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인간의 생각에 가두는 죄를 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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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인간의 생각에 가두는 죄를 금하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04.13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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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십계명, 다시 쓰는 신앙행전 ⑩ 2계명을 마치며

제2계명 :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라”(출20:4)

성모상은 가톨릭 내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가톨릭 교회를 비롯해 카톨릭 신자들의 집, 무덤 등에서는 성모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톨릭에서는 “성자 예수님 다음으로 모든 천사와 사람 위에 들어 높임을 받는다”고 가르치는데, 종교개혁가 칼빈은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강조하면서 마리아 숭배를 거부했다.
성모상은 가톨릭 내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가톨릭 교회를 비롯해 카톨릭 신자들의 집, 무덤 등에서는 성모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톨릭에서는 “성자 예수님 다음으로 모든 천사와 사람 위에 들어 높임을 받는다”고 가르치는데, 종교개혁가 칼빈은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강조하면서 마리아 숭배를 거부했다.

 

군국주의와 이데올로기, 입맛에 맞게 하나님 제한
하나님으로 섬길 목적 아니라면 기독 예술은 유익

 

2계명 관련 마지막 글이다. ‘우상’에 대해서는 이번 연중기획에서 더 이상 다룰 일이 없다는 뜻도 된다. 1계명에 이어 곧바로 2계명을 다루면서 재차 삼차 차이점을 설명하려 애썼지만 여전히 많은 독자들이 두 계명의 차이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내주셨다. 노파심에 한 번 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1계명은 하나님 ‘외’의 무언가를 하나님 이상으로, 혹은 하나님만큼 사랑하는 것을 금한다. 2계명은 ‘하나님’을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이미지’로 국한시키는 것을 금한다. 

지난 몇 주간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이미지로 하나님의 본질을 제한(Limit)시키거나 축소(Reduce)시키는 예들을 설명했다. 모세가 십계명을 받으러 산에 올라갔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만든 ‘황금소’가 대표적이고, 현대에서는 오용되고 있는 ‘십자가’가 대표적인 예로 꼽혔다. 종교개혁 이후에도 여전히 가톨릭에서 하나님을 대신하듯 예배의 대상처럼 기능하고 있는 여러 성화와 성상도 빠질 수 없다. 가톨릭에서 1계명과 2계명을 하나로 지키는 것과 달리 종교개혁의 후예인 우리 개신교인들이 2계명을 별도로 두어 강조하는 것은 퍽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이념에 갇힌 하나님

오늘날 개신교회에 성상을 세워놓고 그것을 향해 기도하는 신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방식으로 형상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종길 교수(현장아카데미)는 “오늘날의 현대인에게 2계명을 적용하자면 하나님을 잘못 이해해서 마음에 ‘그릇된 하나님’을 모시는 것을 들 수 있다”며 “기복신앙 차원에서 하나님을 마음에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고, 이데올로기나 신학 사조에 따라 하나님을 자기 입맛에 맞게 규정하고 마음대로 가져다 사용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군국주의를 앞세운 제국들이 애국심을 높이기 위해 종교적 상징을 택한 것도 2계명을 범하는 죄에 속한다. 독일의 히틀러가 기독교를 이런 식으로 이용했다. 

빌브리트 뢰리히 교수(독일 킬대학교 정치학)는 근본주의를 종교가 정치적 힘을 가지려는 태도로 정의하고, 그러한 예들을 여러 종교 가운데서 발견했는데 “미국의 기독교 근본주의와 군국주의 간에 상당한 연관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강영안 교수는 70~80년대 한국 신학을 지배했던 민중신학을 지목하면서 “서양의 해방신학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민중신학으로 변모됐는데, 민중신학에서는 예수님을 우리 죄를 대속해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신 구원자로 보기보다는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무산자 계급을 선동해서 유산자 계급을 파괴하는 혁명가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예수님의 성전 청결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들고, 당시 제사장들의 잘못을 책망하시는 예수님을 혁명가적인 인물로 그리고 있다”며 “기도하고 예배 참석하는 것보다 사회투쟁, 사회운동 하는 것이 신앙생활의 길인 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우리 시대를 위한 십계명’을 쓴 백석대 장동민 교수(역사신학, 교목부총장)도 “인간이 만들어 놓은 제도나 이념 안에만 갇혀서 그대로 따라서 하시는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색안경은 경계해야

그런데 2계명에 대해 계속 다루다보니 문제가 있다. ‘이미지’, ‘틀에 갇히는 하나님’을 경계하다 보니 신앙의 영역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예술활동에 대해 색안경을 끼게 되는 것이다. 기자만 해도 2계명과 관련한 기사를 쓰며 여러 차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 바로 ‘기독 예술’ 분야다. 

실제로도 어느 독자는 “성경에서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라’(출20:4)고 했는데, 기독교 백화점에만 가도 무수한 형상들이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장동민 교수는 “제2계명이 형상을 만드는 모든 것을 금지한다는 생각은 오해”라며 “제2계명은 오직 신으로 숭배하기 위해 만드는 형상을 금지할 뿐”이라고 적었다. 

장 교수는 특히 “미술, 조각, 건축 등의 창작 행위는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므로 오히려 장려되어야 할 일”이라며 “하나님이 주신 지혜를 가지고 피조물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즐거움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큰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종교적 상징물에 대해서도 장 교수는 “십자가를 보면서 예수님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향’을 보면서 아버지의 사랑을 생각하고, 지옷토의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는 예수님’을 보면서 겸손히 살아야겠다고 결심한다면 참으로 유익한 일”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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