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요양원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정거장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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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요양원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정거장이길”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2.07.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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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시설 탐방] 충북 진천 '사랑의 주원힐링타운'

치매환자 급증하지만 좋은 요양원 만나기 어려워
2021년 7월 개원, 전인적 접근으로 어르신 돌봐
“통합예술치료 접목하면서 치매노인 상태도 호전”

1년 반만 찾은 ‘사랑의 주원힐링타운’이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늦가을 당시에는 막바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완공 후 작년 7월 요양원으로 정식 허가를 받은 주원힐링타운은 탄탄한 복지시설로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여전히 주변을 둘러싼 초록의 자연환경과 너른 앞마당은 고즈넉한 여유와 평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켠에는 원예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배나무 같은 유실수들도 많이 심겨 있다.

‘사랑의 주원힐링타운’은 대표 윤경수 목사가 오랫동안 기도하고 준비해온 결실이다. 윤 목사는 “치매노인에게 가장 근본적인 치료는 하나님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라며 “우리 요양원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정거장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원 후 약 일 년, 아직도 그의 미래 계획은 차고 넘친다. 특별히 윤 목사는 ‘통합예술치료’라는 비전을 구체적으로 구현해나가기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사랑의 주원힐링타운 대표 윤경수 목사는 ‘통합예술치료’를 접목해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의 치료를 돕고 있다. 그는 “근본적인 치료를 하나님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의 주원힐링타운 대표 윤경수 목사는 ‘통합예술치료’를 접목해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의 치료를 돕고 있다. 그는 “근본적인 치료는 하나님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르신 대하는 마음 한결같아요”
4차 산업혁명이라며 엄청난 기술이 쏟아지고 있지만, 치매는 여전히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극복하기 힘겨운 질환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 영향으로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고, 코로나19 장기화는 이를 더욱 부추겼다. 가족들과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제대로 된 치료와 보호가 부족해 증상이 심해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둔 손정숙 씨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 근교 가까운 요양원에 입소했지만, 어느 날 아버지를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병원으로 모시기 위해 만난 아버지의 상태는 충격적이었다. 

“갑자기 잘 걷지 못하고 정신도 없으셨어요. 몽롱한 상태인지 본인도 ‘자신이 왜 그러냐’고 하실 정도였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주원힐링타운을 발견하고 상담을 받았지요. 목사님과 사모님이 정말 헌신적이고, 이곳에 계시면서 표정부터 밝아지셨어요. 음식도 잘 드셔서 너무 좋습니다. 요양원을 찾고 계시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있어요.”

손 씨의 아버지는 심지어 고관절 수술을 받아 제대로 걸음을 걷지 못한 채 입소했다. 이제는 혼자 조금씩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된 아버지를 보면 놀라운 따름이다.

올해 2월부터 근무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현기덕 씨는 최근 작고한 부친이 치매를 앓게 되자 사회복지사를 그만두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이곳에서 돌아가신 부친을 대하듯 치매노인들을 대하고 있다. 그는 어르신들과 유대감을 만들기 위해 먼저 애쓴다고 했다. 

“여기에서 종사하는 분들의 어르신들을 대하는 마음은 한결같습니다. 치매 어르신들이라 할지라도 인지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에요. 가식적인 태도와 진심으로 대하는 자세는 다 구분하십니다. 치매는 좋아질 수 없다고 하지만, 인지능력뿐 아니라 운동능력을 종합해보면 좋아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운동도 하면서 건강이 좋아지니까 농담도 하시고 밝아지십니다.”

교회 안수집사인 현 씨는 어르신들께 허락을 구하고 식사기도를 해 드릴때 ‘아멘’을 하시면 마음이 흐뭇해진다고 이야기했다. 

요양원에 입소해 있는 어르신들은 매일 오전 11시 예배를 부르고 함께 찬양하고 있다.
요양원에 입소해 있는 어르신들은 매일 오전 11시 예배를 드리고 함께 찬양하는 시간을 갖는다.

