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 복판서 시와 그림 향유…천안 문화예술 명소로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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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 복판서 시와 그림 향유…천안 문화예술 명소로 발돋움”
  • 천안=김수연 기자
  • 승인 2024.07.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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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석학원 부속·부설기관 탐방⑦ 시와 그림을 품은 천안의 명소 ‘백석문화예술관’

김소월 등 기라성 시인들 자료 소장한 ‘山史현대시100년관’
‘보리생명미술관’ 영적 생명력 담은 박영대 화백 작품 전시
한국의 문화예술 자산…대학 위상 높이고 지역발전에 기여

1976년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서 대한복음신학교로 출발한 백석학원영적 생명을 소유한, 사람다운 사람을 기른다는 소명을 품고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현재 3만여명이 수학하는 백석대학교·백석문화대학교·백석예술대학교는 인재 배출의 요람이 됐다.

백석학원이 외형적 성장 못지않게 탄탄한 내실을 구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특별히 설립정신을 공유한 각 대학의 교수진과 여러 부서 교직원들, 그리고 많은 부속·부설 기관들의 노고와 동행 덕분이다.

이 기관들은 하나님이 함께, 너와 내가 함께, 이웃과 함께라는 슬로건을 따라 기독교 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고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 묵묵히 구슬땀을 흘려왔다. 이에 본지는 백석학원을 세워가는 대학들의 여러 부서들과 부속·부설 기관들을 소개한다.

이번 호 주인공은 천안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아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백석문화예술관이다. 도심 한 복판에서 아름다운 시와 그림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山史(산사)현대시100년관보리생명미술관을 이끄는 문현미 관장을 만나 가치를 조명했다.

백석문화예술관 문현미 관장.
백석문화예술관 문현미 관장.

현대시 100년사 발자취 총망라
시를 보고 듣고 읽고 쓰는 공간 

천안 백석대학교 창조관 13층에 들어서면, 국내 유일무이한 시 전문 문학관인 山史현대시100년관이 관람객을 반긴다.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이곳은 우리나라 현대시 100년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한자리에 담아내는 뜻깊은 곳이다.

山史현대시100년관이 태동한 배경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천안 출신의 문학평론가 김재홍 경희대 명예교수가 평생 배를 곯아가며 수집한 시 관련 자료 16천여점을 다름 아닌 백석대에 선뜻 기증하면서다.

문현미 관장은 김재홍 교수가 2008년 서울 명륜동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현대시박물관에 소장·전시한 모든 자료를 우리 대학에 기증했다. 그 뜻을 기억해 박물관 명칭에 그의 호인 산사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130
평의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山史현대시100년관은 주제별로 총 4개 관으로 구성돼 현대시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1관은 현대시를 연대별로 정리해 특징과 주요 시인들·시집을 소개한다. 김억의 해파리의 노래김소월의 진달래꽃김동환의 국경의 밤등 한국현대시사에서 소중한 희귀 시집은 물론 한용운의 님의 침묵과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원판도 볼 수 있다.

2관은 시와 그림이 조화된 시화일률공간이다. 3시와 삶은 시인들의 육필 병풍과 원고 등을 접할 수 있다. 마지막 4관 시의 숲시를 읽다, 시를 듣다, 시를 담다를 주제로 주요 시인들의 인터뷰 영상을 감상하고 직접 낭독한 자작시를 들을 수 있다. 특히 원고지로 꾸며진 벽에 시를 직접 써 보는 참여 코너가 마련돼, 시와 친숙해질 기회를 제공한다.

어느덧 10년의 세월을 지나 시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 山史현대시100년관. 시작부터 지금까지 각고의 노력을 들여 운영을 전담해온 문현미 관장은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들이 감동적인 시 한편으로 큰 위로를 얻고 삶을 되돌아보는 힐링의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바랐다.

역사의 굴곡을 견딘 시인의 초상화와 대표 시, 당대 발간된 시집을 다채롭게 만날 수 있는 현대시100년관은 역사적·문화예술사적으로도 상당한 의의를 지닌다.

김소월, 이육사, 윤동주, 정지용, 서정주, 오탁번, 나태주, 정호승 등 역사의 굴곡을 견딘 기라성 같은 시인들에 관한 자료 16천여점 대부분은 문화재. 그동안 교과서에서만 접했던 인물들의 생생한 면모를 조우할 수 있다.

