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거주 선택권에 기반한 ‘장애인 탈시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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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거주 선택권에 기반한 ‘장애인 탈시설’ 필요”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10.3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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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복지재단, 지난 26일 장애인 주거복지정책 토론회

정부가 오는 2024년까지 600명의 장애인 탈시설을 목표로 세운 가운데, 마땅한 대안 없이 이뤄지는 장애인 탈시설은 오히려 또 다른 장애인 인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애인 탈시설은 장애인이 폐쇄된 시설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및 방향을 뜻한다.

밀알복지재단(이사장:홍정길)은 지난 26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 서울시 장애인 주거복지정책 토론회를 열고,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는 사회복지계 학자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장애인 당사자 및 부모 등 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부 개회식 2부 토론회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 이기수 신부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정신은 장애인이 어디에 살건 본인의 의지와 결정을 존중하고,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개입할 수 없음을 뜻한다유엔이 말하는 탈시설은 공간적 의미 뿐만 아니라 장애인이 획일화된 삶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판단으로 살아야 한다는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들도 자기 결정권을 존중 받아야 한다. 다양한 주거시설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것 역시 중요하다하지만 한국의 로드맵엔 다양성이 없다. 발달장애인의 개별적 특성과 욕구, 자립능력을 반영한 다양한 거주 시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신부는 탈시설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게 아니다. 다만, 돌봄이 필요해 시설에 머무르길 원하지만 반대로 강제로 나가야 한다면 이 또한 억압이라며 장애인 탈시설 정책은 장애인과 가족들의 의사가 선행돼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신대학교 재활상담학과 변경희 교수는 탈시설 패러다임과 발달장애인 주거복지정책의 현실화를 논했다.

그는 장애인을 위한 탈시설 정책은 다양한 거주서비스 선택권을 기반으로 마련돼야 한다면서 탈시설 대상자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지속가능한 정책 마련 없이 획일적인 탈시설 정책이 시행되는 데 우려를 표했다.

변 교수는 특히 탈시설에 있어 발달장애인과 신체장애인의 지원은 차별화돼야 한다주거 필요성에 따른 발달장애인 개개인의 거주 선택권이 보장되고 이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김현아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장, 김주현 원광보건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 고광현 서울시장애인복지과장, 이민우 임무영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참석해 현 장애인 주거복지 정책의 현실적 문제점을 짚어보고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논의했다.

김현아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장은 장애인 거주 시설을 인권침해의 온상이라고 주장하며 무턱대고 시설을 폐쇄하자는 것은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요양 시설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오히려 부모 사후에 혼자 남게 될 노령의 장애인, 질병으로 인해 요양이 필요한 장애인을 보호해야 할 곳이 절실하고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주거 다양화와 시설 선진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전했다.

이 밖에 고광현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장은 장애인 당사자의 개별적 여건에 따라 주거선택권을 보장하는 장애인거주시설 환경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그 안에서 사생활을 보장받고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정형 거주환경 조성 고령발달장애인 전담 돌봄 유니트 설치 지역사회 동참 프로그램 활성화 합리적인 시설 관리운영비 지원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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