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장종현 목사가 설립…백석학원의 건학이념 공유
말씀과 기도, 성령 붙들며 ‘개혁주의생명신학’으로 무장
다음세대 향한 학원복음화 사역으로 ‘영적 지도자’ 양성
성도들의 빛나는 헌신, 지역사회 넘어 열방에 복음 전해
하루 유동인구가 수만명인 서울 지하철 2호선 방배역 계단을 오르면 십자가를 단 교회 하나가 분주한 거리를 지킨다. 주인공은 지금으로부터 43년 전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는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진 백석대학교회다.
백석대학교와 백석예술대학교 캠퍼스가 조성된 방배동 일대는 주거와 상업지구가 혼재된 곳이다. 이처럼 번화한 도시 한복판에서 날마다 기도와 찬양의 열기를 뿜어내는 백석대학교회를 두고, 곽인섭 담임목사는 “‘대학의 영적 중심지’이자 ‘도심 속 기도원’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고 전한다.
무엇보다 “학원과 교회는 한 몸”이란 마음으로 진력해온 백석대학교회는 이제 학원복음화를 넘어 지역선교의 전초기지로 발돋움했다.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와 성도들의 헌신으로 대학교회의 태생적 한계를 딛고 놀라운 부흥과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갈급함 채우는 ‘영적 발전소’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목사님은 ‘영적 생명을 살리는 교육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건학이념에 따라 1981년 백석대학교회를 세우셨습니다. 모든 사역은 반드시 ‘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겁니다.”
2017년 담임목사로 부임한 곽인섭 목사는 백석대학교회가 태동한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특히 백석대학교회가 백석학원과 생사고락을 함께 나누며 성장해 왔음을 언급한 그는 “‘학교가 교회이고, 교회가 곧 학교’라는 마인드로 사역에 임한다”고 전했다.
백석대학교회는 대학교회 특성상 성도들 중 교직원과 학생이 많다. 교회는 이들을 위한 ‘영적 발전소’라는 곽인섭 목사는 “먼저 교직원들이 영성을 회복해 캠퍼스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가장 기본이 되는 ‘예배’와 ‘말씀’을 바로 세우는 일에 큰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가장 강조되는 것이 금요기도회. 곽인섭 목사는 “백석의 신학적 뿌리인 개혁주의생명신학 7대 실천운동을 보면, 간절한 기도로 성령의 역사를 구하는 ‘기도성령운동’이 있다”며 “금요기도회가 교직원들은 물론 주민들을 포함한 전 성도들에게 이런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요즘은 평일 도심에서 하나님께 간절히 부르짖을 공간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백석대학교회가 도심 속 기도원이 돼 성도들의 영적 갈급함을 채워주고 싶었습니다. 이 시간 성도들이 강대상에 올라 십자가 앞에 무릎 꿇고 뜨겁게 기도하는 풍경은 우리 교회에서 낯설지 않죠.”
복음의 파수꾼으로 활약할 교직원들의 믿음을 격려하는 길은, 동시에 교회도 ‘영적 생명력’을 얻는 길이다. 곽인섭 목사는 “신앙생활의 열정을 되찾은 성도들은 자연스럽게 학교에 대한 비전도 갖게 된다. 교회 사랑이 곧 백석학원을 향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교회의 정체성을 안고 출발했지만 놀라운 대목은 백석대학교회 성도의 절반가량이 지역 주민들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2018년 완공된 백석비전센터로 교회가 이전함에 따라 접근성이 더욱 용이해지면서 교회 문을 두드리는 주민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곽인섭 목사는 “백석예술대와 백석대 신대원을 품은 우리 교회는 ‘학원복음화’와 ‘영적지도자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리적 특성과 더불어 ‘하나님이 함께, 이웃과 함께, 너와 내가 함께’라는 백석학원의 건립이념을 따라 교회는 지역민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둔다”고 했다.
덕분에 백석의 신학적 정체성이자 뿌리인 ‘개혁주의생명신학’은 교직원과 학생뿐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전파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말씀’과 ‘성령’을 붙들어야 한다는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을 이어받아 모든 성도들은 생명양식으로 매일 큐티를 진행한다.
이 밖에도 백석대학교회는 ‘수요성경공부’와 ‘공동체 성경읽기’로 말씀에 기반한 건강한 신앙의 울타리가 되어준다. 성도들은 코로나 기간에도 꾸준히 줌으로 모이기에 힘쓰며, 양육에 의욕적으로 동참했다.
곽인섭 목사는 “개혁주의생명신학은 결국 ‘본질’을 붙드는 운동”이라며 “특히 ‘말씀’을 읽고 ‘성령’을 내 안에 모실 때 진정한 자기부인과 거듭남이 일어나고 다툼과 분쟁이 사라진다. 이것 없이 봉사하면, 교회 안에 문제만 생긴다”고 소신을 밝혔다.
다음세대 영적 생명 살린다
개혁주의생명신학으로 단단히 무장한 백석대학교회. 백석학원이 기독교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의 사명을 안고 출발한 만큼, 교회 역시 먼저는 오늘날 ‘다른 세대’로 변모해가는 ‘다음세대’를 보듬는 일에 두 팔을 걷어붙인다.
대학과 교회는 ‘좋은 파트너’라는 곽인섭 목사는 “다만, 각 대학이 ‘교목실’을 따로 두고 있다. 우리는 대학교회로서 교목실 사역을 지원하고 협력 사업을 전개한다”며 “대학의 전도집회나 세례식에 참여한 아이들을 교회로 인도하는 등 교회와 학교를 잇는 가교 역할”이라고 말했다.
