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감 넘치는 ‘말씀그라피’, 복음의 통로
20주 과정 아카데미강좌로 배움의 장 마련
예쁘게 잘 써진 글씨를 보면, 괜스레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다. 무심히 스쳐 지나갔던 성경 속 말씀도, ‘캘리그라피’로 깔끔하게 정돈된 말씀에는 한동안 시선이 머문다. 감성을 가득 담아 캘리그라피로 써내려간 하나님의 말씀은 성도들의 은혜로운 말씀 묵상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복음을 알지 못하는 이들도 말씀 앞에 잠시 멈춰 서서 의미를 곱씹게 만든다.
청현재이 캘리그라피 문화선교회(대표:임동규)는 ‘말씀’을 캘리그라피로 표현해 다양한 문화사역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기독교 문화선교단체다. 특히 청현재이의 ‘말씀그라피(말씀+캘리그라피)’를 접목해 만든 각종 문구팬시용품은 크리스천 청년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일에 방문한 경기도 광명시 양지로에 위치한 청현재이 카페앤리빙샵 한편에는 아기자기한 문구류와 함께 다양한 성경말씀이 청현재이 고유의 필체로 담겨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볼펜부터 달력, 각종 인테리어용품들의 디자인에도 시선이 갔지만, 거기에 덧입혀진 말씀구절이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 만난 청현재이 임동규 대표는 “청현재이(淸炫才怡)의 뜻은 하나님이 주신 재주를 하나님의 기쁨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곧 청현재이 문화선교회의 모든 사역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말씀을 전파하고 말씀대로 살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말씀은 단순한 글씨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편지로서 상대의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말씀에 하나님의 마음(감성)을 담아 썼다고 해서 ‘말씀 캘라그라피’라고 칭했다가 이를 줄여 ‘말씀그라피’라고 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로 복음 전하는 ‘말씀선교사’ 양성
청현재이의 시그니처 글씨는 모두 임동규 대표가 직접 쓴 친필글씨로 그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익히 알려진 ‘말씀’ 캘리그라피스트다. 그는 2013년 청현재이 캘리그라피 문화선교회를 발족해 말씀이 갈급한 교회 성도들의 영성 회복을 위해 지역 내 교회를 순회하며 캘리그라피 전시회와 말씀 나눔 사역을 펼쳐왔다. 또 체계적인 코칭 지도자 과정을 통과한 ‘문화선교사’를 육성해 기독교인이 성경말씀을 생활화되고 행복한 신앙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임 대표는 “하나님이 주신 재능으로 교회는 물론 기독교 단체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통로로 사용되길 원한다”며, “말씀그라피를 배우고 은혜를 나누며 더 나아가 세상 곳곳에 기독교 문화를 전하는 문화사역의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청현재이는 캘리그라피를 체계적으로 배우려는 크리스천들에게 캘리그라피 아카데미 과정(20주)을 통해 문화선교사를 양성하는 배움의 장을 열고 있다. 이 과정을 수료한 이들을 대상으로 자원하는 마음으로 지역교회를 섬길 ‘말씀선교사’를 신청받아 파송한다.
