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함께 키우니 자녀 둘, 셋도 걱정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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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함께 키우니 자녀 둘, 셋도 걱정 없습니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02.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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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미래를 품다④ ‘5자녀 낳기’ 출산운동 전개하는 당진동일교회

‘돌봄과 학습’으로 자녀 양육하는 교회

전체 예배 참여 교인들 평균연령 ‘29세’

당진시 초등학생 12.4%가 교회로 모여

이제는 자녀 둘만 낳아 길러도 ‘애국자’라는 말을 듣는다. 올해부터는 자녀가 둘 이상이면, 정부에서 제공하는 다자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비와 양육비에 대한 부담, 맞벌이 가구의 증가 등으로 우리나라 출산율은 해마다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자녀를 셋 이상 키우는 다자녀가구를 교회 안에서 제법 찾아볼 수 있다는 소식은 희망을 안겨준다. 충남 당진 시에는 교인 대부분이 적게는 둘, 많게는 셋 이상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교회가 있다. 당진동일교회(담임:이수훈 목사)는 전체 교인의 평균연령이 29세로 당진시 초등학생의 12.4%가 이 교회에 출석하며 ‘자녀를 함께 키우는 교회’로 지역사회에 정평이 나 있다.

당진동일교회가 진행하는 방과후활동인 ‘VCA 비전스쿨’에는 현재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당진동일교회가 진행하는 방과후활동인 ‘VCA 비전스쿨’에는 현재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 가구 ‘5자녀 낳기’ 도전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커다란 ‘마을공동체’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 같아요.”

충남 당진의 번화한 시내를 벗어나 9km 떨어진 한적한 산 아래, 논밭으로 둘러싸인 길을 걸어 내려가다 보면, ‘아이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당진 동일교회(담임:이수훈 목사)에 당도한다. 흔히 시골교회에서는 저출산 고령화로 아이들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하지만, 이 교회는 다르다. 교회 앞 공터에서 왁자지껄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여느 초등학교의 운동장을 방불케 한다. 교회의 시설 곳곳을 누비며 장난을 치고 떠드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다.

초등학교 하교 시간이 되면, 동일교회의 노란 셔틀버스가 당진 일대 초등학교를 돌며 아이들을 태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하원을 돕지 못하는 엄마들을 위해 ‘차량 도움맘’이 편성돼 아이들의 안전한 차량 탑승을 돕는다.

교회의 버스를 타고 차량에서 내린 아이들은 동일교회가 운영하는 방과후활동인 ‘VCA(비전크리스천 아카데미) 비전스쿨’에 참여한다. ‘돌봄과 학습을 책임지는 교회’로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고 지역사회에 알음알음 알려지자 이제는 2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비전스쿨에 참여하게 됐다.

동일교회 이수훈 담임목사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지금, 돌봄과 교육에 있어 가장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교회일 것”이라며, “동일교회는 일찍 하교하는 초등학생들을 위해 VCA비전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인들을 대상으로 20년째 출산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한 가정당 ‘5자녀 낳기’를 목표로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사교육비와 양육비를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다자녀를 강요하는 것은 다소 무책임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젊은 부부가 일단 아이를 낳아 키우기로 했다면, 돌봄과 학습에 있어서만큼 교회가 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낳지 않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경제적 문제와 함께 돌봄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봅니다. 자녀를 셋 이상 키우면 한 달에 100만 원 가까이 사교육비로 지출을 해야 합니다. 또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당장 급한 일이 생겨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습니다. 이런 부모들을 위해 교회는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기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 세대의 전인적 성장도와”

