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목회이야기 (223)
안수집사를 친구로 둔 목사님이 그 친구에게 전화를 받았답니다.
이번 주 장로 투표가 있는데 기도해 달라고….
결과는요? 떨어지셨답니다.
그 다음 다시 전화가 와서 장로 투표를 위해 기도해 달라 부탁했구요. 이번 기도 부탁은 떨어져도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 하셨다네요.
결과는요? 합격.
얼마 전 서울 연희동 문강원 목사님이 시무하는 원천교회에서 집회가 있었구요. 그 집회 위원장을 맡고 계신 김성대 장로님은 장로 4수생이었다네요.
한두 번도 아니고 4수를 한 장로님?
1차로 떨어졌을 때 그냥 덤덤했고, 2차로 떨어졌을 때 약간 마음이 상했고, 3차로 떨어졌을 땐 성도들 보기가 참~! 민망하더라나요.
오랫동안 함께 지내던 성도들 중 몇몇 분은 “이번엔 틀림없이 되실 거예요, 기도할게요” 하는 말씀들도 하셨다는데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주 수요일은 목사님 내외와 성도들 보기가 너무 민망해서 아내, 아들, 딸을 데리고 다른 교회 수요예배 드리러 갔었다 자수하셨구요…
마침 그 교회에서 설교하시는 목사님이 “장로 떨어졌다고 교회 옮기는 놈은 나쁜 놈”이라는 설교를 했다네요. 그 순간 아내, 아들, 딸이 동시에 자기를 향해 눈짓 했구요. 아내 되시는 권사님도 “여보~ 아직 때가 아니니 우리 잘 버텨보아요~” 했구요.
장로 투표 네 번째.
오래된 성도들, 특히 오래된 권사님들이 기도도 해주시고, 그분들 스스로가 선거운동을 해 주시더라나요. “이번 장로 후보 마지막이니 꼭 찍어야 한다고, 장로 투표 한번 떨어져도 교회 나가는 분들도 계시다는데, 이 분은 4수생 아니냐고~ 찍어야 한다”고 했구요.
결과는요?
전체 투표율 1위로 장로님이 되셔서 멋지게 교회와 목회자 옆에서 동역하고 계십니다.
혹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장로투표, 권사투표에 한두 번 떨어져서 마음이 상해 있는 분 계시나요? 글쎄~ 그 장로님은 장로 4수생이었다니까요.
4수생 아니면 말을 마시고, 그냥 그 자리에서 아름답게 잘 버텨야 할 것 같죠?
직분이 뭐 그리 중요한가요? 그냥 잘 섬기면 되는 거죠? 이런 말도 더 이상 우리에겐 어울리는 단어가 아닌 듯 싶습니다.
그 4수생 장로님은 그냥 그 자리에서 힘들지만, 묵묵히 잘 섬겼더니 성도들이 선거운동을 스스로 해 주시더라니까요.
신앙생활 하면서 아름다운 직분을 사모하는 것은 귀한 일입니다. 괜히 직분자 후보로 올라가 떨어질 것 같으니 미리 “직분이 뭐 그리 중요합니까?” 하는 말씀을 하시는 건 아니시죠?
직분은 아름답고 귀한 섬김의 자리입니다. 그 자리를 사모하고 그 자리를 주님이 허락하시면 잘 섬기겠다는 귀한 마음, 4수생 장로님 보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