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살 CGN, 선교를 위해 TV를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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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살 CGN, 선교를 위해 TV를 벗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3.04.18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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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최근 리브랜딩 마친 선교 미디어 CGN을 가다

2년 전 론칭한 기독OTT ‘퐁당’ 필두로 대대적 변화 모색
상징과도 같던 ‘위성’ 가동 줄인 대신 플랫폼 확장에 박차
“양질의 콘텐츠 앞세워 다양한 선교 대상에 복음 전할 것”
선교방송 CGNTV가 최근 CGN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을 선도하는 기독교 방송이 되기 위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 CGN은 업계 최초로 론칭한 기독OTT ‘퐁당’을 앞세워 자신들의 핵심 가치인 복음 전파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각오다.
선교 미디어 CGNTV가 최근 CGN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을 선도하는 기독교 방송이 되기 위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 CGN은 업계 최초로 론칭한 기독OTT ‘퐁당’을 앞세워 자신들의 핵심 가치인 복음 전파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2005년, 선교사가 직접 갈 수 없는 곳, 복음이 닿지 않는 곳까지 위성을 통해 선한 콘텐츠를 전파하며 시작된 CGNTV. 개국 이후 18년간 복음 사역을 위해 힘차게 달려온 CGNTV가 최근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감행했다.

먼저 이름에서 TV를 떼고 ‘CGN’(Christian Global Network)으로 단순화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복음 담긴 콘텐츠를 들고 마음껏 유영하려면 TV라는 틀에 집착해선 안 된다는 구성원들의 결연한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2021년에 론칭한 OTT(Over The Top) 플랫폼 ‘퐁당’을 필두로 세대와 지역, 개교회주의의 경계를 허물고 ‘온 세상을 위한 복음의 통로’가 될 준비를 마쳤다.

지난 13일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동에 자리한 CGN 사옥을 찾아 이용경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로부터 이번 리브랜딩의 취지와 변화 속에 본질을 더욱 확고하게 추구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들어봤다.

 

이번 리브랜딩의 취지와 향후 계획을 듣기 위해 지난 13일 CGN 이용경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KTF와 KT 대표이사겸 사장을 지낸 전문 경영인이다.
이번 리브랜딩의 취지와 향후 계획을 듣기 위해 지난 13일 CGN 이용경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KTF와 KT 대표이사겸 사장을 지낸 전문 경영인이다.

 

본질은 변함없이

2005년 개국 당시에도 국내에는 이미 여러 기독교 방송사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CGN이 다른 방송사들과 차별점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위성’이라는 도구가 주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CGN을 설립한 고 하용조 목사(온누리교회)는 ‘선교사들을 위한 방송’이라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는데, 위성 안테나만 있으면 오지에서도 복음 담긴 콘텐츠를 시청하고 사역에 활용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천문학적 비용을 감수하면서 한때 6개까지 활용 위성을 늘린 것도 당시로써는 가장 광범위한 영역에 복음을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황이 변했다. 글로벌 인터넷 환경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이제는 아마존 오지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CGN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위성은 CGN의 시작이었지만, 다양한 옵션이 생긴 이상 마냥 붙잡고 갈수는 없었다. 내부 구성원들은 ‘위성’과 관련하여 치밀한 팩트체크에 나섰다.

“선교사님들에게 물어보고 또 물어봤지만, 인터넷이 안 되는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심지어 남미의 오지에서도 인터넷이 되더군요. 또 한가지, 글로벌 위성은 커버리지가 넓은 대신 높은 곳에 있어서 수신 안테나도 덩달아 커집니다. 이 말은 곧 바람만 한 번 세게 불면 안테나가 움직여 버려서 시청이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선교사님들이 직접 수리하기도 어렵죠. 이런 내용을 종합하여 결국 위성의 활용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2개의 위성이 가동되고 있는데 동북아시아와 태평양, 인도양, 오세아니아와 서부를 제외한 일부 아프리카권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선교사를 돕는 방송으로 시작했고, 필요한 곳이라면 해외 어디든 가겠다는 CGN의 기조는 변함이 없다. 인터넷망이 잘 구축된 곳은 기상변화와 관계없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셋톱박스 ‘드림온플러스’를 보급하고 있다. 여기에도 이미 10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었지만, 위성을 가동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효율적이다.

 

CGN의 새로운 CI. 클론(:)을 모티브로 하는 CI는 CGN의 자유로운 확장성을 의미하며, 기존보다 더 밝아진 오렌지 컬러는 CGN의 열정과 용기를 담아냈다.
CGN의 새로운 CI. 클론(:)을 모티브로 하는 CI는 CGN의 자유로운 확장성을 의미하며, 기존보다 더 밝아진 오렌지 컬러는 CGN의 열정과 용기를 담아냈다.

 

선구자의 길은 고단하지만

위성 가동 수를 줄이면서 새롭게 도입한 것이 바로 OTT 플랫폼 ‘퐁당’이다. OTT는 인터넷을 활용해 사용자가 원할 때 방송을 보여주는 VOD 서비스의 개념이다. 한국교회 최초로 선보이는 ‘기독 OTT’이다 보니 준비 과정부터 지금까지 수월한 순간은 없었다. 이 대표는 “아무도 해보지 않은 일이기에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막연함 속에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감각만 가지고 시작을 했다. CGN의 정신을 퐁당에 구현할 기술도 없었기에 업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으며 개발과 운영을 해왔다”고 말했다.