결손가정을 돕기 위해 1999년 시작된 당진동일교회 ‘VCA 비전스쿨’에는 현재 200명이 넘는 아동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학년별로 1개 반 24명을 정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방과후 돌봄이 어려운 부모를 위해 오후 7시 50분까지 아동들을 보살핀다. 말씀 암송과 영어예배의 영성훈련에서부터 글로벌리더 양성을 위한 영어 교육, 예술적 지성을 높이는 음악수업, 바른 인성을 위한 품성 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보통 한 아이가 방과 후 학원을 3~4개를 가는데, 자녀가 셋인 경우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어마어마합니다. 아이들은 방치된 채로 학원을 돌다가 집으로 가고, 엄마는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아이들을 맞이해야 합니다. 교회는 아이들에게 양질의 학습프로그램을 제공할 뿐 아니라 저녁식사까지 먹여 집으로 보냅니다. 그러니 참여 가정의 만족감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을 케어하기 힘든 맞벌이 가정은 아이 돌봄에 있어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이 든든하다. 동일교회 교인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김미진 집사(가명・39)는 “자녀를 하나님의 선물이라고는 하지만, 막상 아이를 낳고자 하니 현실적 고민이 앞섰다”며 “교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셋은커녕 둘을 낳아 키우기도 버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비전스쿨을 통해 안전하게 아이들을 돌보고, 높은 수준의 교사들이 체계적으로 교육하며 학생들이 즐겁게 교육에 임하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자녀를 더 출산할 수 있었다. 지금은 고민했던 것 자체가 미안할 정도로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당진동일교회가 진행하는 방과후활동인 ‘VCA 비전스쿨’에는 현재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당진동일교회가 진행하는 방과후활동인 ‘VCA 비전스쿨’에는 현재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세계적 ‘크리스천 리더’로 양성

아울러 교회는 혼탁한 세상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이 세상과 구별되는 ‘크리스천 리더’로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일교회는 2013년 ‘시내산학교’를 세워 영성과 인성, 지성교육을 진행한다.

이밖에 다음세대를 위해 △예수촌 공동체 △시내산학교 △치유수양회 △교육별 역사체험 △꿈앤북 독서동아리 △영어예배 △토요일토라학교 △365주일학교 △JCC국제교류캠프 △아버지집 △직장인행복학교 등 세대별로 전인적인 신앙공동체를 실현해가고 있다.

이 목사는 “요즘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가 언어장벽으로 외국어의 경우 학력 양극화가 심하다. VCR비전스쿨에서는 NIV 성경을 기본으로 영어수업을 진행하고, 매년 원어민을 초청해 3주간의 영어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 외국어를 자유롭게 쓰고 구사하는 수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JCC국제교류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학생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매월 5만원씩 저축한다. 이들은 UCLA나 하버드대 등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들과 한달간 홈스테이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체험형’ 방식의 수업이 많다보니 학생들도 즐겁게 학습에 참여한다.

부모가 참여하는 수업으로 아이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맘대로수업’, 매주 수요일 전 학년이 함께 놀이와 체험을 하는 ‘플레이데이’, 박물관과 유적지 등을 방문해 역사공부를 진행하는 ‘역사수업’, 하나님의 꿈과 비전을 갖고 예수님의 성품을 닮은 아이들로 양성하는 ‘비전수업’ 등이 있다.

교회에서 돌봄과 함께 수준 높은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니 자연스럽게 출산율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동일교회에서는 “아이를 셋 이상 낳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며 전체 5000여 명의 교인 중 전체 성도의 평균 나이가 29세일 정도로 다음세대의 비중이 높다. 교회의 성장비결로 이 목사는 “교회의 비전스쿨의 목적은 단순한 돌봄이 아니라, 가정들의 삶을 끌어안아 준 것”이라며, “지금은 전체 당진시 아동 인구 중 12.4%를 책임지는 교회가 됐다. 이것이 바로 교육을 통한 복음 전도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또한 “비전스쿨에 참여한 학생들이 부모를 전도하는 사례도 늘어가고 있다. 교회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전도전략이 막힌 시대에 교회가 중심이 되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나설 때, 한국교회가 이 시대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목사는 “어떤 아이는 교회의 연극에서 힘센 삼손 역할이 필요했는데, 자신의 아빠를 추천했다. 믿지 않는 아버지를 데리고 와서 연극을 시켰는데 지금은 우리 교회의 안수집사가 됐다”며, “이렇게 복음은 삶을 통해 다가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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