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O ‘혐오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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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O ‘혐오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 폐지해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07.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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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반연 등 “동성애, 이단 사이비 비판마저 제한 조치”

악법대응본부 “온라인서 비판글 실제 삭제 되는 중”

네이버, 카카오,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인터넷 사업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지난 4월 말 발표한 ‘혐오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이 잘못 이용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일부 블로그나 댓글에서 동성애 비판 글이나 댓글이 일방적으로 삭제조치되거나 노출 제한 되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이다.

KISO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선 “인종·국가·민족·지역·나이·장애·성별·성적지향이나 종교·직접·질병 등을 이유로, 특정 집단이나 그 구성원에 대하여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거나 폭력을 선전·선동하는 표현”을 혐오표현으로 규정하고 있다.

혐오표현으로 규정되는 경우 ‘삭제 조치’, ‘노출 제한 조치’, ‘경고 표기 조치’ 등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논란이 되는 점은 동성애나 이단 사이비 종교에 대한 비판까지도 무분별하게 제한 조치가 발동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서울나쁜차별금지법반대기독교연합’과 ‘나쁜차별금지법반대기독교연합전국모임’은 지난 1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가인드라인은 건전한 비판과 합리적인 반대 의견조차 혐오표현 안에 포함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가이드라인은 인터넷에서 사상의 자유시장을 교란하고 언론을 왜곡시킬 수 있는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와 다음 카페, 인터넷 기사에 대한 댓글에 동성애, 양성애, 사이비 이단 등에 대한 비판, 반대 의견을 게재하면 삭제 조치를 당할 수 있다”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17개 광역시도 악법대응본부도 비판 성명을 발표하고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성적지향으로 인한 차별금지 사유로 교회와 기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다음 블로그에서 동성애 비판 글이 삭제되거나 노출 제한 조치를 받았다. 군대 내 동성애자 사병에 대한 비판 글과 각종 퀴어축제에 대한 비판 글들까지 삭제 조치 또는 노출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며 오용을 지적했다.

악법대응본부는 “자율기구에 불과한 KISO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면서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반연전국모임 등도 “KISO는 정책위원회를 통해 회원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성격을 갖는 결정을 하고, 개별 사건을 심의해 심의결정문을 작성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언론에 대한 사후 검열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KISO의 언론탄압을 중지시킬 긴급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차별적인 가이드라인 폐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KISO와 회원사를 상대로 민사소송과 헌법소원 등 모든 법적조치를 취하고 집회 등 강력한 투쟁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는 16개 인터넷 사업을 하는 회원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기구로 2009년 출범했으며, 이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검색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KISO는 작년 8월 혐오표현심의위원회를 조직해 8개월 준비기간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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