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 급변하는 세상에 대응하려면, 목회자 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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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급변하는 세상에 대응하려면, 목회자 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11.08 2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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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RE) 세우는 한국교회㉜ Re-Education, 신대원 3년으로 평생 목회 어렵다
급변하는 세상에 대응하고 풍성한 목회를 위해 목회자 재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교단 차원에서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체계적인 목회자 재교육 제도와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한다.
급변하는 세상에 대응하고 풍성한 목회를 위해 목회자 재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교단 차원에서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체계적인 목회자 재교육 제도와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한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문인들은 계속해서 교육을 이수하고 있는데, 목회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목회자의 재교육이 시급하고 굉장히 중요합니다. 목회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고, 그 방향과 방법에 대해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대구동신교회 권성수 원로목사는 최근 교계방송 좌담에서 한국교회 위기의 돌파구를 찾으려면 목회자 재교육이 필수라고 역설했다. 시대가 급변하고 목회 환경이 달라지고 있지만, 목회자들은 이에 대한 대응 능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이를 보완할 후속 교육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일반 대학을 나와 신학대학원 진학 후 3년 동안 공부하고, 보통은 1~2년 길게는 3년 동안 수련 과정을 거쳐 목사안수까지 받게 된다. 그러나 긴 목회 여정을 고려하면 이때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목회자들이 자체적으로 공부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재교육 시스템이 요청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목회자 재교육 왜 필요한가
목회자 재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재교육이라는 말이 불편하게 여겨지는 경우, 계속교육, 보수교육, 연장교육 등의 명칭이 사용되기도 한다. 

1975~1976년 전국신학대학협의회는 주요 사업의 하나로 목회자 연장교육을 위한 연구대책협의회 조직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한국신학대학교 박근원 교수는 ‘교역자연장교육의 과제와 대책’ 논문에서 “1960년대는 교역자를 위한 연장교육이 붐을 일으킨 때였다. 하지만 1970년대 말까지 제도가 정립되지 못했다”면서 “과거와 달리 사회변화가 극심하기 때문에, 목회자 연장교육은 불가피하며, 효과적인 목회를 위한 신학분야 지식의 습득이 필수이다. 다원화된 사회구조 변화에 따른 목회가 요청되기 때문”고 주장한 바 있다. 

목회자 재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지만, 시스템 차원에서 마련되지 못한 현실이다. 지금까지 많은 교단에서 체계적인 보수교육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의아한 대목이다. 특히 교단 본부와 신학교육 기관이 지금보다 더 목회자 재교육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의사와 간호사, 법률인, 복지사, 운수종사자 등 다양한 전문 직종 종사자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후속 교육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변리사의 경우 2011년 개정 변리사법에 따라 전문성과 윤리의식을 위해 2년마다 24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장기 요양 기관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도 내년부터 2년에 한 번은 의무적으로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돌봄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교단별 재교육 현실은?
목회자들을 위한 연장교육 필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연속성 있게 추진하고 있는 교단은 그리 많지 않다. 비교적 체계를 갖추고 연속성 있게 재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교단은 예장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예장 고신총회 정도로 보인다. 

통합총회는 재교육 대신 ‘계속교육’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1990년대 총회훈련원이 만들어져 목회자 재교육의 기반을 다졌다. 훈련원의 경우 전국 5개 권역별 훈련원을 두고 담임목사 계속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권역 내 노회를 중심으로 매년 훈련원 임원을 구성하고 있다. 총회 차원에서는 교육 매뉴얼과 강사 풀을 제공하고 교육의 5분의 4는 총회가 주관하며, 5분의 1은 권역에서 맡는 방식이다. 

훈련원 총무 김명옥 목사는 “목회자는 항상 계속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전제에서 훈련원이 만들어졌다. 과거에 배운 것만으로는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교단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면에서 계속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이번 회기에는 지성과 영성, 쉼을 모토로 진행한다. 최근 관심이 커진 챗GPT를 다각도로 접근하는 방법을 배우고, 저녁에는 첫 마음을 회복하고 사명을 충전하는 집회도 연다. 지역 내 관광지나 맛집을 탐방하는 한나절의 시간도 드린다”고 들려주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연수교육’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목회자는 목사안수를 받은 기점으로 매 5년 주기로 ‘정회원 연수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교단 헌법 ‘교리와 장정’에 규정되어 있으며, 총회 교육국이 주관하고 연평균 약 350명 정도로 6~8회로 나눠 실시한다. 

예장 고신총회는 1985년 제35회 정기총회에서 ‘하기 목회자 대학원’을 상설기구로 결정한 것이 사실상 출발점이었다. 1995년 제45회 총회에서는 3년마다 1회 의무교육 과정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특히 2010년부터 고신총회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시즌에 목회대학원을 개설해 깊이 있는 성경연구가 가능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합동총회는 올해 정기총회에서 ‘목사안수 이후 목회자 연장교육’ 시행과 ‘목회자 재교육을 위한 목양아카데미’ 설치 안건을 다뤘다. 총회 임원회에 맡겨 시행하기로 한 가운데, 필요한 예산 3억원을 배정했다. 

목회자 연장교육을 위한 ‘목양아카데미’ 설치는 ‘교회여 일어나라’를 슬로건으로 내건 총회장 오정호 목사가 제안한 사항이다. 오정호 목사는 “신실한 목회자의 부흥을 견인하는 사역의 현장이 세워지도록 비상한 각오와 열정으로 섬기겠다. 목양아카데미를 통해 목회 현장을 확실하게 응원하겠다”는 뜻을 공약했다. 

기독교한국침례회는 지방회에서 시취와 안수를 받고 정기총회 인준을 받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인준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목회자 재교육은 논의 단계이다. 다만 교단 내 교회진흥원이 설치돼 목회 사역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목회를 위해 꼭 필요한 재교육”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특히나 많은 설교를 매주 감당하고 있다. 설교가 풍성하도록 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자기방식의 풍유적 해석에 매몰되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도 재교육은 중요하다. 이런 교육이 목회자들에게는 목회를 돌아보고 휴식의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다. 물론 성도들의 신앙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 없다.

백석대 김상구 교수는 “목회자들이 집중적으로 성경을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설교하면서 자기 주관에 따른 알레고리적 해석을 하지 않도록 성경과 신학의 원리, 성경해석의 가이드라인을 다시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목회자들을 위한 연장교육이 최근 더 중요해진 이유 중 하나는 목회자 윤리교육 강화에 있다. 주요 교단들은 근래 목회자 윤리를 위한 매뉴얼이나 지침을 총회에서 채택했다. 이를 위한 후속 교육이 필요한 상황에서 온·오프라인을 적극 활용한 윤리교육이 교육 차원에서 요청된다.

교단 차원에서 보면 목회자 재교육은 교단에 대한 소속감과 연대, 무엇보다 신학적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꾸준한 교단 간 연합으로 9,700여 교회를 넘어선 예장 백석의 김진범 총회장은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 개혁주의생명신학을 목회자들이 제대로 배우고 목회 현장에 접목할 수 있도록 연수교육을 시행하겠다는 정책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 

김상구 교수는 “백석총회는 여러 장로교단들이 연합해 하나가 됐다. 교단 전체 목회자들이 ‘개혁주의생명신학’ 정체성을 공유하기 위해서도 교육은 유익할 수 있다”며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커리큘럼은 체계적이고 디테일 해야 한다. 또 현장 목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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