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디계에서 ‘고막 남친’으로 불리며 아이돌급으로 부상한 뮤지션이 있다. 서정적인 사운드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팬들을 사로잡은 가수 ‘윤딴딴’ 씨가 그 주인공. 스스로를 ‘기타치고 노래하는 동네 오빠’라고 소개하는 그는 특히 살면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들과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진솔하게 담아낸 가사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싱어송라이터다. 모든 노래의 영감은 하나님으로부터 온다고 고백하는 그를 만나 딴딴(단단)한 신앙 이야기를 함께 들어봤다.
모든 노래는 주님 주신 것
윤딴딴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그의 본명은 윤종훈(30세·안산동산교회)이다. 입에 착 감기면서도 개성 넘치는 이 예명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 묻자 재밌는 대답이 돌아왔다.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반에서 유일한 예체능 전공자인 저를 ‘딴따라’라고 부르셨죠. 처음엔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그래! 나 음악 하는 딴따라야’라고 인정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윤딴딴이란 닉네임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가 일찍이 진로를 정했던 데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 아버지가 교회 성가대에서 만나 결혼하신 만큼 음악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덕분에 어렸을 적 피아노는 기본이고 플루트·바이올린·성악 등 다양한 장르를 배웠고 뮤지컬 같은 공연들을 자주 접했습니다.” 여기에 본인의 재능을 빨리 알아차리면서 그는 물 흐르듯 자연스레 뮤지션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2010년 백석대학교 (기독교)실용음악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윤딴딴은 자신이 걸어갈 길을 CCM으로 제한하지 않고 대중가요로까지 확장했다. “굳이 둘을 구분 짓고 싶지 않았어요.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제 생각과 모습이 노래에 고스란히 녹아있으니 그 또한 주님의 노래 아닐까요. 다만 제가 쓰는 모든 곡들은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인정합니다. 실제로 제 몇몇 대표곡들은 10~15분 만에 영감을 받아서 썼는데 이는 감히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해요.”
생활밀착형 가사로 ‘위로’ 선물
윤딴딴 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은 단연 2014년 발매한 데뷔곡 ‘겨울을 걷는다’다. 본인의 실제 이별담을 소재로 삼았으며 경쾌한 멜로디와 반대로 슬픈 가사가 특징이다. 이 밖에 “막히는 자동차 안에서 우린 아무 말이 없었지. 도로는 뚫릴 생각이 없지. 그래도 우린 좋은 거야. 좁은 사무실에서 차가운 자취방에서 이대론 안 된다며 떠나자던 약속에 여행은 시작됐지”란 현실적 가사의 곡 ‘휴가철 도로 위’도 유명하다.
그런가 하면 “방금 눈 앞에 있던 모기가 또 사라졌어. 대체 어디서 들어오는 건지 이제 또 오늘밤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해. 잠은 오지 않는 밤 모기는 윙윙윙윙윙윙”이란 중독성 짙은 가사의 곡 ‘새벽더위’ 역시 윤딴딴의 독특한 음악세계가 잘 나타난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올해 6월에는 ‘잘 살고 있지롱’이란 매력적인 앨범으로 또다시 팬들을 찾았다.
“제 노래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생활밀착형’이에요. 달달한 사랑노래보다는 제가 일상에서 소소하게 경험한 것들을 솔직하게 그려내는 게 더 좋죠. 싱어송라이터는 ‘내 노래’를 하는 가수잖아요. 그래서 저는 가장 먼저 제 마음을 울리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진실 된 삶을 풀어내는 ‘인생노래’ 말이죠. 그래서 제가 꼽는 명반도 ‘자취방에서’입니다. 직접 자취하면서 느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담담하게 말했죠.”
삶의 나침반 같은 노래를 꿈꾸다
데뷔 후 해마다 꾸준히 매력적인 음반들을 선사해온 윤딴딴. 발매만 하면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해 ‘음원 깡패’로 등극함은 실력에 더해진 그의 진심이 팬들에게 잘 닿았기 때문일 터. 인기를 증명하듯 그의 스케줄도 꽉꽉 들어찼다. 1년에 두 번 단독콘서트를 비롯해 각종 행사나 축제 무대에 오르는 것은 물론 버스킹과 수시로 음반작업까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단 말이 걸맞아 보인다.
이런 그에게 슬럼프는 없었을까.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은 당연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슬럼프라고 여기지 않으려고 했어요. ‘하나님 안에서 절대로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 어떤 환경이든 다 내게 필요하니까 주시겠지. 순종하자!’란 믿음으로 나아가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제게 하나님은 엄하시지만 따뜻한 분이셔서 늘 감당할 수 있는 선 안에서 벌하시고 회개하면 용서해주세요.”
인간 윤종훈으로서의 삶도, 뮤지션 윤딴딴으로서의 정체성도 결국은 ‘신앙’이 가장 큰 뿌리라고 고백하는 그다. “백석이 제게 준 가장 큰 선물도 ‘동역자’들이에요. 실은 지금의 윤딴딴 밴드 팀원 전부 백석대학교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죠. 그래서 매번 무대에 서기 전 꼭 손 잡고 기도합니다.”
그렇다면 그가 그토록 기도로 간절히 올려드리는 바람은 과연 무엇일까. “저는 누가 제 음악을 듣고 힘이 났다고만 말해줘도 정말 큰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도 제 음악이 많은 이들에게 인생의 나침반이 돼주면 좋겠습니다. 먼 훗날 제가 천국 가고 이 땅에 없어도 어느 연령대의 사람이든지 제 노래를 듣고 위로를 얻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