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회, 규정 위반 11개 노회에 소명서 제출 지시
총회 실행위원회가 “노회장 중임 규정을 위반한 경우 헌법을 적용해 연임을 허용하면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총회는 지난 12일 천안 백석대학교회(담임:공규석 목사)에서 제45-2차 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여러 교단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관심사는 노회장 중임 규정을 위반한 노회에 대한 조치 여부였다.
현행 노회 규칙 제11조 2항은 “노회장은 1회만 중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9년 개정된 규정으로, 지난해 규칙국은 ‘소급효금지’ 원칙에 따라 2019년 이전 연임은 적용하지 않기로 유권해석을 내린 바도 있다. 하지만 규칙이 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1회 이상 연임한 노회장들이 선출되면서 논란은 이어져 왔다.
이날 실행위에서도 올해 봄 정기노회에서 11개 노회가 중임 규정을 위반했음을 임원회가 확인했고, 해당 노회에 공문을 발송해 소명서를 제출하도록 했다고 보고됐다.
사무총장 김종명 목사는 “이 문제에 대해 임원회가 행정적으로 정리했지만, 각 노회에 속한 실행위원들이 숙지해야 할 사항이기 때문에 실행위 안건으로 상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안건과 관련된 토론에서 실행위원들은 총회 규칙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했다.
수원노회장 이우철 목사는 “우리가 만들어놓은 법과 규칙만큼은 지켜져야 교단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부터 법을 지키지 않으면 외부에서도 우리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며 “법에 문제가 있다면 개정을 논의해야지 적용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신학위원장 함석종 목사는 “단순한 법조차 지켜지지 않아 소명까지 받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선배 목회자들부터 이런 과정을 잘 지켜야 한다. 사유서를 받을 것이 아니라 법대로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강북노회 진동은 목사는 “법은 지켜야 하지만 각 노회에서도 사정이 있기 때문에 중임 규정을 지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노회원들이 원한다면 총회가 개입하기보다 노회 자율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규칙국장 김자종 목사는 “2년 전에는 같은 상황에서 중임 규정 위반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가 지금에 와서야 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임원회가 소명자료를 요청했다면 제출하고 임원회가 살펴본 후 집행하면 된다”고 원칙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실행위원들은 헌법대로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임원회에 위임해 임원회가 법대로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토론이 길어지면서 소명과 같은 예외 조항 없이 중임제를 위반한 노회들에 대해서는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토론 후 거수투표를 진행한 결과 실행위원들은 압도적으로 “법 규정에 맞게 조치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결의했다.
실행위에서는 문체부 승인을 마친 유지재단 정관 개정을 보고했으며, 남서울노회와 중서노회, 충경노회, 대한노회의 설립도 추인받았다. 6월 27일에는 천안 백석대학교에서 백석총회에 가입하는 교단들과 통합하는 행사를 개최할 계획임을 설명했다. 이밖에 감사위원회(위원장:배영진 목사)는 3년 만에 대면감사를 진행하겠다며 철저한 감사준비를 각 노회에 요청했고, 재정국(국장:김강수 목사)은 7월 23일까지 편성된 노회비를 납부하거나 조정 신청서를 제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역조정위원회(위원장:이영주 목사)는 지난해 노회 조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재정비가 필요한 노회가 있다며 40개 교회에 미달하는 경우 6월 말까지 규정 조건을 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드린 예배에서 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믿음 안에서 삶을 사는 영적 지도자가 됩시다’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