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오후에 강정경 집사가 제 카톡으로 사진 하나를 보내며 “목사님~ 옛날 사람들이요~~!”하고 글을 보냈습니다.
30년 전 개척할 때, 거의 초창기 멤버들 사진이었는데요. 당시 상가 3층 39평에 개척했고, 1층에 신당동 떡볶이 가게가 있었는데, 그 사장님과 함께 그곳에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마냥 어리게만 보였던 중학교 꼬마가 엄마가 되고, 그 자녀들은 이제 이십 대가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대학생이었던 친구는 우리 교회의 장로가, 고등학생이었던 친구는 안수집사가, 중학생이었던 친구는 집사가 되어 우리 곁에 있습니다.
지금도 아주 가끔 생각나면 제 딸들도 찾는다는 신당동 떡볶이 가게는 그 친구들의 추억의 놀이터인 듯 보였습니다.
‘회귀본능’이란, 특히 어류가 태어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해 성장한 뒤 산란을 위하여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습성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돌아가고자 하는 본능은 사람들의 내면에도 존재하는 근원적 심리라고 하더라구요. 사람의 경우엔 뇌에 저장된 자료에 의해 거의 무의식적으로 귀로 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구요.
그 신당동 떡볶이 가게는 그 친구들에겐 회귀본능의 장소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몇 달 전 그 가게에 한 번 들른 적이 있습니다. 이젠 아드님과 함께 그 가게를 운영한다고 하시면서, 우리 교회 친구들 이름을 한명 한명 물어보셨습니다.
강정경 집사가 보낸 사진 뒤로 그 친구들의 어릴 적 모습이 제 눈에 보이는 듯했습니다. 교회와 함께 오랜 시간 동행해 준 친구들이 고맙기도 하고, 대견해 보이기도 하구요. 멋진 성인으로 성장해 준 것도 감사했습니다.
문상록 장로는 제가 맨 처음 주례를 하기도 했었는데요. 이제 그 큰 아들이 고3이 되어 대입을 준비하고 있고, 둘째 딸은 고등학생입니다.
“목사님~ 우리 딸 하유도 목사님이 주례해 주셔야 합니다” 하고 언젠가 넌지시 말한 게 생각나기도 합니다.
목회는요? 이런 재미도 있습니다.
마냥 어렵기만 한 건 절대 아니구요. 한 어린아이가 교회와 함께 세월을 보내며, 건강한 가정도 이루고, 곁에는 믿음의 동지들이 함께하는 그런 모습을 보는 재미 말입니다.
교회를 되돌아보면 초창기 교회에 등록한 성도들이 지금도 묵묵히 우리와 함께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어쩌면 일 년에 우리 부부와 함께 만나 말 한마디 할 시간이 없어도, 그저 그 자리에서 묵묵히 교회와 함께 하는 고마운 성도들 말입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