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가 운영하는 ‘행복한식당’은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75세 이상 어르신에게 점심만 천원 받고 운영하는 식당이구요. 4월에 시작했으니 이제 4개월쯤, 매일 평균 100여명이 식사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중입니다.
엊그제 수요일 행복한식당을 들렀습니다.
식사하시고 나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다시 밖에 있는 의자에 앉아 커피를 손에 손에 들고 계시는 겁니다. 가만 보니 식사 끝나고 나오셔서 커피 한잔 하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시다 돌아가시는 게 일상이 된 듯 보였습니다.
“이 커피가 우리 집에도 있는디~~ 여서 먹는 게 참으로 맛나야~”
“아니~ 커피도 드세요?”
“그럼~~ 커피를 안 묵고 가면 섭하제.”
“저녁에 잠은 잘 주무시구요?”
“암시랑토 안혀~~ 차라리 안 묵고 가면 잠을 더 못 자제~~”
옆에 앉은 할머님이 물끄러미 쳐다보다 “그렇게 맛있어? 그럼~~ 나도 한잔 줘봐~”
“그러세요~~ 제가 갖다 드릴게요” 했구요.
행복한식당에서 매주 수요일 봉사하는 박영식 집사님이 열심히 커피를 타고 계셨습니다. 계속 식사하고 나오시는 분들에게 커피를 대접하려니 정신없어 보였구요. 그 짧은 시간 거의 50잔 이상 커피를 타는 듯 보였습니다.
“커피 한잔 주세요~~ 할머니가 커피 달라시네요” 해서 받아든 커피엔 아직도 커피가 다 풀리지 않고 검은 알갱이들이 군데군데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제 앞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갖고 계신 김복현 장로님이 길에서 할머님들과 이야기 나누고 계신 것이 보였구요. 제가 할머님에게 갖다 드리려다, 그 알갱이를 보고 다시 타다 드린다 했습니다.
“아~ 이거 검은 알갱이가 다 풀려야죠~~”
“박영식 집사님은 자격증 없는 야매시죠?” 했더니 껄껄 웃으시며 다시 타 주셨습니다.
사실 우리 교회 대부분 성도들은 박영식 집사님이 어떤 분인지 모를 겁니다. 늘 조용하게 주일예배만 그것도 대부분 2층에서 드리고, 봉사를 해도 뒤에서 하시는 분이시기도 하구요. 차라리 설명하기에는 “정춘자 권사님 남편이세요~” 하는 편이 더 빠를 듯합니다.
행복한식당에서 봉사하시는 것도요, 사실 아내 되는 정춘자 권사님이 수요일 봉사하니 머뭇거리며 시작하신 지 2개월쯤 되는데요. 지금은 정말~! 행복하게 봉사하고 계시는 중입니다.
“목사님~! 이거 행복한식당은요 100% 잘하신 겁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열이면 열 다 감사하다 고맙다 하시며 가시는 모습에 자부심도 생기고, 저분들에게 더 고맙게 대접해야 한다는 마음도 들구요. 저도 덩달아 행복해진다니까요” 하셨습니다.
매주 수요일, 행복한식당에는요. 야매! 박영식 집사님이 행복하게 커피를 타고 계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