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빈곤인구에게 새 삶의 자신감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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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빈곤인구에게 새 삶의 자신감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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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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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은 유엔이 선포한 ‘마이크로크레딧 (Microcredit·소액신용대출)의 해’
신년 특집 “빈곤층에게 자립의 희망을”

유엔(United Nations)은 지난해 11월 18일 2005년을 ‘소액 신용대출의 해’로 발표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풀이하면 소액 신용대출을 통한 ‘빈곤층 자립 지원의 해’로 선포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인 ‘소액 신용대출’. 그러나 세계는 이미 지난 98년 한국을 “소액 신용대출이 필요한 세계 5개 국 중 하나”로 지정했다.

IMF 이후 빈곤층이 늘어나는 사회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작은 관심이었다. 그러나 ‘소액 신용대출’이 새로운 경제 분야이고 개인과 사회를 튼튼히 한다는 점에서 유엔은 이 사업에 새롭게 주목했다. 그리고 올 한 해 동안 중점적으로 ‘마이크로크레딧’을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소액 대출이란 무엇인가


소액 신용대출의 효시는 1976년 방글라데시 모하메드 유누스교수가 설립한 ‘그라민 은행’을 꼽을 수 있다.
빈자(貧者)들의 은행이라 불리는 그라민은행은 소규모 사업을 새로 시작하거나 확장하기를 원하는 남녀 빈민들에게 작은 금액을 현지 시중 금리로 대출해왔다. 이미 방글라데시에서 350만 명 이상의 빈곤층 여성들이 25억 달러 이상을 대출받아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 그라민은행의 상환율은 98%에 가까운 성공율을 보이고 있다. 이 새로운 경제 프로그램은 빈곤층이 많은 남미 등지로 확산되면서 현재 세계 60여 개 국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소액 신용대출 금융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도 저소득층의 자립을 돕기 위해 이 사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소액 대출이 왜 필요한가


‘마이크로크레딧’은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은 사실상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신용대출이 불가능하고 담보를 제공할 수 없는 소위 금융의 사각지대에 놓인 우리 이웃들이 모두 ‘마이크로크레딧’의 대상이 된다. 최근 들어 국내에 늘어나는 신용 불량자들도 여기에 해당한다.


영문으로 ‘마이크로’라는 단어가 채택된만큼 대출규모도 매우 작다.
국내에 도입된 ‘마이크로크레딧’ 기관들은 최저 1백만원에서 최고 3천만원까지 대출한다. 그러나 대부분 1백만원에서 5백만원 정도를 지원받는다. 가능하면 적은 자본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 30년 간 세계적으로 소액 대출 활동을 해온 ‘오이코 크레딧’의 경우 지난 해 6월을 기준으로 약 7백70억 원을 빈곤층에게 대출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31개 집중 대상국을 지원하고 있다.


오이코 크레딧의 재원은 개인 투자가와 교회가 힘을 합쳐 2억 유로의 주식 자본을 만들어냈고 5천5백만 유로가 소액 금융에 투자된 것이다. 투자자들 역시 소액의 이자를 받는 데 빈곤층이 마음껏 소액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투자자들이 감수하는 2%대의 낮은 이율 때문이다.


한국 및 세계 국가들의 빈곤 현황


한국에 ‘소액 대출’이 도입된 것은 지난 98년 시티은행이 그라민은행에 1백만 불을 지원하면서 IMF로 경제적 어려움을 받고 있는 5개국에 ‘마이크로크레딧’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적당한 기관을 모색하던 시티은행은 ‘빈민 여성 교육원’을 운영하는 부스러기에 이 사업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고 부스러기가 ‘신나는 조합’을 만들고 2000년 그라민은행으로부터 5만불(당시 한화 6천만 원 정도)을 2% 이자로 빌려왔다.
씨티은행이 ‘빈민 여성 교육원’이라는 이름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소액신용대출의 당초 취지가 빈곤층 중에서도 빈민 여성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IMF이후 국내 경제 상황은 잠시 ‘반짝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건국대 경상학부 김진욱교수의 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97년부터 시작된 경제 불황은 98년 들어서면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고 99년 들어서면서 거시지표가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빈곤층과 노숙자는 오히려 꾸준히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의 ‘빈곤층, 차상위 계층 실태 조사 실시 현황 및 결과 보고서’에서는 한 달 수입이 최저 생계비 (4인 가족 기준 106만원)에 못미치는 빈곤층이 전 국민의 10.4%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10.4%에는 최저 생계비의 100~120%의 한 달 수입을 버는 ‘차상위 계층’도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에서도 제외된 잠재적 빈곤층이다.


한국의 실정만 열악한 것이 아니다.
유엔산하 중남미 경제위원회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중남미 지역 극빈층이 지난 20년 간 4천만 명 증가했으며 하루 평균 생활비가 유엔이 정한 최저 생계비 하루 2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생활 수준은 아프리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가 남반구와 북반구의 경제 격차를 고민하는 것도 빈곤이 남반구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빈곤 여성을 중심으로 ‘소액 대출사업’을 권장하는 것은 국제 노동기구(ILO)의 보고에서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전 세계 취업 인구 28억 명 중 40%가 여성이지만 여성 실업률은 남성보다 0.3% 높았고 임금 차별 등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 또 하루 1달러 미만의 임금을 받는 빈곤층 노동 인구가 전 세계에 5억5천만 명이고 이 가운데 60%인 3억3천만 명이 여성으로 추산된다.


마이크로 크레딧의 필요성


빈곤층을 위해 지원하는 소액 대출은 액수로 보면 아주 작은 금액이지만 이들의 자립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보증인도 없고 담보도 없고 신용도 없는 절대 빈곤층에게 주어지는 1~2백만원의 돈은 삶의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더군다나 공동체 형태로 지원되기 때문에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 시키고 경제 기초를 튼튼히 만들어 주는 장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가난한 사람들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데 있다. 경제구조에서 소외되면서 삶의 희망을 잃었던 사람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 ‘마이크로크레딧’의 가장 큰 목적이며 존재 이유다.

유엔은 올 한해동안 국제 캠페인과 심포지엄을 열고 회원국가를 중심으로 ‘마이크로 크레딧’을 홍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오이코크레딧 한국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마이크로크레딧을 알리는 다양한 사업이 전개된다.


교회를 중심으로 마이크로크레딧 투자자를 확보하고 해당 업체에서 생산한 물건에 대한 판로를 모색하는 한편, 다양한 국제 네트웍을 통해 ‘마이크로 크레딧’을 알려나가기로 했다.

특히 오는 10월 16일은 ‘마이크로크레딧 주일’로 전 세계 교회가 함께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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