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기독미술인회(회장:신미선, ECAA) 10주년 기념 ‘성경을 그리다 100호전’이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동덕아트갤러리 전시홀에서, 9월 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천안 그레이스7갤러리에서 각각 열린다.
ECAA는 이화여대 출신 기독 미술인들로 구성된 미술단체로 성경 각 권을 정해 매월 예배를 드리고 말씀을 묵상하면서, 작품 제작에 임했다.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라는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전시회를 준비했다.
지난달 28일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열린 오프닝 예배에서 인사말을 전한 신미선 회장은 “10주년 전시를 준비하면서 뒤를 돌아보니, 꿈을 안고 달려온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복음으로 잉태한 곳 이화캠퍼스에서 청춘의 시간을 보낸 우리 각자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소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 아름다운 소명을 위해 지난 10년 동안 함께 하신 ECAA 작가님들의 동행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화기독미술인회는 새로운 마음으로 이 길을 걸어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1부 예배는 정두옥 작가의 인도로 장원철 목사(삼이삼교회 담임, ECAA 지도목사)가 ‘형식 미학과 존재 미학의 어우러짐’을 주제로 설교를 전했다. 10주년 전시 축하 순서로 진행된 2부는 신미선 회장이 인사말을 전했으며, 기독 미술작가로서 힘써온 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아름다운 순례 작가패 및 공로패’를 수여했다.
이어진 3부 순서는 4인 4색 아트 토크시간으로 미술 평론 분야에 서성록 교수(안동대 미술학과), 미학 분야에 안용준 교수(목원대), 신학 분야에 장원철 목사, 작가 분야에 방효성 작가가 참여했다.
이날 강연에서 서성록 교수는 “오늘도 작가들은 여러 가치와 담론이 경합하는 문화적 투쟁의 중심에 서 있다. AI와 뉴미디어, 공공미술 등 다양한 장르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지만 그 근본에는 ‘세속주의’라는 물줄기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현실 속 크리스천 작가의 대응 방안으로 그는 로버트 웨버(Robert E. Weber)가 기독교와 문화의 관계를 ‘동일’, ‘분리’, ‘변혁’ 등 세 가지 모델로 정의한 것을 제시했다.
‘동일’ 모델은 다른 말로 하면 적응이며, 기독교가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세상 문화에 동화되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기독 문화가 점점 세상 문화에 영향을 받고 익숙해지면서 세속화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분리’는 세상 문화에 참여하기보다는 고립되거나 괴리된 상태를 고수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기독교 공동체 바깥세상에 하나님의 임재가 부재하다고 보는 시각은 기독교의 중요한 믿음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여기선 기독교 문화가 세상에 영향을 전혀 주지 못하고 세상과 무관한 존재로 남게 된다.
서 교수는 “반면 ‘변혁’ 모델은 세상 속에 있으면서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영향을 주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크리스천 예술에 대한 인식도 여기에 기반한다”며, “곧 신실한 신앙을 가지고 세상을 섬기되 창조와 타락, 회복의 기독교 세계관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기독교 공동체는 외딴섬에 살고자 해서는 안 되며, 세상 가운데 남아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여도 선한 것을 추구하고 보존하는 일을 통해 우리의 세상은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