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들이 실적 위주의 학문연구에만 몰두하며 목회현장을 멀리했다는 것과 한국 교회 발전을 위한 신학적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을 마음 속 깊이 자성합니다.”
한국기독교학회가 지난 13일 ‘신학자가 목회자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한국 교회 목회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는 목회자들을 초청해 신학교육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목회자가 본 한국 신학교육과 목회현장’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16여 명의 목회자들이 한국 신학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신학자들을 향해 목회현장에 필요한 신학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정장복 회장(한일장신대 총장)은 “그동안 신학자들이 신학 교육의 전당에서 목회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신학교육과 함께 목회적 훈련을 실시했지만 목회 현실은 점점 어려워지고 신학과 목회의 간격의 벽이 높아만 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특히 “신학자들도 실적 위주의 학문연구에만 몰두하다 보니 목회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한국 교회 발전에 필요한 신학적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자책한다”며 “목회 일선에서 한국 교회를 말없이 부흥시켜 온 목사님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신학의 방향을 재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신학교육은 목회자 양성과 목회를 위한 신학교육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신학교육은 목회자 양성보다는 유수한 질적 수준의 신학자 양성에 있었습니다. 학벌과 전공분야의 심화 등이 강조되면서 신학이 세분화되었고, 통전성을 잃어버려 이데올로기화, 모형주의, 판박주의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파생된 문제가 목회현장을 위한 신학교육을 사라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목회자 재교육을 등한시 하면서 신학과 목회현장의 거리가 더욱 멀어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신학의 전 분야와 목회현장 사이의 통전적 이해가 신학교육의 절실한 과제”라며 “신학교와 교회 모두 실천신학의 확대, 목회자 재교육, 평생교육 기회 확대, 교회 연합적 실천신학 확대 등을 위한 신학교육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목회자 연장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목회자들의 의견에 대해 정 회장은 “목회자 연장교육의 필요성은 과거에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문제”라며 학점위주 교육보다 기능위주의 연장 혹은 재교육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교단과 신학교의 원활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교단별로 목회자 연장교육을 대학별, 지역 교회별로 실시하는 것도 좋지만 호남권, 영남권, 경기권, 서울권 등 권역별, 범교회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보수와 진보적 성향입니다. 때문에 이런 문제점을 포괄하는 차원에서 한국 교회를 이끌어가는 목회자들이 중심이 되고, 신학계가 뒷받침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이론이 없는 지나친 현장중심적인 신학교육이 자칫 신앙적, 예언자적 지성의 폐해를 불러올 수 있지만 현장중심적인 신학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신학교육은 목회현장적 커리큘럼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현장중심의 신학교육에도 이론이 반드시 포함돼 있습니다. 동시에 신학이론이 없는 목회현장도 없습니다. 오늘 신학교육이 얼마나 목회현장과 동떨어진 교육을 해왔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오늘 목회현장과 신학교육의 상관관계 지표를 제시해 준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신학교와 신학자들은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정 회장은 “한국 교회 신학과 목회현장은 나눌 수 없는 통전적 신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동시에 신학과 현장의 재해석과 자기동일성 이해, 상관관계의 신학, 유비의 신학(Analogic)을 회복해 교회를 위한 신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학교와 신학자들은 성서와 복음의 역사적 해석, 지적 봉사, 예언자적 사명을 가지고 신학을 연구하겠습니다. 목회현장은 신학이 판박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관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 주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