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행복한 식당’ 매니저로 섬기고 있는 진명자 전도사님에게 카톡이 왔습니다. “우리 식당을 주제로 시를 썼다면서 목사님 드리라고 책 한권 주고 갔습니다. ”시인이신 그분이 오며가며 행복한 식당의 모습을 보고, 적으신 시 내용입니다.
행복한 식당
시인 이윤소
도당동 장미 공원
겨우내 준비한 봄나무의 공중 식탁이 차려져 있다.
꽃잎들도 허기진 점심나절이 가장 붐빈다.
집안에서만 맴돌던 어르신들도 모여
이야기꽃 한 잎 두 잎
봄볕 벤치에 풀어 놓는다.
정오가 되자
하나둘 노구를 부축 이는 지팡이도 비틀거리고
유모차에 몸 맡긴 구부정한 할머니도
벚꽃 몇 잎 싣고 가는 곳
교회에서 개업한 행복한 식당이다.
봄의 별관일까. 문 열기도 전
줄이 길게 늘어섰다. 기다리는 시간도 행복이라고
저마다 귀에 걸린 웃음들
70세 이상 점심식사 1000원
플래카드가 낮게 걸려 펄럭인다.
식당에도 웃음꽃이 활짝 폈다.
기웃거리던 봄바람도
슬쩍 빈자리 하나 차지하고 앉는다.
이제 행복한 식당이 어르신들 삶에 한걸음 더 깊이 스며 들어간 느낌입니다. 식사를 하시고선 당연한 듯 “커피 한잔 주소~” 하시면, “네~ 나가 계시면 저희가 커피 배달해 드릴게요” 하며 봉다리 커피를 기쁨으로 타서 배달해 드리거든요. 자칫 그 커피를 들고 나가실 때 위험하실까 해서 봉사자들은 커피 배달까지 책임지는 겁니다.
날이 추워지면 일찍 오시는 어르신들을 어떻게 모시고, 식사 후엔 커피를 어떻게 대접하지? 이제 행복한 식당은 또 다른 행복한 고민의 시간이 시작된 듯합니다. 교회만이 이런 식당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세상은 알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