전인적 접근으로 통합예술치료
‘사랑의 주원힐링타운’이 특별한 의술을 베푸는 것은 아니다. 치매노인들은 편안하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호전된다. 윤경수 목사는 수시로 환자들의 상태를 모니터하고, 잠들기 전이라도 노인들을 만나 대화하고 기도한다. 시설상태를 청결하게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또 같은 층에서 남녀가 같이 지내는 것도, 직원들의 성실한 지원도 치료에 도움이 되고 있다. 매주 한 차례 촉탁 의사가 방문해 환자들을 진료하고, 지하 1층에는 일반 병원에서 사용하는 물리치료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매일 오전 11시면 예배를 드리고 찬양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우리는 다만 기도하고 예배를 드리지만, 결국은 하나님께서 만지십니다.”

주원힐링타운은 단순한 치매노인 요양시설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윤경수 목사는 ‘통합예술치료’를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비전으로 삼아 왔다. 백석대 보건복지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했을 뿐 아니라 교육학, 신학, 사회복지학 등을 공부하며 학위를 취득하고 직접 임상을 경험했다. 음악과 미술 등에 조예가 깊어 치매노인들을 위한 치료에 이를 접목해가는 중이다.

윤 목사는 “근본적으로 치매노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전인적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치료를 위한 기법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가진 존재로 여기고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음악을 예로 들어 통합예술치료가 의미 있는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악은 시대를 반영하곤 합니다. 우리 어르신들이 살았던 시대가 음악에 녹아 있잖아요? 찬송가를 부르면 교회를 다녔던 분들은 곡조를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를 시설 안에서 활용하면 치매를 앓는 분들의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윤 목사는 주원힐링센터에 입소하면 최대한 빠르게 상담을 실시하고, 심리검사를 진행한다. 개인에게 맞는 치료적 접근을 찾기 위해서다. 요양원에는 원예치료를 위해 과실수도 심었다. 조만간 시설원예도 갖출 계획으로, 가족들과 함께할 체험 공간으로 조성된다.

“힐링 선사하고픈 꿈은 계속된다”
주원힐링타운은 윤경수 목사가 시무하던 주원교회 명칭에서 가져왔다. 개원을 하면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교회 건물을 매각하고, 교회도 힐링타운으로 교인들과 함께 옮겨왔다. 이제는 교회가 ‘주원힐링타운’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전개해온 ‘뜰안지역아동센터’와 주민들을 위한 ‘교육마당’도 함께 이전했다. 지역아동센터는 별도 건물을 활용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등 여러 채 건물이 더 세워졌지만, 윤경수 목사는 앞으로 3,800평 부지의 종합타운을 만들 계획이다. 다양한 공부를 하면서 쌓은 인적 인프라를 접목해 원예와 미술, 음악뿐 아니라 정신분석, 문학치료 등을 활용하는 체계도 구상하고 있다. 

“요양원에 계신 분들은 지역아동센터를 찾아온 아이들이 마당에서 뛰노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좋아하십니다. 주원힐링타운은 격리시설이 아닙니다. 가족들이 찾아와서 함께 머물고 활동할 수 있고, 일반인들도 찾아와서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되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윤 목사는 ‘헤어 인 카페’를 아이디어로 언급하기도 했다. 지역주민들이 카페를 갖춘 헤어샵에 방문해 그 안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지역사회를 늘 고려하는 것은 윤경수 목사가 20년 넘도록 진천에서 목회를 해왔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바우처 사업을 함께하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을 역임했을 뿐 아니라 교회가 펼쳐온 사역도 울타리 밖을 넘어 지역공동체를 함께 해왔기 때문에 신뢰관계가 돈독하다.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주원힐링타운을 주목하고 있다. 

윤경수 목사의 주원힐링타운의 꿈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3,800평 땅이 부족할 정도로,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나누고 힐링을 선사하고픈 그의 비전은 끝이 없다. 

“처음 하나님이 주신 미션은 양로원이었습니다. 목회를 하다가 갈 곳이 없는 목사님들이 많은데, 그 분들을 위해 넉넉한 원룸을 만들어 모시고 싶습니다. 주원힐링타운에 아름다운 양로원도 생겨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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