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려!”라고 외치는 비명에 귀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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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려!”라고 외치는 비명에 귀를 기울이자!
  • 이의용 교수
  • 승인 2023.05.1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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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용의 감사행전 (42)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출근 시간에 한강 인도교를 건너던 버스가 갑자기 선다. 손님들에게 “잠깐만요!” 하면서 운전석에서 급하게 뛰어내린 기사가 다리 난간으로 달려간다. 그리고는 어린 아이를 안고 강으로 뛰어내리려던 여인을 가까스로 잡아 살려낸다. 그 사이에 승객 중 누군가는 구조대에 신고를 한다. 다른 행인에게 여인과 아이를 부탁하며 기사는 버스에 오른다. 승객 어느 누구도 기사에게 불평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맙다며 박수를 쳐준다. 좀 늦으면 어떤가! 요즘 이런 장면을 SNS를 통해 우리는 자주 접한다. 

얼마 전에는 입사 면접 시험을 보러 가던 중, 생명이 위험한 이를 돌보다가 그만 면접에 늦어 낙방했다는 한 청년의 소식도 들린다.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의식을 잃은 다른 차 운전자를 발견하고는, 그 차 앞으로 차선을 옮겨 자기 차에 여러 번 추돌시켜가면서 차를 멈추게 해서 운전자를 구해준 승용차 운전자의 이야기도 우리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필자는 이런 아름다운 소식들을 모아 페이스북 ‘감사학교 감사행전’에 게시해오고 있다. 독자 여러분도 함께 꾸며나갔으면 한다.

가끔 청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물어보곤 한다. 그때마다 ‘생명’이라고 명확히 대답하는 이들은 생각보다는 적다. 갑작스런 질문이어서 그러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학교나 부모가 어려서부터 가장 중요한 걸 ‘명확히’ 가르치지 않아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 세상에서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는 건 그걸 위해서는 두 번째 소중한 것을 포기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치관이 명확히 해놓지 않으면 그걸 따져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우물쭈물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우리집 어린 손주들에게 자주 묻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게 무엇이지?”   
 
음주운전 사고로 한 해에 200명 넘게 죽어가는 나라
이 글을 쓰는 동안 끔찍한 사고 소식이 들려온다. 어느 음주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가 앞에서 달려오던 택시와 충돌하여 운전자가 사망하고 옆자리 승객이 중태에 빠졌다는....  그런데 이 운전자가 과거에도 수 차례 음주운전을 했던 자란다. 얼마 전에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운전자가 스쿨 존에서 어린 아이를 치여 숨지게 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무려 214명(2022년)이나 된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죽는 것처럼 비참하고 억울하고 비통한 일도 없다. 이런 사고는 가족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생계 위협, 치료 등 많은 후유증을 남겨준다. 음주운전은 살인이다. 가정을 파괴하고 인생을 망친다. 그러나 이런 일을 저지른 ‘살인자’들은 아주 가벼운 형을 받고 사회로 나온다.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건수가 연간 11만5882건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중 2회 이상 재범률이 44.5%나 된다는 사실이다. 2회가 2만7355건, 3회가 1만3278건, 4회가 6150건, 5회가 2636건, 6회가 1186건, 그리고 7회 이상 단속에 걸린 경우가 977건이나 된다. 음주 전과자들을 격리시키든지, 그들에게만이라도 음주시동 잠금장치를 설치하게 하면 사고의 절반은 줄일 수 있을 텐데....  우리 정부는 입만 열면 ‘안보(安保)’를 외친다. 음주운전으로 매년 200여명이 넘게 죽는데 이게 전쟁과 뭐가 다른가. 총을 들고 적과 싸우는 것만 안보인가, 국민의 생명을 음주운전 사고 같은 위험에서 보호하는 것은 안보가 아닌가.  

선한 사람은 자기 생명보다 다른 사람 생명을 중시한다. 또는 자기 생명도 중시하고 다른 사람 생명도 중시한다. 악한 사람은 자기 생명만 중시하고 다른 사람의 생명은 경시한다. 또는  자기 생명도 남의 생명도 경시한다. 선한 사람들은 세상을 천국으로 만들지만, 악한 사람들은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성경은 생명을 중시한다. 기독교는 ‘살리는 종교’다. 사람을 살리는 세상이 우리가 추구하는  ‘하나님의 나라’다. 교회도, 우리 그리스도인도 사람들의 생명을 중시하고 살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 예배당 입구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AED)는 교회가 무엇을 하는 데인지를 잘 알려준다. 이제는 교인들이 심폐소생술도 익혀 언제 어디서나 위험에 처한 이웃의 생명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영혼 구원’만 외지지 말고... 이제는 교회 바깥 세상에 나가 아파서, 배가 고파서 “사람 살려!”라고 외치는 사람들의 비명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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