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절벽 앞에 부모 부담 덜어주는 교회들
목회 역량 ‘주일학교’에 올인하자 변화 나타나
투자와 전략 바탕으로 ‘학교 안’으로 찾아가야
최근 10년사이 주일학교 학생 수가 40%가까이 줄었다는 말이 이제는 귀에 박힐 지경이다. 이미 골든타임을 지났다는 진단까지 나오는 상황이지만 대다수의 교회들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기독교연합신문 연중기획 ‘한국교회, 미래를 품다’에서는 다음세대 사역의 해법을 찾아나가고 있는 이들을 발굴하고, 교회가 관심 가질 다음세대를 발굴하기 위해 1년간 부지런히 달려왔다. 기획을 마무리 하며 1년간의 성과를 결산해봤다.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교회
‘한국교회, 미래를 품다’에서는 우선 ‘낳지 않는 시대’의 문제를 인식하고, 그 원인을 교육비와 양육비의 부담, 맞벌이 증가 등에서 찾았다. 이런 가운데 저출산 세태 속에 당당하게 ‘5자녀 낳기’ 운동을 전개하는 당진동일교회(담임:이수훈 목사)의 사례는 많은 교회들에게 ‘할 수 있다’는 도전의식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당진동일교회가 자신있게 5자녀 낳기를 도전할 수 있었던 까닭은 ‘자녀를 함께 키우는 교회’로 이미 지역사회에서 정평이 나있기 때문이다. 인근 초등학교 하교 시간이 되면 교회의 셔틀버스가 일대를 돌며 아이들을 ‘픽업’한다. 교회로 모인 아이들에게는 방과후활동이 제공된다.
이밖에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고척 재미난 방과후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고척교회(위임목사:조재호), 지역 선교사업의 일환으로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해온 부천새롬교회(담임:이원돈 목사), 체계적인 방과후교실을 연 율전교회(담임:이우철 목사) 등의 사례가 소개됐다. 이들 교회들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부모들의 양육부담과 교육비 부담을 덜어줄뿐 아니라 ‘교회’의 공간에 부모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오갈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기관들의 눈물겨운 노력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의 86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는 CTS 기독교TV는 ‘한국교회 부모 되어 다음세대 세워가자’는 슬로건으로 지난해 7월부터 다음세대운동본부를 가동하고 있다. 이들은 방송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포럼을 개최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독교방송CBS도 지난해 11월 ‘출산돌봄국민운동 한국교회 발대식’을 갖고,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 교회뿐 아니라 각계가 파트너십을 맺도록 플랫폼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이들은 관련 예산 70억원을 배정하고, 다큐멘터리와 프로그램 제작뿐 아니라 출산과 돌봄을 위한 원스톱 토탈 지원 플랫폼 구축, 거점교회 돌봄 캠퍼스 지정 등 전방위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전교인이 발벗고 나서다
저출산 세태 속에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믿음 안에서 잘 양육하는 것도 놓쳐선 안될 한국교회의 사명이다. ‘한국교회, 미래를 품다’에서는 다음세대 사역에 목회의 사활을 거는 교회와 기관들의 사역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포착했다.
‘주일학교’를 토대로 성장한 꽃동산교회(담임:김종준 목사)는 태아에서 청년대학부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학년별로 담당교역자를 두고 체계적인 신앙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꽃동산교회는 특히 ‘교사’의 역할에 주목하는데, 매년 여름 전국교사강습회를 열어 교사들이 현장에서 뜨거운 사명감을 갖도록 훈련한다.
경상남도 거창의 거창중앙교회(담임:이병렬 목사)의 사역도 주목할만 하다. 복음화율이 10%도 미치지 않는 거창에서 1년 8개월만에 30명이던 주일학교 재적이 1천명으로 급성장한 비결은 ‘전 성도의 교사화’였다. 이 교회는 80명의 정교사 외에도 ‘간식교사’, ‘차량교사’, ‘기도교사’, ‘재정교사’ 등 전교인이 교회학교 사역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결과 놀라운 부흥을 맛볼 수 있었다.
이밖에 ‘어린이를 환대하는 교회’로 잘 알려진 부천성만교회(담임:이찬용 목사)의 ‘꿈을먹고살지요’는 ‘이벤트’에도 철학과 진정성이 필요함을 방증했다. 이 행사는 2001년부터 교회가 어린이날을 맞아 교회 마당이나 지역의 열린공간을 활용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섬기는 프로그램이다. 놀이부스와 먹거리 부스 등을 활짝 열고 교인 전체가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다 보니, 입소문이 퍼지면서 해마다 인산인해를 이룬다. ‘꿈을먹고살지요’를 밴치마킹하는 교회들이 늘어나면서 어린이날이면 연인원 40만명 규모의 행사가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교실을 품다
교회학교만큼이나 중요한 곳이 바로 학교다. 아무리 주일 사역에 힘을 준다 한들, 정작 아이들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교실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교실 안에서 학생들이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아이들을 ‘교회’로 세우는 일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 일에는 아이들 스스로의 노력과 지역교회의 지원, 선교단체의 전문성뿐 아니라 기독교사들의 지원이 절실하다. 부산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교기도 불씨운동’은 연합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 이 운동은 지난 2016년 부산의 지역교회와 선교단체가 각 학교에 기도모임을 세우는 사역을 하던 중, 연합의 필요성을 느낀 사역자들이 의기투합하면서 시작됐다. 해마다 5월과 10월에 부산지역 모든 기도모임 구성원이 모이는 집회를 열고 있는데, 그 열기가 대단하다. 수영로교회에서 열린 4차 집회의 경우 무려 4,500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이 운동이 계속해서 영향력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저변에는 ‘부산성시화운동’과 이를 중심으로 잘 형성된 부산 특유의 연합 분위기가 한몫을 했다. 여기에 부산지역 기독교학교 교목들이 기도운동 사역자들을 교사로 초빙하고, 크리스천 학부모 모임인 ‘마마클럽’이 재정 지원을 도왔다.
한편 올해 예장 백석총회가 ‘학원복음화 선교사’ 제도를 신설한 것도 학교 사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총회는 ‘1호 학원복음화 선교사’인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 대표 최새롬 목사를 학교 현장으로 파송했다. 최새롬 목사는 현재 50여개 학교에서 예배를 진행하고 있는데,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20곳의 학교가 새롭게 예배를 세웠다.
최 목사는 “기독교는 이미 학교 현장에서 소수의 종교가 되어버렸다”며 “학교 안의 크리스천들이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목사는 특히 “타 종교와 이단들은 1년에 수십, 수백억원의 예산을 다음세대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을 만나려면 과감한 투자와 전략을 가지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