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척교회 목회 병법 중에 “깡통을 찌그려 버려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구걸할 어떤 것도 있게 하지 말고,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며 목회해야 한다는 말이겠죠? 사실 개척교회의 어려움은 사람도 물질도 없는 것이고, 부임한 목회의 어려움은 평생 사람 때문에 시집살이 목회를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개척교회나 부임한 목회나 주님만 바라보며 목회해야 한다는 건 똑같은 거죠.
후배 목사들 중 혹 “어떻게 목회해야 합니까?”라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새벽기도 때 제일 늦게 일어나라고 말해 주기도 하는데요, 기도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제일 늦게까지 새벽기도 자리에 있는 게 그리 쉽진 않을 겁니다.
어느 목사님이 처음 지하에 개척교회를 시작해 유일한 교인인 사모를 앞에 두고 설교하는데, 솔직히 말씀 전하는 데는 별로 관심 없고 출입문에만 관심이 가더랍니다.
39평 상가 3층에서 시작한 제 개척 목회가 그랬습니다. 아내와 젖먹이 두 딸을 앉혀 놓고 설교한다는 게 쉬운 일도 아니었구요. 새벽기도 시간에도 설교하기가 부담스러워 “그냥 기도하세요~” 하고 강대상 뒤에서 혼자 기도하곤 했습니다.
어느 날 평상시와 같이 기도하는데 아내가 다급한 소리로 “목사님~ 오셨어요! 어느 성도분이 오셨어요~~” 했습니다. 그 소리에 뒤돌아보니 어느 여자 성도가 새벽예배에 처음으로 우리 교회에 참석한 것입니다. 그 성도가 지금은 우리 교회 권사님이 되신 ‘김삼례 권사님’이시구요.

김삼례 권사님은 어느 날 새벽기도를 가고 싶어, 우리 교회를 우연히 찾았고, 교회 문고리를 잡는 순간, ‘아~ 나는 평생 이 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드려야 하는구나~~’하는 감동이 들더라나요. 매일 새벽 제단을 지키는 김삼례 권사님이 작은 씨앗이 되어서 한 명 두 명 새벽기도 성도가 늘기 시작했고, 그 기운에 힘을 얻어 현수막을 전봇대에 혼자 올라가 설치하고, 아파트를 돌며 아내와 전단지를 돌리고 특별새벽기도를 시작했고, 처음 10명이 넘는 성도가 참석한 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 목회를 32년째 하고 있습니다. 삼십 대 초반의 목사는 이제 흰머리가 희끗희끗해 염색을 해야 하는 모습으로 변해버렸고, 32년의 세월을 지내오면서 초창기 상가교회에서 젊었던 성도들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젠 ‘아무도 없는 교회’는 아닙니다. 하지만 베드로의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으로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는 고백이 우리 평생의 고백이 되길 소망합니다.
우리네 삶은 “주님의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이 고백이 평생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길 소망해 보는 새벽입니다.
부천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