山史현대시100년관에는 기라성 같은 시인들의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문현미 관장은 시인 개개인을 기리는 개별 문학관은 많지만, 대학 차원에서 현대시 100년의 역사를 총망라해 관련 자료를 집대성한 박물관은 백석밖에 없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국어를 바탕으로 쓰인 시를 보존하는 일은 대한민국의 정신과 뿌리를 계승하는 위대한 작업이라며 현대시는 우리가 걸어온 역사의 발자취를 가슴에 절절하게 새기고 민족적 긍지와 자긍심을 심어준다는 점에서도 깊은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山史현대시100년관은 그동안 다양한 기획전특별전그리고 초대전도 개최했다. 시인 초청강연을 비롯해 풍성한 문화행사를 주도해온 것. 광복 70주년에는 서울시와 손잡고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현대시 전시회를 열어 외국인들에게도 선보이는 쾌거를 거두었다.

문현미 관장은 山史현대시100년관을 생명력넘치는 역동적인 문학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소장 콘텐츠들에 대한 끊임없는 확대재생산이 이뤄져야 한다현대시가 시민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게끔, 이곳이 소중한 소통의 장이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山史현대시100년관에서 학생들이 시 낭송을 들어보고 있다.

 

山史현대시100년관 내부 모습.<br>
山史현대시100년관 내부 모습.

보리의 영적 생명력에 힘을 얻다
박영대 화백의 예술혼 듬뿍 담겨

山史
현대시100년관과 함께 백석문화예술관의 또 하나의 중심축을 이루는 곳은 보리생명미술관이다. 창조관 13층에 위치한 이곳은 수많은 걸작을 남긴 세계적인 보리화가 송계(松溪) 박영대 화백이 2017년 자신의 작품 137점을 기증하며 발걸음을 뗐다.

특히 박영대 화벽은 백석대의 따뜻한 면모에 마음을 연 것으로 익히 알려졌다. 백석대는 2014생명의 씨앗작품을 처음 기증해 준 박영대 화백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박영기 화백 초대전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 관람차 방문한 백석대 교직원과 학생들이 너나할 것 없이 활짝 웃으며 ‘(주 안에서)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한 모습에 감격한 것이다.

문현미 관장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백석대의 교육이념과 구성원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던 박영대 화백은 평생 그린 작품 전량을 기부했다아울러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총장님의 과감한 용단과 지원에 힘입어 山史현대시100년관에 이어 보리생명미술관을 개관하고, 백석문화예술관의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보리생명미술관은 1보리: 생명을 꿈꾸다2리듬과 자유: 생명을 노래하다그리고 기획전시실 등 3개 파트로 나뉜다. 풍경에서 반구상, 나아가 세련된 추상에 극사실과 비정형까지.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이어온 박영대 화백의 투지와 예술혼이 듬뿍 담긴 공간이다.

이 가운데 보리가 지닌 영적 생명력에 주목한 문현미 관장은 박영대 화백의 작품 속 보리알은 생명의 씨앗을 상징한다보리의 생명성을 모티브로 한 작품의 주제는 사람을 변화시키고 영적 생명을 살린다는 백석학원의 건학이념과도 잘 맞닿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린 겨울을 이겨내고 알알이 단단하게 영글어 들판 가득 일렁이는 보리를 조감하면서 관람객들이 고단한 삶 중에서 힘을 얻으면 좋겠다. 생명력 넘치는 보리를 닮아 다시 한번 약동하는 계기가 되길 소원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현미 관장은 보리생명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지금까지 다채로운 특별전시회를 꾸려왔다. 덕분에 백석문화예술관은 연중 내내 활력으로 가득찬다. 최근에는 시를 사랑하는 화가 정창기 화백의 기억 너머 기억초대전을 성료했다. 오는 8~11월은 현대조각계의 원로이자 거장인 최종태 작가를 모시고 조각으로 빚은 사랑의 세레나데 전도 계획 중이다.

보리생명미술관에는 송계 박영대 화백의 작품 기증으로 시작됐다.
보리생명미술관 내부 모습.

대학의 위상 높이고 
지역 발전에 기여해 


山史현대시100년관과 보리생명미술관을 아우르는 백석문화예술관의 가치는 사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우리 민족의 풍부한 문화예술적 유산이자 자산이다. 문현미 관장은 최고의 시와 그림을 보유한 우리 대학은 국내 대학 중 제일 으뜸가는 부자일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백석문화예술관은 대학 부설기관이지만 천안에서 소문난 명소로 발돋움한지 오래다. 현재 현재 천안 시티투어장소로 선정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재학생들과 교직원, 일반 시민, 나아가 전국 각지 그리고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한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문현미 관장은 하나님과 함께,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백석학원의 비전에 따른 것이라며 대학이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한 점을 모든 구성원들이 무척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덩달아 백석학원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한 백석문화예술관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문학관협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지역문학관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예술 자산을 잘 계승하는 일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는 문현미 관장은 배움의 상아탑인 대학이 학문적 이론을 전수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살아있는 교육의 산실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백석문화예술관도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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