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했을 당시에 묘목 한 그루가 있었다. 수많은 세월 속에 태풍과 눈사태를 맞았으나 거뜬히 이겨낸 나무는 어느새 500년이 지나 거목이 되었다. 그런데 이 나무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고 말았다. 나무 학자의 연구 결과, 거대한 나무를 쓰러트린 건 다름 아닌 하찮은 딱정벌레였다. 작은 딱정벌레가 나무속까지 갉아먹어 들어간 것이다.
그렇다. 작은 것을 소홀히 여기지 말아야 한다. 인생이 무너지는 것이 큰 것 때문이 아니다. 가정이 깨지고 관계가 파괴되는 것도 큰 것 때문이 아니다. ‘이까짓 것쯤이야’ 하는 작은 것들이 불씨가 되어 걷잡을 수 없이 무너트리는 것이다.
명예와 신뢰를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지도자의 작은 거짓말, 말실수 하나가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을 순식간에 무너트린다. 무너지는 것은 큰일 때문이 아니다. 특히, 이번 22대 총선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이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국회의원으로서 누리는 특권의식에 안주하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함몰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정을 위해 비전을 제시하고 다음세대와 미래를 꿈꾸는 희망찬 지도자 되기를 기대한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느헤미야를 통한 역사의 거울을 보라.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52일 만에 기적적으로 재건했지만, 백성들이 안주하지 못하게 느헤미야가 경고한 것이 무엇인가? 성을 완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안을 지키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외치며, 아침이 올 때까지 보초를 세우고 성문을 닫고 빗장을 쳤다(느 7:3).
어둠은 무서운 것이다. 어둠은 잠든 시간이다. 적들이 틈을 타는 시간이다. 어둠 속에서는 적을 구분할 수 없다. 원수가 가라지를 덧뿌리고 가지 못하도록 신앙도 어둠을 조심해야 한다(마 13:25). 어두운 환경, 어두운 장소, 어두운 행동을 조심하자.
대개 사람들은 어려웠을 때보다 성공한 후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과정보다 일을 성취한 후에 무너지기가 쉽다.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은, 구원 이후의 삶이 더 중요하다. 그리스도인이 안일, 세속, 타협을 경계하며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하면 인생도 신앙도 무너진다.
어둠에서 원수 마귀가 틈타지 못하도록, 성문을 닫고 빗장을 치고 깨어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