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장애인 인식개선 인성교육 필요
4월 장애인의 달 음악으로 만드는 행복한 학교
완연한 봄이 느껴지는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장애인 인식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해피스쿨’을 진행하고 있는 하트하트재단(이사장:신인숙)은 지난달 29일 화성초등학교 전교생 600여 명을 대상으로 캠페인 ‘해피스쿨’을 진행했다.
오산대역을 따라 넓게 펼쳐진 도로를 걸어 화성초등학교를 향하는 길. 아직 마음껏 꿈꿀 수 있는 나이. 차별이 생각으로 굳어지긴 전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음악을 통해 가르치는 현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 행복한 학교 만들기
햇살이 점심시간을 알리며 조금씩 기울어갈 무렵 도착한 화성초등학교. 이날 학생들은 발달장애인 전문 음악 연주가로 구성된 하트하트재단 하트미라콜로 앙상블의 연주를 듣는 날이다. 이미 두 개의 특수반에서 10여 명의 학생을 교육하고 있는 화성초등학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장애인인식 개선 교육 프로그램을 인성 교육 프로그램으로 선택했다.
이날 캠페인은 KBS개그콘서트 개그맨 송영길과 김수영 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개그맨 송영길 씨는 “전국 12%의 초중고등학교 학생이 장애인학우를 때리거나 괴롭힌 경험이 있는데, 여러분은 장애인을 어떻게 생각하나요”라고 말하며 하나의 퀴즈를 영상에 띄어 보냈다.
강당의 넓은 화면에는 ‘[ ]인은 공부를 못해’, ‘[ ]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요’, ‘학교에 다니면서 [ ] 을 괴롭히고 때렸어요’라는 문장이 나타났다. 연주에 앞서 나타난 장애인 인식 영상개선을 위한 문장들이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또는 지금 마음에 품고 있을 학생의 생각을 화면에 띄운 것이다.
첫무대는 하트 미라콜로앙상블 단원 홍정한(24세) 씨의 독주로 시작됐다. 발달장애 3급인 홍 씨는 백석예술대 클래식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경기도 예술제에 참여한 바 있다. 그는 연주 전 자신의 중ㆍ고등학교 학창시절 친구들의 놀림과 괴롭힘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꾸준히 악기를 연습해 대학에 갈 수 있었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플루리스트 홍정한 씨는 이날 ‘You raise me up’ 연주로 첫 무대를 열었다. 연주를 마친 후 음악이 사라진 자리에는 고사리 같은 손에서 나오는 박수소리가 대신 가득 채웠다. 하트 미라콜로 앙상블은 이 꿈을 담아 지난 2012년에는 17회의 연주를 통해 전국 17개교 9,100여 명 학생을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교육을 실시했고, 올해는 전국 30개 학교 15,000여 명을 목표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해 창립된 하트하트 미라콜로앙상블은 전문음악대학을 졸업한 발달장애우로 구성된 직업음악인이 함께하는 곳이다.
두 번 째 ‘THE SOUND OF MUSIC MEDLEY’와 ‘거위의 꿈’ 연주를 위해 단원 9명이 차례로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학생의 망설임 없는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마지막 곡으로는 ‘라데츠키 행진곡’이 선택됐다. 마지막 곡이 끝난뒤 화성초등학교 전교생은 이날 ‘함께 사는 아름다운 세상’ 표어를 외친 뒤 대표 학생 3명을 비롯해 △장애인의 재능을 인정합니다 △장애인의 능력을 존중합니다 △장애인과 더불어 함께 합니다 등 3개 선서문 조항을 선서한 후 하트하트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 음악으로 다가가는 인식개선
해피스쿨에 참가한 4학년 박혜원 양은 “솔직히 처음에는 장애인과 친구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공연 감상 후에는 그런 마음이 없어졌다”며 “몸이 불편하거나 부족한 친구도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을 깨달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위성정 교장선생도 “최선을 다한 연주를 통해 화음으로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어낸 모습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재능을 나눠주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좋은교사운동 임종화 공동대표는 이와 관련 “장애우를 위한 특별반은 대부분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이제는 학교에 따라 특수반과 일반반의 조화를 위한 인식개선이 중요 사항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주변에 서로의 차이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설은 부족하다”며 “실제 만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장애학생을 위한 통합수업을 진행 하지만 문화ㆍ예술을 통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 대표는 “그런 면에서 음악을 통한 장애인식개선 캠페인은 학교 교육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며 “학교 폭력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음악ㆍ체육ㆍ미술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교육현장에서는 소위 공부만 강조하게 되는데 그에 앞서 함께 사는 경험을 어린 시절부터 제공해 줘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장애인 인식개선 사업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