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 ‘28년 만의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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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 ‘28년 만의 1승’
  • 승인 2004.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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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 서울대학교 야구팀이 창단 28년 만에 1승을 올렸다는 뉴스가 자그맣게 소개됐다. 순수 아마추어로 구성된 서울대 야구부의 현재까지의 전적은 1무 199패. 2백 번의 경기 끝에 올린 1승이었다.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값진 승리였다. 이미 해체되고도 남을 법 한 일인데도 서울대 야구부는 28년 동안을 꿋꿋하게 견뎌냈다. 199패라는 부끄러운 성적에도 불구하고 매년 전국대회에 출전했고, 28년 후 귀중한 1승을 따냈다.

서울대 야구부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승리’에 대해 집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집착보다는 오히려 야구를 즐긴 결과 맛볼 수 있었던 커다란 기쁨이었다. 승리 지상주의, 성공 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승리에 대한 집착 없이 살아가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서울대 야구부라고 승리에 대한 욕심이 없었겠는가. 그러나 바란다고 모두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이미 목표가 아니다.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는 현재의 결과’라고 한다. 199번의 패배 끝에 거머쥔 1승은 그동안 흘린 땀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세계 교회가 부러워하는 한국 교회의 성장 또한 선조들의 땀과 기도의 결과였다. 그러나 미래의 결실을 준비해야 할 한국 교회의 현실은 어떤가.

성장 정체 현상에 대해 조급해 하고, 사회적 비판에 수긍할 줄 모르고 길길이 뛰는 것이 현재의 한국 교회다. 교회의 성장이 멈추고 사회가 비판을 하고 냉대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한국 교회가 제2의 도약과 영화로운 미래를 꿈꾼다면 서울대 야구부의 인내와 준비를 배울 필요가 있다. 사회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받아들여 고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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