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11월 1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3평짜리 작은 사무실에서 대한복음신학교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백석이 2007년 교명을 백석대학교로 변경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설립된 지 반세기도 되기 전에 천안과 방배동에 학부와 대학원 학생 약 1,5000명, 교직원(비전임 포함) 약 1,000명의 대학교가 되었다. 1980년 설립된 백석 교단은 교회수로 보면 한국에서 제2의 대교단이 되었다.
나는 예수생명이 약동하고 흘러가는 개혁주의생명사역을 대구동신교회에서 22년 동안 전개한 후에 지금은 백석의 개혁주의생명신학 운동에 협력하고 있다. 백석에서 보람된 사역을 하면서 백석에 쏟아부으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에 놀라고 있다.
‘3평에서 시작된 기독 대학교가 설립 50년도 되기 전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을까? 기독 대학교 대부분이 학생 수와 재정문제로 운영난을 겪고 있는데 백석은 어떻게 이렇게 번창할 수 있을까? 그것도 부모가 세운 학교를 물려받은 것도 아닌데 한 세대 만에....’
숫자와 건물과 재정만 두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강의실과 채플에서 기도와 찬송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뛴다. 성경과 개혁주의 원리에 따른 정통 신학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데도 놀란다. ‘신학생 시절 학교 뒷동산에서 울려 퍼지던 기도 소리가 지금은 어디로 갔을까?’ 백석을 보니 이런 탄식이 사라지고 위로와 격려와 함께 한국 교회의 희망이 보인다.
‘백석이 잘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국내의 다른 기독교 대학과 신학교에서 백석이 잘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설립자 장종현 총장의 운영능력과 지혜, 과감하고 폭넓은 인재기용, 원수까지 품고 끝까지 봐주는 사랑, 사리사욕을 버린 헌신과 주님에 대한 충정(忠情), 학교가 주님의 뜻대로 가지 않을 때 문을 닫겠다는 용기. 그러나 이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겠다는 설립 정신과 예수생명이 약동하고 흘러가게 하겠다는 개혁주의생명신학. 이것이 하나님께서 단기간에 은혜를 쏟아부으시고 지금도 쏟아붓고 계시는 비결인 것 같다.
총장이 새벽기도에 나오고 금요 정규 기도회 이후 1시간 기도하는 경우를 들어본 적이 없다. 10일 금식기도를 해야 신학교수로 채용한다는 기준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전도하지 않으면 목회자 양성 기관만 제외하고 학교를 폐쇄하겠다는 불같은 의지는 듣고 경악(驚愕)할 정도다. ‘불신 학생들에게 전도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실버타운으로 바꾸어 어르신들에게 복음을 전해서 천국 가게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결이 바르고 결단성 있게 말하고 행동하는 총장의 이런 태도가 어떤 학교를 지향하는지 분명하게 한다.
최근 천안 캠퍼스에서 ‘화목 우주선’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시간.’ 캠퍼스 복음화를 위해 교목실 목사들과 직원, 대학 선교단체 간사들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함께 하는 노방전도 사역. 내가 5월 21일 교직원 예배 직전 이번 학기에 이미 740여 명이 결신했다는 말을 들었다. 방배동 예술대학교에서도 이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것은 최근 켄터키 애즈베리 대학의 부흥운동 못지않게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캠퍼스 복음화 운동이다.
나는 결신한 학생들에게 제자훈련을 해서 한 학생 한 학생이 예수의 제자가 되게 해야 한다는 제언과 함께 ‘화목 우주선’은 ‘천국 우주선’이라고 했다. 이것은 예수생명이 학생 속에서 약동하고 친구 가족 친척 이웃에게로 흘러가게 하는 캠퍼스 생명사역이다. 정체와 쇠퇴 과정에 있는 기독 대학교와 신학교와 교회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의 희망을 던지고 있다. 하나님께서 백석에 쏟아부으시는 은총의 비결이 여기에 있다. 예수생명의 물은 절대 고이지 말고 흘러야 한다. 고이는 물은 썩지만 흐르는 물은 생생하다.
대구동신교회 원로목사
백석대학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