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이슬람교 올라가고, 불교·천주교·원불교 내려가고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해마다 연말이면 발표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종교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 최근 3년 연속 개신교인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종교 중 개신교의 호감도는 올해도 3위에 그쳤지만, 1년 전에 비해 2.3점이나 상승한 결과가 눈에 띈다.
한국리서치는 2020년부터 우리나라 주요 5대 종교에 대해 호감도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자사 정기조사 웹페이지 ‘여론 속의 여론’ 에 공개하고 있다.
지난 18일 발표한 ‘2024년 종교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감도 순위는 불교가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천주교와 개신교, 원불교, 이슬람교 순이었다.
호감도 조사는 감정온도 방식으로, 각 종교에 대해 매우 차갑고 부정적 감정이라면 0점, 매우 뜨겁고 긍정적 감정이라면 100점, 긍정도 부정도 아니라면 50점을 매겨 평균 점수를 구하는 평가 방식이다.
전체적으로 호감도 순위는 작년 종교인식조사 결과와 같지만 호감도 점수에서는 종교별 등락이 확인됐다.
불교 호감도는 51.3점으로 작년 대비 1.2점 낮아졌다. 5대 종교 중 유일하게 50점을 넘었으며, 응답자의 43%가 긍정적 호감을 갖고 있었다.
천주교 호감 점수도 낮아졌다. 지난해 대비 2.7점 낮아진 가운데 평균 48.6점을 기록했다. 천주교 긍정적 호감도를 가진 사람은 39%로 부정적 호감도 31%보다 많았지만, 천주에 대해 매매우 부정적인 사람이 전체 응답자 중 22%로, 매우 긍정적인 사람 18%보다 높은 특징을 보였다.
주목되는 점은 개신교 호감도가 2022년 이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데 있다.
올해 개신교 호감도는 35.6점으로 불교와 천주교에 비해 낮았지만, 2022년 31.4점에서 작년 33.3점, 다시 올해는 35.6점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신교에 대해 긍정적 호감도를 가진 사람은 22%였으며, 41%는 호감도가 24점 이하로 아주 낮은 편이었다.
원불교 호감도 역시 1년 전보다 1.4점 낮아져 28점를 기록했으며, 이슬람교 호감도는 2점 상승해 16.3점을 기록했다.
18~29세 개신교 호감도 점수 상승
종교별 호감도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불교 호감도의 경우 30~40대와 서울지역에서 소폭 하락했다.
전체 연령대에 있어 불교 호감도는 50점 이상을 기록했으며, 30대의 경우 3.6점이 하락한 48.6점으로 50점대 아래로 내려갔다. 서울지역에서 4.1점 하락하고 광주 전라지역은 7.3점 상승했다. 불교 신자 자신이 생각하는 불교 호감대는 73점으로 작년과 비슷했다.
천주교 호감도는 40대 이상은 50점 이상이지만, 20~30대 호감도는 38.6점과 40.7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인천경기 지역,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호감도가 각각 4.2점과 4.7점 낮아졌다. 천주교 신자 스스로 평가한 호감도는 79.5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개신교 호감도에 대한 세부 분석결과는 불교와 천주교에 비교해 긍적적으로 평가할 만 했다.
여전히 60세 이상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개신교 호감도 높은 가운데, 18~29세와 40대에서 개신교 호감도가 적지 않게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전년도보다 4점 이상 올라 18~29세 34.1점, 40대는 35.8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인천경기지역 2.6점 상승한 37.9점, 광주전라지역 4.5점 상승한 39.1점이었다.
조사 보고서에서는 천주교 신자의 개신교 호감도 증가도 담겨 눈길을 끌었다.
천주교 신자들은 1년 전보다 무려 7.5점이나 높아진 35.5점을 기록했으며, 종교가 없는 사람들의 개신교 호감도도 1년 전보다 4.3점나 높아져 24.5점으로 조사됐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결과는 개신교 신자들이 스스로 평가한 개신교 호감도 점수가 크게 낮아진 점이다. 1년 전보다 6.5점이나 낮아진 71.4점을 기록했다.
한국리서치는 “3년간 5개 종교별 호감도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면서 “천주교 호감도가 높은 사람은 불교나 원불교에도 대체적으로 높은 호감도를 갖고 있었으며, 이는 천주교 호감도가 낮은 사람은 불교와 원불교에 대해서도 호감도가 낮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개신교와 관련해 다른 종교와 상관관계는 부족하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한국리서치는 “개신교와 다른 종교에 대한 호감도는 상관관계가 낮거나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개신교에 대한 평가는 다른 종교들과 달리 독립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종교 내 삶의 영향” 개신교 가장 높아
올해 조사에서도 ‘종교의 영향력’ 관련해 조사 항목이 포함됐다. “종교가 내 삶에 영향을 준다”는 응답은 전체적으로 1년 전과 변화 없이 약 35% 수준이었다.
종교가 있는 사람의 평균은 긍정 비율은 63%인 반면, 종교가 없는 사람은 7%만이 종교가 내 삶에 영향을 준다고 반응했다.
종교별로 보면 역시 개신교 신자의 79%가 종교 영향력을 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천주교 신자는 62%, 불교 신자는 44%만이 종교가 자신의 삶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었다.
“종교가 한국 사회에 영향을 준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72%로 작년과 비슷했으며, 종교가 없는 사람의 68%도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동의했다.
향후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향후 커질 것”는 항목에 동의한 응답자는 19%로, 전년도보다 5%나 감소한 특징도 보였다. 영향력이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53%로 전년보다 3% 늘었고, 작아질 것이라는 응답자는 20% 선이었다.
비신자, 개신교 ‘부정적’ 이미지 연상도
이번 조사에서는 각 종교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를 자유응답 방식으로 받아 자주 떠올린 단어를 분석했다.
불교는 신자나 비신자나 할 것 없이 ‘마음’ ‘스님’ ‘자비’ 등 불교 특유의 종교적 가치가 반영된 단어를 주로 연상했고, 천주교는 ‘마리아’ ‘성모’ ‘신부’ 등 이미지를 연상했다. 반면 개신교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에서는 신자는 믿음, 사랑, 하나님, 목사 등이 많았다. 하지만 비신자나 개신교 호감도가 낮은 응답자들의 반응을 보면, 사이비, 이기적, 집단, 개독 등의 부정적 이미지 연상이 적지 않았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웹조사 방식을 활용했으며,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 추출 방식으로 표본을 수집했다. 조사 결과는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허용 표집오차는 ±3.1%p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