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한국 개신교인의 교회 선택과 교회 생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을 통해 발표됐다. 실천신대 21세기교회연구소와 IVF가 공동으로 진행한 것으로 조사수행은 지앤컴리서치가 맡아 진행했다.
여러 조사항목 중 심각한 내용이 있었다. 현재 교회에 계속 다니고 싶은지 아니면 떠나고 싶은지 물어봤다. 그 결과 ‘계속 다니고 싶다’ 55%, ‘떠날 생각이 있다’ 33%, ‘잘 모르겠다’ 12%로 나타났다. 주일 날 목사님 설교를 듣고 있는 교인 3명 중 1명은 ‘교회를 떠날 생각’이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위기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계속 다니고 싶다’ 의견이 전체 평균 55%인데 ‘20대 연령층’은 41%, ‘블루칼라’는 40%, ‘소득수준 중하/하’ 44%로 각각 조사됐다. 청년세대와 경제적 하위계층이 교회에 실망하고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암시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분석하면서 필자의 눈에 어느 한 집단이 들어왔다. 30대 연령층이다. 이 30대 연령층은 한 교회를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비율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았다. 또 매주 주일 예배 참석비율, 교회 방문 빈도가 타 연령층 대비 가장 낮았고, 교회 봉사하는 비율 역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이렇게 교회 생활을 제대로 못하면서도 정작 교회를 떠날 의향, 교회에 대한 만족도는 타 연령 대비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조사 통계업을 수 십 년간 해오다 보면 간혹 숫자가 진짜 말하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막 사회 진출해서 3포 7포 N포 세대라고 놀림 당하고 돈이 없어 결혼도 못하고, 결혼해도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꿈도 못꾸고, 경제력 때문에 아이를 제대로 낳지도 못하고, 직장에서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일해야 하고, 육아문제 등 수많은 힘든 세상살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이다. 교회에 가고 싶어도, 가서 봉사하고 싶어도, 교제하고 싶어도, 성경 공부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30대!
30대가 죽으면 한국교회는 대가 끊긴다. 한국교회가 오늘의 한국사회 30대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 주기를 이 조사결과 숫자들이 간곡하게 부탁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