서비스 개시 후 2년이 지난 지금 퐁당은 약 12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주 사용층은 40대 여성으로 성경 읽기나 QT(묵상), 어린이 콘텐츠의 소비율이 높은 편이다. 가입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CGN이 발 빠른 대응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던 때와 비교하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욕심 같아서는 지난해에 ‘임계점’을 지났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CGN 구성원들도, 시청자들도 퐁당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독 OTT라는 길이 아직 아무도 안 가본 길이기에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선구자의 길은 언제나 힘들지만, 보람이 있습니다. 수용자의 요구를 계속 살피면서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를 예정입니다. 특히 다음세대와 한국교회가 퐁당 콘텐츠를 통해 말씀을 더 가까이하고, 개인의 신앙 성장뿐 아니라 교회의 목양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예정입니다.”

퐁당의 가장 큰 장점은 콘텐츠의 우수성이다. 자체제작 프로그램인 ‘퐁당 오리지널’뿐 아니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각광 받는 콘텐츠들을 과감하게 허입하여 서비스하고 있다. 여러 장르에 나눠 담았지만 하나같이 ‘복음’을 담아낸 선교적 콘텐츠라는 점에서 ‘퐁당’만의 확고한 DNA를 품고 있다. 이 대표는 “좀 가볍게 가면 어떻겠냐는 피드백도 존재하지만, 그런 가벼운 콘텐츠는 다른 플랫폼에도 넘쳐난다. 우리는 다른 곳에 없는 걸 만들어야 한다”며 “콘텐츠에 복음이 빠지면 우리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직원들도 저도 항상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플랫폼이 바뀌었다고 해서 우리의 태생인 선교사를 위한 미디어, 선교 미디어라는 정체성은 희석되지 않는다. 오히려 선교의 개념이 바뀌면서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며 “이제는 국경을 넘어가고 오지에 가야만 선교가 아니다. 국내 거주 이주민과 다문화 가정뿐 아니라 다음세대 자체가 선교 대상이 됐다. 이제 CGN은 어디서나, 모두에게 복음을 전하는 미디어로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어로만 서비스하는 ‘퐁당’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언어인 영어 기반의 ‘글로벌 버전’을 2024년 1분기에 론칭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CGN은 개국 당시부터 ‘순수복음방송’의 정신을 내세워 왔다. 제작진의 확고한 ‘선교사 마인드’는 CGN이 지금까지 건강하고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근본과도 같다.
CGN은 개국 당시부터 ‘순수복음방송’의 정신을 내세워 왔다. 제작진의 확고한 ‘선교사 마인드’는 CGN이 지금까지 건강하고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근본과도 같다.

 

순수복음으로 한국교회 섬긴다

CGN은 개국 당시부터 ‘순수복음방송’의 정신을 내세워 왔다. 광고 없이 후원으로 운영하는 것 때문만이 아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진의 확고한 ‘선교사 마인드’도 CGN의 순수성을 뒷받침한다. 일각에서 CGN을 ‘미디어를 만드는 선교단체’라고 일컫는 것도 이런 특징에서 비롯됐다. CGN에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뜨거운 예배와 큐티 모임이 아침마다 이어진다. 여름과 겨울에는 여느 지역교회의 부흥회를 방불케 하는 직원 수련회가 열린다. 이 대표는 “이런 것들이 우리의 콘텐츠를 뒷받침하는 원동력이자, 직원들이 계속해서 사역할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소개했다.

코로나 과정에서는 온라인예배가 어려운 지역교회들을 돕는 공교회적 캠페인도 진행됐다. 교인 수 100인 이하의 교회를 대상으로 온라인예배 장비를 지원하고, 컨설팅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단순히 어느 한 방송국이 아니라 한국교회를 돕는 공적 기관으로서 정체성이 뚜렷해 지고 있는 것. 최근 공개된 ‘퐁당교회학교 어린이 예배 콘텐츠’도 공교회적 사역의 일환이다. 52주일 분량을 따라가면 일 년간 퐁당을 통해 어린이 예배를 드릴 수 있다. 작은 교회, 특히 교사나 목회자가 부족한 교회들을 돕기 위해 마련된 콘텐츠다. 이용경 대표는 “이와 같이 CGN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한국교회를 지원하고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할 뿐 아니라 해외 선교지에 있는 선교사님들의 사역이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외지사 네트워크를 통해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오는 29일부터는 ‘달려라퐁당’ 캠페인이 시작된다. 다음 세대를 위한 콘텐츠나 교보재 제작 등의 사역에 동참할 수 있도록 시청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캠페인이다. 시청자의 자발적 후원을 통해 퐁당에서 반응이 좋은 어린이 성경읽기 프로그램인 ‘고고바이블’의 글로벌 버전, 인체의 비밀을 창조 관점에서 풀어낸 어린이 프로그램 ‘우리 몸으로 퐁당’,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성경을 알려주는 ‘바이블록 성막대작전’ 등을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오는 5월 29일에는 더케이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퐁당 미디어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이번 콘퍼런스는 ‘이제는 AI시대, 교회의 미디어 솔루션은’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미디어 목회 전략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삼성전자의 이인용 상근고문과 AI 전문업체인 DMLab의 데이비드 전 대표, ‘유버전성경’의 창립자 바비 그룬왈드 목사가 강사로 나선다. 온누리교회의 이재훈 목사도 ‘AI 시대의 목회와 4C전략’을 주제로 발제한다. 이용경 대표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급격한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변화된 목회 현장의 미디어 활용법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미디어 활용에 익숙한 다음세대를 위해 교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영역은 무엇인지, 우리보다 10년 앞서 기술과 미디어를 목회 현장에 접목해 온 해외 교회 사례 등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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