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핵심 지도자 출신 신현욱 목사, 탈퇴 후 설립
해마다 150~200가정이 회심, 탈퇴부터 사후관리까지
“교회의 문제가 이단 현상 추동”… 반성과 변화 시급
신천지에는 목사라는 직제가 없다. 대신 강사라는 이름으로 교리를 가르치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 가운데서도 이만희 총회장 직속의 일곱 교육장과 열두 지파장 그리고 24개 부서를 담당하는 24 장로는 ‘보좌구성’이라 하여 핵심 지도층을 이루고 있다.
신현욱 목사(구리이단상담소 소장, 초대교회 담임)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총회교육장’이라는 최상위급 간부로 있다가 2006년 무렵 ‘육체영생’ 등 비성경적 교리와 제반 문제에 회의를 느끼고 이만희 교주와 신천지의 뿌리, 정체를 직접 알아보고 확인한 뒤 ‘양심선언’을 하고 신천지를 빠져나왔다.
그를 따라 탈퇴한 이들이 많이 있었기에 함께 모일 장소가 필요했다. 탈퇴 전 자신이 개척하고 부흥시켰던 서울 강동구 지역을 중심으로 장소를 물색했다. 아는 사람들부터 우선 돌이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울은 임대료가 비싸서 부담이 컸고 바로 지척인 경기도 구리에 터를 잡게 됐다. 모임의 이름은 2009년 신 목사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면서부터 예장 합동 소속의 ‘초대교회’가 됐다. 그리고 신천지 피해 예방 활동 및 회심 치유 상담을 겸하며 ‘구리 이단상담소’(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소속)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현재 상담소에는 10여 명의 신천지 탈퇴자들이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대부분 7~20년간 신천지를 경험한 이들이다.
신현욱 목사는 “우리 상담소는 이런 특별한 사연으로 모든 사역자가 속죄하는 마음과 사명감으로 최근 한국교회 최고 골칫거리인 신천지 상담에 집중하고 있는 전문 상담소”라며 “이곳이 신천지 신도들에게는 신천지의 실체를 깨닫고 탈퇴할 수 있도록 눈을 띄워주는 통로가 되고, 피해 가족들에게는 막막함 가운데서 위로와 용기를 주는 조력자, 교회와 성도들에게는 신천지로부터의 피해 예방 수칙을 제공해서 영적 바이러스 예방 백신과 같은 역할을 효과적으로 감당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당사자에게 알리기 전에
구리이단상담소를 통해 해마다 150~200가정이 회심해서 정통교회로 돌아오고 있다. ‘인지-상담-교육’이라는 기본 뼈대는 있지만, 세부적인 방법은 그때그때 다르다. 대상자의 상황과 특성에 따라 알맞은 최적의 방식을 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를 막론하고 신천지 피해자가 발생했다면 당사자에게 묻거나 확인하기 전에 반드시 ‘상담소에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신 목사는 “당사자더러 ‘당신 신천지지?’하고 확인할 경우 강하게 거부하면서 신천지로부터 도움과 지도를 받게 된다. 그러면 원만한 해결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질병이라면 환자가 직접 내원하는 것이 먼저지만, 신천지 피해의 경우 환자 본인이 환자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가족과 주변에서만 환자라고 생각한다”면서 “가족들은 처음부터 상담소와 긴밀하게 관계를 유지하면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천지를 탈퇴한 이후도 중요하다. 건강한 신앙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회심 교육이 필수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신앙을 포기하거나 신천지 아류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신천지인들이 배운 교리와 성경은 정통교회와 매우 다릅니다. 신천지의 잘못된 교리를 깨닫고 탈퇴를 했다 하더라도 잔상이 오래 갑니다. 교리뿐 아니라 설교라든지, 교회 분위기, 예배 분위기, 목회자에 대한 인식 등에서 거부감이 꽤 큽니다. 그런 것들 때문에 신천지의 잔재를 빼고 이질감을 최소화해서 정통교회에 돌아왔을 때 최대한 잘 적응하도록 반드시 회심 과정이 필요하죠. 이 부분이 생략되면 적응을 못 하고 오히려 정통교회에 실망하고 신앙생활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탈퇴자를 위한 교회
그래서 신 목사는 탈퇴자들을 위한 교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초대교회’라는 이름을 지을 때도, 초대교회처럼 성경적인 교회를 세운다는 의미 외에도 신천지 탈퇴자들을 ‘초대한다’는 중의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탈북민이나 중국 교포를 위한 교회가 존재하듯, 문화적 이질감이 적은 특수한 교회를 세워 탈퇴자들을 초대하는 일에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신 목사는 주장했다.
