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쳐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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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쳐 다행이에요~”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2.12.07 10: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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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얼마 전 우리 교회 사랑부 어머니들은 부산으로 1박 2일 여행을 떠나고, 사랑부 친구들은 첫째 날은 롯데월드, 둘째 날은 영종도와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사랑부 친구들은 대부분 자폐증을 앓고 있고, 주일 평균 32명(재적 42명)이 교사 20명과 예배하고 있습니다).

내년 교회 설립 30주년 기념으로 사랑부 어머니들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어머니와 아이들 서로에게 분리불안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평생을 함께 지내온 관계인데, 갑자기 헤어지면 아이들도 힘들고 어머니들도 힘들다구요. 그래서 이번엔 예행연습으로 부산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어머니들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에서 1박을 하는 것으로 했구요. 아이들은 롯데월드 갔다가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서 자고, 다음날 교회에서 만나는 것으로요.

교회 카페에 올라온 어머니들의 부산 모습은 그냥 ‘소녀소녀’ 했습니다. 평생을 누군가와 함께 다녀야 하고 섬겨야 했는데, 이제는 섬김을 받고 홀로 자유로운 영혼들이 되어 버렸구요. 그 모습을 본 저와 우리 장로님들은 내년에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어머니들이 자유롭게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혜를 빌려 달라 기획부에 부탁했습니다.

첫째 날 롯데월드로 놀이기구를 타러 간 친구들은(사실 20대 후반 30대가 대부분입니다. 아이라고 하기엔 너무 커버린 청장년들이죠) 줄 서지 않고 프리패스로 놀이기구를 탈 수 있었는데요. 문제는 반드시 보호자가 동반해 놀이기구를 타야 하는 조건이었다네요.

바이킹을 서너 번씩 탄 교사도 있고, 그 무서운 놀이기구에서 갑자기 떨어져 “살려달라~” 외쳐야 하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하늘을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을 겁니다. 교사들은 멀미를 하고 구토를 하는 체험도 했다네요.

문제는 저녁에 몇몇 아이들과 교사들이 교회에서 지냈는데, 한 아이가 사랑부 부감으로 헌신하고 있는 윤성수 선생의 팔 두 군데를 물어 병원 응급실에 다녀온 것입니다.

저녁에 엄마가 없어 불안한 상태에서 통제가 안돼 급작스럽게 벌어진 사건이었구요. 팔뚝은 많이 심했습니다.

윤성수·주나라 집사 부부가 “목사님~ 괜찮습니다. 잘 치료 했구요. 그래도 다른 선생님들이 다친 것보다는 우리에게 이런 일 있는 게 천만다행이죠~!” 했습니다.
윤성수·주나라 집사는 “자기 자신이 다쳐서 다행이라고… 그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될 텐데 너무 걱정하면 어떡하냐”고 바보처럼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응급실 다녀온 팔뚝을 보고 “어떡하니?” 하고 제가 묻자, 윤성수·주나라 집사 부부가 “목사님~ 괜찮습니다. 잘 치료 했구요. 그래도 다른 선생님들이 다친 것보다는 우리에게 이런 일 있는 게 천만다행이죠~!” 했습니다.

사회 자체가 조금만 불편하고 자기가 불이익당했다 싶으면 악착같이 그걸 보상받으려고 애쓰는 게 일반적인데, 윤성수·주나라 집사는 “자기 자신이 다쳐서 다행이라고… 그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될 텐데 너무 걱정하면 어떡하냐”고 바보처럼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목회는요~ 이런저런 사람들이 모여 있구요. 그 리더들의 모습, 태도, 분위기가 어떤가에 따라 교회의 모습이 변하기도 하는데요. 우리 교회는 윤성수·주나라 부부 같은 헌신된 지체들이 앞에 섬겨줘서 감사하다는 마음 가득했습니다.

저녁에 이 사실을 아내에게 말했더니 “너무 고마운 부부예요. 예쁜 신앙으로 성장했네요”하고 대견해 하더라구요. 이런 말 들으며 목회하는 저는 성만교회 목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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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진 2022-12-08 12:10:30
귀한사역 늘 응원합니다 멋진목사님 화이팅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