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복지재단(이사장:홍정길 목사)은 장애인의 달을 맞아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지도 안내서를 발간했다.
‘오늘 이길, 맑음: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지하철 여행기(미호 출판사)’이란 제목의 책에는 수도권 20개의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휠체어나 유모차로 이동이 가능한 길을 안내하는 지도가 게재돼 있다.
경사도가 비교적 낮고, 바닥이 고른 길, 문턱이 없거나 경사로가 설치된 가게들, 엘리베이터와 장애인화장실이 있어 휠체어 장애인에게 추천할 만한 곳들을 소개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에서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2010년부터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장애체험’활동을 시작했으며, 2012년부터는 ‘특별한 지도그리기 서포터즈’를 운영,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휠체어로 장애인이 다닐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지도를 그리고 있다.
2010년부터 자원봉사자로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정지영 작가가 글을 썼으며, 인세 전액은 밀알복지재단 장애인식개선 사업을 위해 기부했다.
정지영 작가는 “장애체험을 하는 내내 힘들고 두렵고 부끄러웠고, 모든 길은 낭떠러지 같았다. 그런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부담스러웠다”면서 “휠체어를 타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모든 것이 불공평한 그들을 배려할 준비를 하자고 독려하고 싶었다”고 책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14년 10월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로부터 장애인의 교통, 건축물 접근권을 강화할 것을 권고 받은 바 있다. 시각장애인 유도 안내를 위한 접근로 점자블록 설치율은 31.6%를 웃돌고, 전국 공중시설 내 장애인화장실은 38%밖에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특별한 지도그리기에 동참한 봉사자는 “장애인에게 외출은 마치 장애물 경기 같다”며 “현재는 지도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만, 궁극적으로 이 활동은 장애인에게 장애가 되지 않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이 활동에 동참해온 유경재(지체장애 1급, 29세)씨는 “계단 하나가 절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군대에서 부상을 당해서 하반신 마비가 됐고, 휠체어를 타고 처음 외출하던 날을 기억한다”면서 “너무 고생을 해서 다시는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밀알복지재단 장혜영 간사는 “장애체험을 만들어 지도를 그리기 시작한 정지영 작가, 장애인의 입장에서 지도를 검수해 준 유경재 서포터즈, 지도를 채워나간 16명의 서포터즈들이 있어 가능했고, 이들이 세상에 많은 영향을 주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늘 이길, 맑음: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지하철 여행기’는 전국 서점에서 판매 중이며, 지도만 담은 포켓북이 별도 부록으로 수록돼 간편하게 휴대하면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