“신천지인들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식성’이라고 부릅니다. 식성처럼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죠. 탈퇴자들은 선호하는 메시지가 분명하죠. 신천지는 비진리일지언정 자신들은 성경만 가지고 가르친다고 자부합니다. 실제로도 해석이 잘못돼서 그렇지, 성경에 없는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습니다. 정통교회에서 설교 시간에 예화를 들거나 성경 외의 교훈 같은 것을 언급하면 탈퇴자들은 속으로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다. 하나님 말씀만 전하기도 바쁜데 세상의 이야기를 한다’며 폄훼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은사 중심, 체험 중심의 메시지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신천지는 지식에 치중하는 집단이라 방언도 하지 않죠.”
신 목사가 시무하는 초대교회를 비롯해 탈퇴자들이 정통 신학을 배운 뒤 개척한 교회들이 전국에 분포돼 있다. 대부분 탈퇴자를 대상으로 목회를 잘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신 목사는 이만희 교주 사후 대거 탈퇴자가 발생할 것을 생각하면, 이런 교회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정통교회에서 탈퇴자들에 대해 경계하고 선입견을 품는 것도 탈퇴자 교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합니다. 그간 신천지가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왔기에, 진정한 회심이 이뤄졌는지 의혹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교회로서도 조심스러운 것을 이해합니다.”
신 목사는 또 신천지 내부에 ‘넌 크리스천’ 배경의 신천지인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하면서 “과거 정통교회를 다녔던 사람들과 달리 이들 중 70~80%는 신앙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답은 정통교회에 있다
신 목사는 “문제는 이단에 있지만, 답은 정통교회에 있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기존 크리스천이 신천지에 넘어가는 데는 신천지가 ‘잘’해서라기보다는 교인들 내면의 갈증을 교회가 채워주지 못하고, 오히려 신천지를 통해 해소 받기 때문이라는 것.
신 목사는 “특히 청년들이 이런 요인으로 신천지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한국교회의 약점과 보완할 부분을 분석해 속히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 목사는 ‘교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천지에 갔더니 말씀을 씹어 먹여주듯이 가르쳐주는데, 정통교회에서는 교회를 오래 다녔음에도 정작 아는 것이 없었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내용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서 음식으로 말하자면 제공되는 규모라든가 세팅, 장식이 완전히 다른 거죠. 거기에 많은 이들이 매료됩니다. 한 번도 그런 밥상을 받아 본 적이 없거든요. 정통교회에서는 ‘거듭났다’고 하면 ‘그것으로 됐다’며 내버려 둡니다. 교회 생활이 계속 정체됩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는 말처럼 계속 듣고, 내용도 고루고루 꾸준히 제공되어야 건강한 것인데, 우린 그동안 너무 편협하게 편식을 해오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신 목사는 교리 교육과 더불어 이단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단을 만났을 때 주눅이 드는 것은 상대방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신천지나 이단들은 기존 교회에서 넘어온 경우가 많다 보니 우리를 잘 안다. 알면 별 것 아닌데, 모르니까 무서운 것”이라며 “이곳은 치열한 영적 전쟁터다. 결코,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한국교회가 경각심을 가지고 체질 변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한편 신천지 관련 상담은 전화(0505-369-3391) 혹은 구리이단상담소에 직접 방문해 받을 수 있다.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에서는 상담교육을 못 받게 하려고 ‘상담소에 가면 납치, 감금, 폭행을 한다고 가르친다”면서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폭력이 묵인되는 나라가 아니다. 회심하는 분들을 확인해 보라. 감금, 폭행한다는 주장은 신천지가 신도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쓰는 거짓말이다. 상담은 철저히 본인 동의 하에서만 이뤄진다”고 말했다.
골치거리인 이유가 무엇인지 집중 취재해서 보도해 주세요.
또 "교인들 내면의 갈증을 교회가 채워주지 못하고, 오히려 신천지를 통해 해소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이말은 신천지가 진리를 말하고 있다는 뜻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