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사역자 연합체 ‘KCCM’ 출범
열악한 처우개선 및 권익보호 초점
기독문화 발전 ‘연대 시스템’ 구축
최근 유튜브를 통해 핫하게 떠오른 신예 CCM 가수인 A 씨는 이름만 하면 알 법한 큰 교회에서 집회에서 찬양을 부를 게스트로 초빙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는 적은 사례비를 제안해 놀라 되물었지만, 모든 집회초청 사역자들에게 동일한 사례비를 주는 것이 교회의 지침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헌신페이’가 강요되는 현 교회 분위기 속에 많은 기독교 문화사역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채 어려운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로 많은 집회일정이 취소되고 줄어든 상황에서 사례비만으로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CCM 찬양사역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독교 문화사역자들의 처우 개선을 향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찬양사역자를 하나로 아우르는 단체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한국기독교음악협회’(가칭, KCCM)가 지난 6일 출범식을 앞두고 홍대 히브루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체의 출범 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준비위원으로 CCM 가수 송정미(찬양사역자연합회 회장)를 비롯해 수상한거리 백종범 목사, 헤리티지 김효식 대표, 소리나무 심도성 대표가 참석했다. 발대식에 앞서 기자들과의 의견청취를 위해 마련된 이번 모임에서 단체는 국내 찬양사역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 복지 향상을 돕는 한편 교회와 단체를 잇는 ‘허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심도성 대표(소리나무)는 “한국 CCM 자체에 저조한 평가와 인식이 있던 차에 송정미 사모를 통해 연대를 제안받았다. ‘CCM의 현재와 미래’라는 소제목으로, CCM의 현실을 진단하고 더 가치있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자 한다”고 전했다.
찬양사역자연합회 송정미 회장은 “한국교회 문화계 전반이 열악한 현실 속에 KCCM은 크리스천 뮤지션들이 대표성을 갖고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연대하는 단체”라며 “신인 찬양사역자들을 발굴할뿐 아니라 다양한 기독단체와 연대하고 소통하는 ‘허브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어 그는 “기획사의 개념은 아니지만, 찬양사역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외치며, CCM 가수를 포함해 연주자, 제작자, 기독 미디어 종사자 등 기독교 음악산업과 관련된 이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역이 더욱 어려워진 찬양사역자의 생계문제에 대한 고민과 진단도 있었다. 송 회장은 “각자도생하는 국내 CCM계 분위기 속에 턱없이 낮은 사례비로 고민하는 문화사역자들의 생계와 복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헤리티지 김효식 대표는 “목회자의 경우 사례를 받지만, 저희는 공연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일부 교회에서는 사례비로 상품을 주거나 차량 없는 사역자에게 주유권을 주는 경우가 있다”며 문화사역자의 열악한 현실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문화사역자들의 희생이 강요되고 있는 시스템에 대한 한국교회 전반의 암묵적 합의가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한 변화와 교회와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코로나 시기, 예배 집회가 멈추고 대부분의 음악활동이 멈춰진 상황에서 저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그만 둔 이들도 있지만, 오히려 남는 자들이 걸러지는 시간이 되어 부르심에 확신을 갖고 준비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많은 후배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찬양사역자로서 사역을 계속하기 위해 일용직을 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기독 뮤지션이라는 정체성이 없어지진 않는다고 본다. 선교사역도 그러하듯 크리스천 뮤지션들의 모습도 다양해질 수 있으며, 이를 한국교회가 인정할 때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한거리 백종범 대표는 KCCM에 대한 기대로 “아직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있지만, 1차적으로는 연합과 연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다음으로는 복지와 처우 개선 등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KCCM은 현재까지 200여 명의 아티스트들을 접촉했으며, 미팅과정을 거쳐 빠르면 6월 중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