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 ‘국가 위기 상황, 하나님의 도우심 절대 필요’
엄신형목사/중흥교회
시국이 어지럽고 국가의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하나님의 절대적 도우심을 절감하고 기독교가 이 사회의 등불이 되어 10월을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의 달로 정하고, 비상 구국기도회를 실시하게 됨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므로 나라와 민족을 살리기 위한 시국 기도회는 계속 진행돼야 한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대 필요하므로
현재 우리 나라는 정치, 경제, 교육, 안보 체제가 위기 상황이며, 국론의 분열과 사회적 혼란 등 국가의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 정서는 극도로 불안한 실정이다. 또한 극한 가난과 굶주림에 떨고 있는 이북의 동포들과 적화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않는 북한의 위정자들은 살생무기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으므로, 하루 빨리 휴전선이 무너지고 민족 복음 통일을 이루어야 할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영적, 정신적, 육체적, 환경적으로 도전하는 세력으로 인해 가난과 질병과 유혹과 위협에 시달리며,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하고, 고통과 괴로움을 겪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이러한 때 우리는 개인과 가정, 사회와 국가, 민족적으로 당면한 모든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대 필요하므로, 기독교인들을 중심한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는 계속 돼야 한다.
하나님이 지켜주셔야 하므로
한 국가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국토와 국민과 주권이 있어야 하며, 형성된 국가는 주님이 오시는 그날까지 영화롭게 보존돼야 한다. 하나님께서 땅의 한계를 정해 나라를 세워주셨고, 나라마다 그 나라를 다스리고 길이 보존하며 아름답게 가꾸고 나날이 발전과 번영을 이루도록 명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과거의 숱한 환난과 전쟁과 어려움 속에서도 이 나라와 민족을 지켜주시고 신앙의 자유를 주시고 평안한 중에 하나님을 섬길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려야 한다.
또한 비 진리와 사이비 이단에서 우리 영혼을 지키고, 우리를 파멸시키려고 도전하는 마귀의 권세에서 지켜주시며, 나라의 근간을 뒤흔들고 민족의 분열을 꾀하는 좌경 용공세력에서 지켜주시고, 하나님과 원수되고 하나님의 진노가 쏟아지게 하는 우상숭배와 무속 신앙에서 지켜주시며, 나라를 좀먹고 민족을 파멸로 이끄는 각종 부조리와 불법, 불신과 퇴폐 향락, 각종 사행심과 온갖 악한 세력에서 지켜주시도록 기도해야 한다.
기도의 파수꾼의 사명 감당
성읍은 정직자의 축복을 인하여 진흥한다(잠 11:11)고 성경은 말하고 다. 우리는 주께서 이 나라를 지키시고 보호하시며, 세계 속에 그 영광을 드러내며 세계에서 칭송받는 축복된 민족으로 이 나라를 창성케 하사 굳건히 세워주시도록 우리 자신부터 하나님을 진실히 믿는 의로운 자가 되어, 하나님의 도우심과 보호하심 속에 이 나라가 더욱 영화롭게 빛나고 잘 되기를 소망하면서 뜨거운 사랑의 마음으로 늘 깨어 기도하고 나라의 안정과 번영을 항상 축원해야 한다.
에스더는 위기에 처한 민족을 구하기 위하여 금식하며 기도했고, 다니엘은 사자굴 속에 들어가는 위협을 무릎쓰고 기도에 전심했으며, 엘리사의 간구는 적군의 은밀한 작전 계획까지 무산시켜 국방을 튼튼히 하는 역사가 일어나게 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의 파수꾼의 사명감을 가지고 능치 못하심이 없는 하나님 앞에 나라와 민족을 위해 늘 깨어 기도하므로, 하나님의 절대적인 보호 속에 이 나라가 안정과 번영을 이루도록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를 계속해야 한다.
반대 - 하나님보다 ‘북한이 더 두려워’ 여는 기도회
김명혁목사/강변교회
우선, ‘기독교연합신문’ 10월 17일자에 실린 최성규목사님과 김상근목사님의 찬성과 반대의 글을 읽고 두 분의 입장에 공감을 느꼈다.
최성규목사님의 순수한 입장과 주장에 동의한다. “한국 기독교와 성도들은 나라의 위기 때마다 구국 신앙으로 무장하고 기도했다. ‘비상구국기도회’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전개? ?기도회였다. 한기총에서 처음 계획한 것은 순수한 신앙적 취지였는데, 이어진 다른 집회로 인해 그 취지가 왜곡돼 버렸다. 성도가 엎드리면 나라가 산다. 우리 선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하나님께 엎드리자.”
김상근목사님의 입장과 주장에도 동의한다. “이번 기도회는 7·80년대에 있었던 기도회를 비판했던 분들이 주축을 이루었다. 시국기도회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청 앞 기도회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성서의 정신에 맞지 않고, 시대 정신에 역행하고, 역사의 대의를 따르는 않기 때문이다. 지난 시기 북이 우리에게 저지른 못된 짓을 우리는 결코 용서할 수가 없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새 시대를 만들어 가고 계시니 이를 어찌할 것인가. 새 마음으로 함께 새 시대를 열어 가자.”
이제, 필자의 반대의 소견을 적어본다. 첫째, KBS와 시청 앞의 기도회는 순수한 기도의 정신과 자세에서 벗어났다. 기도는 하나님의 집이나 산에서 하는 것이고, 제사장적 자세로 교회와 민족의 죄를 자복하는 회개를 눈물로 드리는 것이다. 누군가의 (그것이 KBS이건 노정권이건 김정일 정권이간 간에) 잘못을 지적하는 비판을 분노로 토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 두 곳의 기도회에는 ‘조지고 부셔라’, ‘황천 길로 보내주마’ 라는, 선교에 역행하는, 저주의 구호까지 등장했는데 그것을 방치했다.
둘째, 기도의 핵심과 본질은 영적·도덕적인 죄와 악의 문제에 관한 것이지 (예, 주기도) 정치, 경제, 군사적 문제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 기도회의 제목과 구호는 ‘국보법 폐지 반대’, ‘수도이전 반대’, ‘공산주의 침투 반대’, ‘한미동맹 강화’, ‘경제 회생’ 등 정치, 경제, 군사적 문제와 관련된 것이었지, 영적·도덕적 타락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정치, 경제, 군사적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심판이 두려워서 떠는 기도 대신 북한이 보낼 원자탄으로 서울이 불바다가 될 것을 두려워하며 떠는 기도를 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서기 410년 로마가 고트족에 의해서 함락됐을 때 모두들 죽게 되었다고 아우성을 쳤지만, 어거스틴은 로마가 무너지는 것이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하며 ‘신국론’을 집필했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이스라엘 나라의 회복이 너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질책하셨다. 셋째, 항상 그랬듯이 이번에도 대형 미국 국기를 가운데 펼쳐놓고 기도한 것은 하나님께 죄송한 것이라고 사료된다. 어느 연합기도회에서는 미국 국가까지 불렀다고 한다. 바벨론도 앗수르도 애굽도 이스라엘 군사도 의지하지 말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을 의지하라고 말씀하셨는데, 마치 우리의 우방과 군사와 보안법이 우리를 지키는 울타리인 것처럼 고백하며 기도한 것은 하나님 앞에 황송하고 불충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반 기독교적 로마제국을 무너뜨린 것은 시위성 ‘기도회’가 아닌 순교자들이 흘린 붉은 피였다.
대결과 시위와 분노가 없는 순수한 참회의 기도를 모두 함께 조용히 눈물로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 길선주목사님을 비롯한 순수한 기도의 선배들이 애타게 그리워지는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