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교회가 있다고 합니다. 핀란드어 ‘템펠리 아우키오 키르꼬’. 우리말로 해석하면 ‘암석 교회’라는 뜻입니다. 헬싱키시 중심에 위치한 암석 교회는 바위에 구멍을 뚫어 만든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유명합니다. 이곳은 헬싱키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헬싱키 제일의 명물이 되었지만, 이 교회는 사실 생겨날 수 없는 교회였습니다. 왜냐하면 시 조례상 도심 한복판에는 교회를 짓지 못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루터교회 성도들은 헬싱키 도심에 반드시 교회를 세워야겠다며 부르짖어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중 건축가인 수오말라이넨 형제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아무 쓸모없이 방치된 거대한 바위가 있어서 흉물이었는데 바위를 그대로 둔 채 그 속을 파서 교회를 만들겠다고 하니, 시 당국으로서도 반대할 명분이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이 건축안대로 통과되어 거대한 화강암 바위 속을 뚫어 그 안에 교회를 만들었습니다. 교회 둘레는 다 암반이고 윗부분은 다 들어내어 유리 천정을 덮었습니다(사진). 이렇게 암석 교회는 1년 7개월간의 건축 기간을 거쳐 1969년 9월 완공되었습니다.
이 교회는 암석으로 둘러진 독특한 내부로 인해 오히려 훌륭한 음향효과가 나와서 각종 음악회를 여는 헬싱키의 문화공간이요, 자랑거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힘들었지만 특별히 교회와 성도들이 받은 상처는 말할 수 없이 큽니다. 마치 교회가 전염병의 온상인 것처럼 매도해버리는 사람들까지 있었기 때문입니다. 통계에 의하면 무려 10%가 넘는 교회가 예배를 드릴 수 없어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이런 어려운 때가 지나가더라도 전염병이 삼킨 상처는 깊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현실에 목회자들은 물론 교회를 사랑하는 성도들은 코로나 이후가 와도 어떻게 전도를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교회를 다시 일어서게 할 것인가? 어떻게 전도해야 할 것인가? 또한 코로나를 두려워하여 교회를 출석하지 않았던 성도들을 어떻게 다시 교회로 불러 모을 것인가? 그리고 그들과 믿음으로 교회를 출석했던 성도들의 갈등도 보이지 않는 염려입니다.
지금 교회는 마치 거대한 암석 앞에 선 교회처럼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핀란드 암석교회는 그 암석을 장애물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암석 속으로 들어가 아름다운 교회를 이루었습니다.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은 암석이 아니라 우리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놀라운 일은 이런 암석같은 고난이 그토록 회개를 외치던 그 소리를 외면했던 우리를 회개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하지도 않았던 일들에 목숨을 걸었던 우리들에게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본질을 보게 하고 있습니다. 끝이 없어 보이는 이 고난도 결국에는 다 지나갈 것입니다. 그 때 뒤를 돌아보면서 이 암석같은 고난도 유익했노라고 평가할 날이 올 것입니다. 암석같은 고난 속에 감춰진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