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드디어, 그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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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드디어, 그날이 온다”
  • 정석동 목사
  • 승인 2024.04.09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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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목사
강석찬 목사

드디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코앞이다. 남은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기도 한 그날이다. 국민에게 한 표 달라고 애걸하면서, 24시간이 모자란다고 선거유세로 목이 쉰 후보자들이 어떤 면에서는 안쓰럽기도 하다. “평소에 바르게 잘하지”라는 유세장 뒷자리를 지나치는 시민의 냉랭한 목소리도 들린다. 시론자에게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일에 경험했던 일이 떠올랐다. ‘평’(評)이라는 제목으로 써둔 글이다. “누군가를 대통령이 되도록 국민의 의무를 행하고 귀가하는 길에서, 느릿느릿 걷는 어느 나이 든 부부의 말이 귀에 쏙 들어온다. 누굴 찍었어야, 잘 찍었다고 할랑가? 모르겠어. 하나는 어벙하고 하나는 뺀질이고…. 푹, 웃음이 터지면서 그래, 이렇게 보는구나. 박장(拍掌)하는 마음이었다.”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한 평을 그대로 글에 올리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하다가, 2년 전 국민의 정서라 여기며 들은 그대로 싣는다.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상황에서 치른 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48.6%대 47.8%, 불과 0.8%의 차이, 25만 명의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정권이 바뀌었다.

여소야대가 유지된다면 지난 2년처럼 나라 꼴이 혼란스러울 것 같고, 여대야소가 된다면 독재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소리를 듣는다. 이것 역시 혼란스럽다. 문제는 국민의 눈에 색(色)의 눈꺼풀이 씌여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하여 꾸준히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으로 국민을 갈라치기를 했다. 6·25를 경험한 우리 민족에게는 이와 같은 색(色)의 갈라치기는 독(毒)이다. 나라를 혼돈(混沌)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질서를 파괴하는 악의 도구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눈에 씌워진 색(色)의 안경을 벗어 버리는 일이라 생각한다.

나무를 보면 알 수 있다. 나무는 가지치기로 성장한다. 한 뿌리에서 줄기를 내며 성장한다. 가지치기하며 가지마다 잎을 피운다. 잎은 해와 바람과 비로 영양분을 삼고, 서로의 잎을 비비며 얽히고설키어 살면서 생명 활동을 하며 자란다. 가만히 두어도 스스로 가지치기하며 생명 살림의 나무로 자란다. 우리나라를 나무 한 그루로 비유한다면, 다양한 줄기와 가지치기가 있어야 살 수 있다. 갈라치기가 아니다. 갈라치기는 한 뿌리를 찍어 억지로 둘을 만드는 나무 죽이기이다. 이제는 이런 이념의 후유증으로 권력을 쥐려는 세상이 아니다.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 후이다. 여대야소가 되든, 여소야대가 되든 국민이나 정치인이나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를 지키는 길이다. 선거의 결과는 국민의 뜻이다. 인정하는 것이 옳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섭리론이 믿음의 뿌리에 있다. 악을 들어 사용하시면서까지 선을 드러나게 하시는 하나님이심을 믿는 역사관이다. 이런 시각으로 생각하면,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은 하나님께서 뽑은 것이 된다. 그런데 갈라치기로 양분된 국민이, 자신이 지지한 사람이 당선되지 못한 것을, 자기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분노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갖고 혼란을 야기(惹起)한다면, 하나님의 섭리를 거역하는 꼴이 된다. 자기의 뜻과 하나님의 뜻, 어느 것이 앞서야 할까?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우리는 ‘한 표를 바르게’ 사용하여야 한다. 우리 눈꺼풀에 덮인 색의 꺼풀을 벗기고, 그날에,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며, 투표하자.

예따람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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