교계 지도자들이 무료법률상담소 소장을 원할 경우, 법률 상담이 가능하도록 변호사법에 근거한 교육과 자격을 갖추게 할 예정이다. 

교회를 중심으로 설립된 법무법인 한교연. 법인 CI에는 공평함을 상징하는 저울이 십자가 가로목에 달려있다. 이는 선교회 창립자 남궁 기 장로의 신념으로 가난과 무지를 이유로 법 앞에서 차별받는 이들이 없도록 공평한 법률상담과 구제의 뜻을 담았다. ‘법무법인 한교연’은 이제 서울을 넘어 전국 각 법원, 검찰청 단위로 도약한다. 하나님께서 열어가실 새 일을 기대하며 성경적 정의와 화해가 실현되는 공평한 하나님 세상을 향해 큰 걸음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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