매주 목요일 오전 백석예술대 곳곳에서 학생들에게 샌드위치와 음료를 나눠주는 ‘백석인의 행복한 아침’은 교회가 대학과 손잡고 펼치는 대표 사역이다. 교인 20여명으로 구성된 안드레 전도단은 끼니를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맛있는 간식을 전한다.
벌써 5년째 매주 같은 자리에서 간식을 건네며 전도하고 있다는 김병운 부목사는 “학생들의 얼굴을 익히며 친근하게 다가가려 노력한다”며 “교인들이 예수님의 사랑과 섬김을 몸소 실천해 기독교에 대한 학생들의 반감을 줄여가는 것이 귀한 열매”라고 돌아봤다.
백석대학교회는 지역사회 청소년과 청년들을 향해서도 복음의 손길을 뻗는다. 그중에서도 인근 동덕여중에선 무려 20년 넘게 기독교 동아리를 지원해왔다. 학교를 비롯한 교회 바깥의 현장에 직접 찾아가 예배와 기도 모임을 세우는 작업이다.
김병운 목사는 “지역사회 아이들과 적극적으로 접점을 확대하는 시도가 요청된다”며 “현재 동덕여중은 비기독학교지만, 기독교 동아리를 통해 학생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전교생 300여명 중 200여명이 참여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위치한 서초구는 학군지로 초중고등학교가 대거 포진돼 있다. 이에 다음세대를 담당하는 교역자들과 교사들은 하교 시간에 맞춰 초중고 정문 앞에서 ‘버스킹 노방전도’를 꾸준히 실시하며, 하나님이 예비하신 영혼 구원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석대학교회는 N포세대로 대변되는 젊은이들의 고단한 삶을 응원하고자 2015년부터 낙성대역 부근에 청년공간 ‘이음카페’를 세우고 물심양면 후원을 이어 오기도 했다. 특별히 관악구에 주목한 이유는 서울시에서 청년 1인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청년특구’이기 때문이다.
백석대학교회가 지원하는 이음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의 주린 배와 마음을 채워주는 공간이다. 누구든지 식사와 음료는 물론이고 공부·강연·모임까지 전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이음은 ‘청년선교’에 대해 고심하던 백석대학교회의 과감한 결단에서 비롯됐다.
현재 백석대학교회는 이음에서 운영하는 자체 프로그램에 힘을 보탠다. 고향이 그리울 청년들을 초대해 따뜻한 한 끼를 선물하는 ‘집밥데이’부터 믿지 않는 청년들을 전도해 여행을 떠나는 ‘워라밸(Worship-Life Balance) 캠프’, 소외 이웃을 위한 ‘반찬나눔’까지…. 기쁨으로 자발적 섬김에 나선 교인들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아있다.
다음세대를 향한 열망은 한국교회는 물론 사회를 이끌 훌륭한 영적 지도자 육성으로 뻗어나갔다. 수많은 목회자와 선교사를 배출한 백석대학교회는 매 학기 백석대 신대원 등에 장학금도 기탁 중이다.
이제까지 신학교와 관계가 끊긴 적이 없는 백석대학교회. 신학교 교수들은 협동목사로서 교회에 영적인 도움을 주고, 교회는 받은 은혜를 또다시 후학 양성에 흘려보내는 아름다운 선순환을 이뤄가고 있다.
복음 흘려보낼 축복의 통로
백석 교단 내 ‘어머니 교회’로 불리는 백석대학교회는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에도 솔선수범 앞장서며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해왔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도엔 유례없는 집중호우와 잇단 태풍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미자립교회들을 돕는 일에, 백석총회에서 제일 먼저 나서 1,700여만원을 발 빠르게 후원했다. 당시 수해 헌금은 비대면 온라인 예배 중 모아진 것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같은 해 4월에는 미자립교회 월세지원운동에 적극 동참하며 선뜻 5,000만원을 헌금해 귀감이 됐다.
이처럼 백석대학교회는 복음의 확장을 위해 농어촌·미자립교회를 섬기는 일부터 노숙인·어르신·장애인·미혼모·조손가정 등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에 발 벗고 나서 선한 영향력을 학교 밖으로 키워왔다.
지면에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숱한 사역을 꾸려온 가운데, 김병운 목사는 “학원복음화와 지역선교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게 우리 교회의 강점”이라며 “그 결과 대학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비율이 성도의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했다.
해외선교도 활발히 전개해온 백석대학교회는 그동안 몽골,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에 복음을 전할 뿐 아니라 세계 미개척 선교지에 교회를 세우는 일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 같은 사역들이 가능할 수 있었던 데 대해 곽인섭 목사는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이자 한마음 한뜻으로 나서준 성도들 덕분”이라고 인사했다.
“우리 교회의 제일 자랑 중 하나는 성도들의 ‘마음 밭’이 참 넓고 좋다는 거예요.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에 공감해 늘 기쁨과 감사로 동참해 주니 사역이 동력을 얻는 겁니다. 말씀과 기도, 성령에 사로잡힌 우리 성도님들은 언제나 그릇에 차고 넘치게 부어주십니다.”
최근 백석대학교회는 추수감사주일을 맞아 ‘사랑의 저금통’ 이벤트를 열었다. 이날 성도들은 일정 기간 정성껏 모은 저금통을 다 함께 계수했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은 주체적으로 나서 예산을 향후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키로 결정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수고를 아끼지 않은 백석대학교회는 지난 한 해도 ‘나는 축복의 통로입니다’라는 표어를 온몸으로 살아내고자 몸부림쳤다.
곽인섭 목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은혜를 잘 흘려보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라며 “우리 교회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백석학원과 백석총회, 나아가 민족과 열방을 섬기는 데 부족함이 없는 ‘축복의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