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행복한식당’을 배식 전에 잠깐 들렀습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점심만 75세 이상의 어른들에게 자존심 비용 1000원을 받고 운영하는 식당은 늘 시작 전부터 북적북적 하거든요.
도착하자마자 제 눈에 크게 들어온 이모가 보였습니다.
거의 한번도 빠지지 않고 매일 오시는 분인데, 아프시다 하면서 며칠 보이지 않더니 그날 나무 밑에 보이는 겁니다. 힘없이 보이지만, 슬며시 웃으시는 모습도 보였구요. 늘 조용한 모습을 가지신 분이라, 제 눈에 더 크게 띄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식당 앞에서 시작 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 후에도 커피를 드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분들, 일주일에 4번을 만나게 되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이분들 중 하나님의 부름을 갑자기 받게 되면, 그 마음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언젠가 한 적이 있거든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 이모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오랜만에 오셨죠? 몸은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졌어요~”
“그래요~ 다행이네요. 이모가 요 며칠 보이지 않아 걱정됐었거든요~”
“네~ 걱정 끼쳐 드려 죄송해요.”
“이제 괜찮아졌으니 자주 나올게요.”
“그러셔야죠~~ 아프지 마세요” 하고 발걸음을 식당을 향하고 있는데, 매일 처음으로 출근하는 올해 91세 할머님이 제 어깨를 툭하고 치셨습니다.
“목사는 젊은 여자만 좋아해~”
“네~?”
“아니, 내가 처음으로 와서 목사님을 기다렸는디~ 왜 나는 아는 척도 안하고 젊은 여자한테만 가서 아는 척을 한다냐? 참으로 서운하네~~” 하셨습니다.
“아이고~~ 그러셨어요~~ 죄송해요~~ 제가 이모님을 왜 아는 척을 안 하겠어요? 제가 미처 알아보지 못했어요.”
“아니~~ 내 앞으로 지나가는데 내가 안보여? 스윽 하고 지나가서 젊은 여자만 아는 척 하고?”
“에고~~ 죄송합니다.”
행복한식당은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그곳에 사람 사는 냄새가 나구요. 기다림이 있고 슬며시 미소 지을 수 있는 일들이 매일 있답니다.
혹 삶이 지루하시면 행복한식당을 함 와보세요. 재밌는 일들, 맛있는 음식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