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 4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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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 4수생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2.11.1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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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23)
원천교회 문강원 목사 부부와 김성대 장로 부부의 모습. 왼쪽 두번째가 김성대 장로.
원천교회 문강원 목사 부부와 김성대 장로 부부의 모습. 왼쪽 두번째가 김성대 장로.

안수집사를 친구로 둔 목사님이 그 친구에게 전화를 받았답니다.

이번 주 장로 투표가 있는데 기도해 달라고….

결과는요? 떨어지셨답니다.

그 다음 다시 전화가 와서 장로 투표를 위해 기도해 달라 부탁했구요. 이번 기도 부탁은 떨어져도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 하셨다네요.

결과는요? 합격.

얼마 전 서울 연희동 문강원 목사님이 시무하는 원천교회에서 집회가 있었구요. 그 집회 위원장을 맡고 계신 김성대 장로님은 장로 4수생이었다네요.

한두 번도 아니고 4수를 한 장로님?

1차로 떨어졌을 때 그냥 덤덤했고, 2차로 떨어졌을 때 약간 마음이 상했고, 3차로 떨어졌을 땐 성도들 보기가 참~! 민망하더라나요.

오랫동안 함께 지내던 성도들 중 몇몇 분은 “이번엔 틀림없이 되실 거예요, 기도할게요” 하는 말씀들도 하셨다는데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주 수요일은 목사님 내외와 성도들 보기가 너무 민망해서 아내, 아들, 딸을 데리고 다른 교회 수요예배 드리러 갔었다 자수하셨구요…

마침 그 교회에서 설교하시는 목사님이 “장로 떨어졌다고 교회 옮기는 놈은 나쁜 놈”이라는 설교를 했다네요. 그 순간 아내, 아들, 딸이 동시에 자기를 향해 눈짓 했구요. 아내 되시는 권사님도 “여보~ 아직 때가 아니니 우리 잘 버텨보아요~” 했구요.

장로 투표 네 번째.

오래된 성도들, 특히 오래된 권사님들이 기도도 해주시고, 그분들 스스로가 선거운동을 해 주시더라나요. “이번 장로 후보 마지막이니 꼭 찍어야 한다고, 장로 투표 한번 떨어져도 교회 나가는 분들도 계시다는데, 이 분은 4수생 아니냐고~ 찍어야 한다”고 했구요.

결과는요?

전체 투표율 1위로 장로님이 되셔서 멋지게 교회와 목회자 옆에서 동역하고 계십니다.

혹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장로투표, 권사투표에 한두 번 떨어져서 마음이 상해 있는 분 계시나요? 글쎄~ 그 장로님은 장로 4수생이었다니까요.

4수생 아니면 말을 마시고, 그냥 그 자리에서 아름답게 잘 버텨야 할 것 같죠?

직분이 뭐 그리 중요한가요? 그냥 잘 섬기면 되는 거죠? 이런 말도 더 이상 우리에겐 어울리는 단어가 아닌 듯 싶습니다.

그 4수생 장로님은 그냥 그 자리에서 힘들지만, 묵묵히 잘 섬겼더니 성도들이 선거운동을 스스로 해 주시더라니까요.

신앙생활 하면서 아름다운 직분을 사모하는 것은 귀한 일입니다. 괜히 직분자 후보로 올라가 떨어질 것 같으니 미리 “직분이 뭐 그리 중요합니까?” 하는 말씀을 하시는 건 아니시죠?

직분은 아름답고 귀한 섬김의 자리입니다. 그 자리를 사모하고 그 자리를 주님이 허락하시면 잘 섬기겠다는 귀한 마음, 4수생 장로님 보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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