교육과정에서 임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글씨를 잘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담아내기 위해 반드시 기도하는 마음으로 말씀을 쓰라는 것이다. 그는 “말씀을 쓰는 일에, 글씨를 잘 쓰고 못 쓰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렇기에 자신의 글씨를 뽐내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뜻하는 바대로 하나님의 은혜가 정확히 전달되도록 기도하면서 쓸 것을 요청하고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청현재이는 ‘말씀그라피’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행사와 현장에서 즉석으로 말씀을 적어 나누는 ‘말씀나눔(재능기부)행사’, 말씀이 적힌 깃발을 교회마다 원하는 곳에 붙이게 하는 ‘말씀 깃발전’을 주된 사역으로 진행하고 있다. 청현재이 사역의 전반은 말씀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짧은 절의 말씀구절이라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이 각인 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임 대표는 “찾아가는 ‘캘리그라피 말씀 전시회’를 통해 크리스천들과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말씀을 접하고 은혜를 깊이 나눌 수 있다. 생동감 넘치는 캘리그라피로 표현된 말씀은 성도들은 물론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말씀의 감동을 전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언택트시대, ‘줌’으로 캘리 강습
안타까운 것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대면활동을 통해 진행됐던 많은 사역이 중단됐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캘리그라피를 활용해 말씀선교 사역을 진행해 왔으며,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활동을 계속해왔지만, 이제는 ‘줌’으로 사역을 대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일은 개인경건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경필사를 비롯한 말씀 갤리그라피, 성경 읽기에 몰두하는 성도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임 대표는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씀을 쓰면서 더욱 깊이 있는 하나님의 마음을 전달받게 된다”며 “목회자가 숙제처럼 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과 믿음을 관리하기 위한 자발적인 성경 필사여야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있게 일치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언택트 시대, 청현재이는 더욱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지난 2020년 11월 총 6권의 ‘일일말씀 묵상’ 소책자를 내놓았다. 책 내부에는 180개의 말씀을 ‘QR코드’로 전송해 자유롭게 공유하고 나눌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의 성경필사 책이 성경말씀을 빼곡하게 노트에 기입하는 것이라면, 청현재이가 제작한 ‘일일말씀 묵상’에는 한 장에 단 한 절의 말씀만이 수록됐다. 하루를 이끌어갈 말씀으로 푯대를 삼고, 깊이 있는 묵상을 돕기 위해서다.
또 직접 해외에 나가기 힘든 상황에서 임 대표는 ‘줌미팅’을 통해 대만 파송 선교사들에게 캘리그라피를 가르치고 ‘말씀선교사’로 양성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는 현재 “대만(남부/북부)에 30여 명이 넘는 선교사들이 줌으로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말씀그라피 강습에 참여하고 있다”며 “말씀은 모든 것을 초월해 하나가 되게 만든다”고 말했다. 청현재이는 대만 외에도 독일과 미국 둥 해외에서도 ‘문화선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범기독교적 ‘말씀문화캠페인’ 전개
이밖에 청현재이가 주력하고 있는 사역 중 하나가 ‘캘리그라피 말씀 깃발전’이다. 2014년 3월 부활절 말씀깃발전을 시작으로 청현재이는 매년 부활절에 신학대와 전국 교회에서 모든 기독교인들이 말씀으로 하나되는 범기독교적 ‘말씀문화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임 대표는 “대한민국 땅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목숨까지도 내놓으셨던 선교사님들이 만들어 놓으셨던 말씀의 옥토가 다시 회복되기 위한 기독교 문화 캠페인”이라며 “현재는 온라인으로 현수막 시안을 다운받아 교회가 자발적으로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 4000여 개의 교회가 참여하고 있으며, ‘부활깃발전’을 매년 1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청현재이 작품을 크리스천 ‘라이프’로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 문구를 판매하는 ‘청현재이 아트몰’도 운영중이다. 각종 인테리어 소품을 비롯해 디자인 문구, 개인소품에 ‘말씀그라피’가 결합된 제품이다. 아트몰에는 중국어 버전의 ‘말씀그라피’ 제품도 비치돼 눈길을 끈다.
이는 말씀을 집 문설주와 바깥문에 기록하여 늘 마음에 두고 새기기 위한” 귀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임 대표는 “사실 기독교 문구용품을 만드는 일 자체는 사업적으로 돈이 되기 힘들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 말씀이 항상 있게 하는 것이 청현재이가 가진 사명이라는 마음에 기독교용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게 많은 기독교용품이 다소 ‘촌스럽다’거나 ‘올드’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현재이의 디자인문구는 20~30대 층을 저격하는 감성 가득한 디자인으로 크리스천 청년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상 속에서 잠깐 믿음을 떠난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문구류를 통해서라도 말씀을 접하고 하나님을 다시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격대가 조금 더 있더라도 개인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살 수 있는 가치를 가진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첫 번째 원칙입니다.”
연말을 맞이한 청현재이의 가장 큰 행사는 “예수 부활”의 기쁜 소식을 알리는 말씀그라피 전을 ‘예수그리스도전(展)’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12월 15일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장기적인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세상 사람들뿐 아니라, 크리스천들이 지쳐있는 상황에서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쁨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최근에 더 급증한 가나안 성도들이 말씀을 통해 치유받고 다시 하나님을 만나고 교회로 돌아오는 통로가 되는 사역을 펼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