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젊은이에겐 관대하고 노인에겐 잔인하다고 하는데요, 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 ‘행복한 식당’이 벌써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내가 여기 밥 먹으러 오는지 알아요? 여기 사람들하고 말하러 오는 거예요~”
어느 할아버지가 식사 후 만 원을 내시며 이 말씀을 하셨다죠. 하도 대화할 상대가 없어 TV와 대화한다는 어느 할머님의 말씀은 더 이상 이상해 보이지도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제가요~ 몸에 병이 다섯 개예요. 그런데요, 여기만 오면 밥이 맛있는 거예요~ 나 혼자 살거든요.” 어제 설렁탕에 김치를 잔뜩 집어넣고 이렇게 다 넣으면 더 맛있다고 하시는 할아버지는 늘 긴 지팡이를 짚고 아주 천천히 걷는 분이셨습니다.
“여기 행복한 식당이 생기면서 내 몸무게가 늘었다니까요~ 이건 목사님이 책임지셔야 해요~” 어느 할머니는 씨익 웃으며 제게 말하기도 하시구요.
한 어르신이 빈 병을 팔아 찬조하셨다며 진명자 전도사님이 5만원 봉투를 제게 보여 주기도 합니다. 시골에서 어렵게 농사지은 고추를 몇 박스 보내 주셔서 우리 ‘행복한 식당’은 중국산 고춧가루가 아닌 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하구요. 재료는 거의 다 국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4월에는 행복한식당 1주년을 맞아 설렁탕, 기념품, 떡, 잡채 등을 풍성하게 준비했는데요. 쉐프로 봉사자로 섬기는 분들과 그곳에서 헌신하는 장로님들이 돈을 내서 아주 풍성하게 진행했습니다. 교회 돈이나 ‘행복한 식당’ 운영비는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 하더라고요.
“감사한 일입니다. ‘행복한 식당’, 좋은 건 알겠는데요~ 돈이 얼마나 들어요?”
“그런 식당 차리려면 얼마나 들고, 매일 재료비는 얼마나 들어요?”
제게 ‘행복한 식당’에 대해 질문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들이거든요.
돈이 주인 된 세상에서, 돈 이야기만 나오면 슬쩍 모른 척하고 눈 감아 버리는 계산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서, ‘행복한 식당’은 예수님이 우리의 주인이고, 돈은 각자 믿음만큼 능력만큼 하나님과 사람을 섬기는데 사용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행복한 식당’은 오늘도 조용히 말이 아닌 행동으로, 말이 아닌 섬김으로 우리 모두에게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은 ‘돈과 하나님’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고 계신가요?
“하나님이 나의 주인이시고, 돈은 제 믿음만큼 능력만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고 자신 있게 이 말씀을 하고 계신가요? “사실 잘 안되는데요. 그래도 제 마음과 싸우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는 고백이신가요? 이 시대에서 적어도 ‘치사한 성도’는 되지 않아야지 하는 마음이 우리 안에 진짜로 고백 되고, 때로는 삶으로 나타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