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답변 이후 추진 전권 대표회장단에 위임
합의문에 이단문제 및 금권선거 차단 조항 삽입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간 기구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통합 합의문 초안이 처음 공개됐다. 합의문에는 여러 교단들이 우려한 이단 문제와 금권선거를 차단하는 조항이 삽입돼 눈길을 끌었다. 통합 합의문은 한기총에 전달됐으며, 한기총은 “한국교회가 소망하는 연합기구 통합을 공식적으로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장종현 목사)은 지난 3일 오후 5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9층 회의실에서 제7-3차 상임회장회의를 열고, 통합추진위원장 오정호 목사(공동대표회장)로부터 연합기구 통합 추진 상황을 보고 받았다.
통합추진위원장 오정호 목사가 공개한 합의문 안에 따르면, 기구가 통합될 경우 기관 명칭은 ‘한기총’으로 하고, 운영방식은 ‘한교총’의 정관과 제 규정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서는 오정호 목사가 통합 대표회장을 맡고, 공동 대표회장단 구성은 규정대로 하되 한기총에서 추천한 1인을 포함하며 연임 제한 규정도 담았다.
통합 이후 기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3년 동안 대표회장을 인선위원회에서 추대하도록 한 규정도 주목된다. 과거 한기총 파행의 주요 문제였던 금권선거를 차단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구 통합의 최대 난제로 지적되어온 한기총 내 이단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한국교회 공교단 결정을 존중한다. 한기총이 진행해온 이단 관련 사항의 처리 내용은 한교총에서 수용한다”는 선에서 합의안이 마련됐다.
현재 한기총의 부채 2억원은 통합 기관이 담당하고, 통합 이후 제기되는 부채는 양 기관 현 대표회장과 사무총장이 책임지고 해결한다는 내용도 담겼으며, “통합이 무산된 경우, 한교총이 중심이 되어 3대 종단(기독교, 불교, 천주교) 협의체를 구성하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상임회장단은 한기총이 공문으로 보내오는 최종 답신을 확인하기로 했으며, 이후 추진 사항은 대표회장단에서 처리하도록 위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 기독교 140주년 기념대회와 한국교회 비전대회’를 오는 11월 12일 천안 백석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주요 인사 300명을 초청한 가운데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가 대회사를 전하며,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이영훈 대표총회장이 설교자로 선정됐다. ‘한국 기독교 140주년 성과와 과제 오피니언 조사 결과’와 ‘한국교회 비전선언문’이 발표될 예정으로,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가진 인사들을 추천 받아 ‘한국교회 대상’ 시상식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회무에 앞서 오는 10월 27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와 큰 기도회’를 추진 중인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와 거룩한방파제 사무총장 홍호수 목사가 참석해 행사 취지와 의미를 설명했다.
손현보 목사는 “지난 7월 대법원이 동성커플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판결을 받고 많이 울었다. 동성애 합법화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 역량을 결집해 죽더라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미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들이 동참 의사를 모아주셨다. 특히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님께서 적극 지지하고 응원해 주어서 큰 힘을 얻었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대표회장 장종현 목사도 “동성애 합법화에 대해 방심하지 말고 경각심을 갖고 한국교회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야 한다. 교단장들께서 사명을 가지고 이번 대회에 참여해 우리 사회에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하자”면서 “개인을 떠나 한교총 대표회장으로서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상임회장단은 각 회원 교단에 한교총 명의 공문을 발송해 ‘교단 차원에서 기도회에 공식 참여해 줄 것’과 ‘9월 정기총회를 개최하는 교단에서 참여를 공식 결의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한편, 회의에 앞서 가진 예배에서 장종현 목사는 ‘서로 짐을 져야 합니다’는 주제로 말씀을 전하고, “성령이 임한 영적 지도자는 자기 생각과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먼저 살피며 한국교회를 위해 일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