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장의 원동력 중에 하나는 교인들의 열심이다. 한국교회 교인들만큼 열심인 성도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주일이면 이른 새벽부터 저녁까지 교회에서 예배 드리고, 봉사하고, 공부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그것도 부족하여 매일 새벽에 기도회에 참여하고, 수요예배, 금요철야기도회 등 수많은 집회와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한국교회 교인들은 이런 많은 일들을 참여하며 정말 열심히 교회 일에 함께 해 왔다. 그런 열정이 교회 성장을 이루었고 서로에게 도전과 힘이 되었다.
코로나가 지나면서 교회에서 보는 현상은 이런 열심이 식었다는 것이다. 3년 동안 교회의 활동이 중지되기도 하고, 자제되기도 하면서 이전의 그 열심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생겼다. 관심이 있어서 교회들을 다닐 때면 점심을 제공하는지를 물어보곤 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교회가 이 부분에 있어서 혼란을 겪었고, 현재도 힘든 부분이 있다고 한다. 교회의 목사와 장로를 포함하는 남성 리더십은 교회에서 점심을 먹기를 원한다. 교회에서 점심을 제공해야 모임도 활성화되고 오후 프로그램도 원활히 돌아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 단위로 나오는 성도들이 교회에서 함께 모여 예배 드리고 식사도 함께 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봉사를 해야할 여성 리더십은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본인들이 또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 부엌 살림을 할 마음이 없다.
어떤 교회는 여전도회와 타협을 해서 매주 국수를 먹은 것으로 하고, 김치는 김장을 담지 않고 사다 먹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 어느 교회는 일찍 점심을 포기하고 주변 식당들과 계약을 해서 가격을 낮추고, 교회에서 제공하는 쿠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교회에 오는 가족들이 외식하는 기분도 내고, 주변 상권은 활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얘기를 듣다가 재밌는 이야기도 들었다. 당회에서 점심을 재개하기로 결정을 하고 여전도회에 통보했다. 그런데 여전도회에서 거부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담임목사와 당회원들이 그러면 우리라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하면 여전도회에서 말리며 점심 봉사를 할 거라고 예상을 했다. 그런데 말리지를 않고 그러시라는 응답을 받았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이미 꺼내놓은 말이니 다시 담을 수도 없고 해서 결국 당회원들과 예배를 마친 담임목사가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러면 읍소를 하며 말릴 것이라는 예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말리지를 않더란다. 그래서 그 교회 담임목사가 어떤 핑계를 대고 부엌을 빠져나올까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교회 동력은 열심 있는 일꾼들로 인해서 일어났다. 그래서 목회자들은 목회의 초점을 이런 일꾼들을 만들고 세워나가는데 맞추어 왔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이런 이들의 수고로 교회는 빠르게 성장해 왔고, 유지되어 왔다. 그런데 이런 열심 있는 성도들의 동력이 무너졌다. 그러고 나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온다.
요즘 목회자들을 만나면 많이 위축된 모습을 보게 된다. 이전에는 비전을 품고 기도 가운데 선포하고 교인들을 이끌어 가면 되었다. 그게 가능했던 것이 교회 일에 열심이 있는 일꾼들의 참여 덕분이었다. 교인의 10~20%의 성도들이 앞장을 서니 나머지가 좇아왔다. 그런데 이런 일꾼 중심의 목회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목회 패턴을 찾아야 한다. 참여하지 않는 교인들을 질타만 할 것이 아니라 목회의 동력을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정말 목회 가운데 하나님의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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