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로고, 하나님 이름 아름답게 표현하는 수단
시각적 표현 넘어 신학적 성찰 녹이는 것 관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근원적 아이덴티티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러나 각자 얼굴과 모양이 다르듯 하나님의 이름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비기독교인들과의 접촉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교회의 로고 아닐까요?”
어떤 기업의 이름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기업체의 로고일 것이다. 기업이 가지는 이미지는 로고와 함께 각인된다. 그만큼 별것 아닌 것 같은 작은 로고가 가진 상징성은 엄청나다. 올커뮤니케이션 부사장 전은호 작가는 경찰청, KT&G 코레일, 인천국제공항 등 기업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 굴지의 기업체들의 로고를 제작했다.
‘한국철도공사(KORAIL)’ 로고의 경우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유럽 출장을 통해 직접 여러 고속 전철을 타보며 제작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올커뮤니케이션 사무실에서 만난 전 작가는 “코레일은 코리아(KOREA) 레일로드(RAILROAD)의 약자로 로고 전체모양은 기차의 모습을 조형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지구촌을 속도감 있게 한 바퀴 돌아가는 모습을 알파벳 ‘O’를 통해 표현했다”고 밝혔다.
전 작가는 일반 기업체뿐 아니라 다수 교회의 브랜딩 및 환경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전문가다. 특별히 그는 교회 로고 제작에 대해 “교회 로고를 만드는 것은 교회의 주인 되신 하나님을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한 우열이 없는 그리스도 안의 선한 경주라고 본다”며, “이웃과 사회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교회의 로고”라고 설명했다.
많은 교회에서 교단의 공식 로고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교회 자체적으로 로고를 제작해 교회의 브랜드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다일공동체(대표:최일도 목사)의 로고(DaiL)는 다양성 속의 일치라는 공동체 비전을 바탕으로 I에 웃는 사람의 얼굴을 표현했다.
대구목자교회(담임:박기준 목사)는 로고 ‘MOKJA’에서 알파벳 ‘O’에 예수 그리스도교를 상징하는 물고기 ‘익투스’의 모양을 그려 넣었다. 모두 전 작가가 제작한 로고다. 그는 “현대적인 조형이면서 교회라는 느낌을 직접적으로 나타내지는 않지만, 직관적으로 교회를 나타내기에 의미가 있는 로고”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그는 일반 기업체를 포함해 오륜교회, 금란감리교회, 죽전우리제일교회, 대구범어교회, 목민교회 등 200개가 넘는 로고를 제작했다.
로고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한번 봤을 때 기억에 남는 로고다. 더욱이 일반 기업과 달리 교회 로고의 경우 교회의 이름이 가진 재료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넘어 신학적 성찰을 담아내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교회 로고 디자인 시 주의점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디자인과 교회 이름을 가볍게 짓지 않아야 한다. 교회 밖 비기독교인들이 들었을 때도 한눈에 들어오고 이해하기 쉬운 것이 좋으며, 비기독교와 연결점을 갖도록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의 이미지 제고 및 브랜딩에만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브랜드 하나면 충분하다는 시각으로 효율적 측면에서 이웃과 사회를 잇는 접촉점으로 여기는 것이 좋다.
자신을 “시각적으로 메시지를 ‘프리칭’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전 작가는 “교회 시설의 인테리어는 일반 상업과는 다른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특히 영어로 예수님의 이름이 33개로 표현되는데, 이 이름들만 벽면에 붙여놔도 멋진 인테리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그동안 기업 이미지 회사 대표를 맡으면서 우리나라 유명 대기업의 회사 로고를 많이 제작해왔다. 하지만 저의 초미의 관심사는 슈퍼 브랜드인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기술과 감성, 영성을 갖추고 세상의 세속적 가치를 뛰어넘는 교회의 로고를 제작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