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와 자녀의 삶에는 하나님과 동행한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삶이 될 것만 같다. 문제는 그 하나님의 뜻을 잘 인식하기 어렵고, 하나님의 뜻이 무어라고 누가 가르쳐주어도 자신의 삶에 적용하지 않고 살아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을 부부에게 내가 이야기 하는 것은 상당히 제한된 것일 수 있고, 일방적인 나의 생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고, 부부 상담을 하면서 경험한 것과 내가 배운 것들에서 당신도 알게 되면 좋을 것 같은 이야기를 함께 해보려고 한다. 그 안에 당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함께 찾아가보면 좋겠다.
3월이면 우리는 봄의 계절을 경험하고, 학생들은 새 학기가 시작된다. 이 칼럼을 시작하는 이 시간도, 당신이 나의 글을 읽으며 함께 만나는 이 시간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부부생활도, 각자 처음의 부부의 시작점이 있을 것이다. 무언가 새롭게 되는 그 시기에 당신은 어떠한 감정을 경험하는가? 결혼하는 날이 가까워지는 때, 당신의 마음은 마냥 행복하기만 했는가? 새 학기에 새로운 환경에 나아가는 아이가 마냥 행복하기만 하던가?
새로워질 것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과연 자신이 새로운 것에 잘 적응하고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심리학적으로 사람들은 의식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저항한다고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해 뿌리 깊은 미신적인 공포인 ‘쇄신혐기증(misoneism)’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 인류학자들은 원시인들은 무언가 낯선 것에 직면해야 할 때 야생동물처럼 반응했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어떠한가? 결혼식을 하루 앞 둔 신부가 무언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오지 않는 반응, 아기를 낳아 부모가 되는 시점에도 겪게 되는 알 수 없는 자신의 변화된 감정, 유치원이나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이 갑자기 몸이 아프다며 가기 싫어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는 새로운 것에 맞닥뜨리게 되는 충격과 근거 없는 공포와 두려움에서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정신적인 장벽을 세우는 것이다. 사람이 새로워지고 싶고, 변화하고 싶으면서도 변화하기 싫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좋겠다.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수용하면서, 조금씩 움이 트고 새롭게 피기 시작하는 새싹을 짓밟지 않고, 응원하면서 반갑게 지켜보는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대하고, 배우자를 대하고, 자녀를 대하는 날이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